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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한달 사용후기 (긴 글)2020.08.21 PM 03:48
최근에 건강검진 받을 때 마다 묘하게 HbA1c가 높게 나와서 혈당관리에 신경이 쓰이던 중, 지인으로부터 연속혈당 측정기에 관한 정보를 얻어 구입 후 한달간 사용해본 후기 입니다.
당뇨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전 단계이시거나
현재 당뇨병 앓고 계신 분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려봅니다.
세줄 요약 있으니 시간 없으신 분은 맨 밑으로 ㅎㅎ
혈당치는 개인차가 매우 크므로 제가 측정한 결과가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으며, 같은 조건에서 실험을 해도 결과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도 있으니 그냥 참고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제 신체 정보는
38세, 남자
체지방률 10%
165cm, 50-53kg
사무직
허리디스크 외엔 딱히 질병 없음
이시국 거주중
입니다.
제가 사용한 제품은 [프리스타일 리브레] 입니다.
일본에서는 당뇨병 환자라면 보험 적용되어 약간 싸게 살 수 있고
그냥 개인이 구입하고 싶으시면 아마존에서 팝니다.
가격은 기계가 평균 7000-8000엔
센서 (2주 사용) 1개당 7500-8500엔 입니다.
좀 두서 없긴 한데 항목별로 나눠서 써 봅니다.
1. 착용 및 사용
기계와 센서가 둘 다 필요합니다.
센서는 상완 후면 혹은 내측에 착용하는데 가운데에 바늘이 있고 전용키트로 누르면 한순간에 달라붙습니다.
찔릴 때 아픕니다만 장착 후엔 그닥 아프지 않습니다.
착용 후에도 목욕/ 운동 문제 없습니다만 경우에 따라 옷 갈아입을 때 걸리적 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센서를 팔에 장착 후 기계로 읽으면 그 때부터 2주간 사용 가능하며 2주가 지나면 더 이상 혈당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센서를 떼어내서 버려야 합니다.
착용 중엔 무제한으로 혈당 측정이 가능하지만 너무 짧은 간격으로 측정하면 결과가 전혀 변하지 않으며 최소 2-3분 간격으로 측정하면 다소 변동이 있습니다.
기계는 충전식이고 usb로 컴퓨터에 연결 및 충전 가능하며 터치 스크린입니다.
사용 자체는 간단하지만 센서 장착 때의 다소의 공포감과 통증이 문제이며 센서 장착에 실패할 경우 (바늘이 피부에 안 들어갔다던가) 높은 확률로 버려야 합니다.
한큐에 8만원 날아가는거죠.... ㅡㅡ;
2. 혈당 측정치에 대하여
보통 혈당 측정이라고 하면 손가락 끝을 찔러 전극 (팁)에 혈액을 묻혀서 측정하는 방식인데 리브레는 팔에 장작한 센서가 피하 간질액의 혈당을 읽어서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한달 동안 측정하며 느낀 점을 말씀드리자면
1) 혈당이 낮은 경우엔 실제보다 더 낮게 나온다
: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시에 센서로 측정을 하면 혈당치가 65-80 정도였습니다.
혈액으로도 바로 측정을 해보니 대략 85-95 정도 나오더군요.
공복시엔 거의 대부분 혈액측정이 리브레 보다 10-15 정도 더 높게 나왔습니다.
2) 혈당이 올라갈 땐 늦게 올라가고 내려갈 때도 늦게 내려간다
: 식사 후의 혈당입니디만 예를 들어 식후 2시간일 때 리브레는 100 이면 혈액은 120 나왔다면 10분 뒤 혈당을 측정해보면
리브레 117 혈액 105 이런식으로 나오더군요.
리브레의 측정 방식이 혈관에서 간질액으로 포도당이 퍼져나간 걸 측정하다보니 올라가고 내려가는 속도가 혈액보다 한템포 느립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번 측정해본 결과 15-30분 정도 타임랙이 있습니다.
즉, 식후 1시간, 2시간 혈당을 리브레로 측정하고 싶으시다면 1시간 15분~30분, 2시간 15분~30분에 측정하시는게 좀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리브레 특성상 손가락을 안 찔러도 되니 여러번 측정하는데 문제가 없어서 결국 5분 간격으로 측정하고 그랬습니다만...
3) 혈액 측정치와 차이는 거의 항상 있다
: 리브레의 측정 혈당치를 너무 믿어선 안 됩니다.
타임랙도 문제긴 하지만 가끔씩 혈액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심할 땐 40정도 차이날 때도 있었습니다.
일단 저혈당과 고혈당 중 생명에 직결되는건 역시 저혈당이다보니 기계 자체가 좀 저혈당 경향을 보이게 설계된건 아닌가 싶더라구요.
3. 먹거리와 혈당의 변화
저 같은 경우 비만도 아니고 당뇨 가족력도 없습니다만 내장 (복부) 지방이 어릴 때 부터 많았습니다.
운동을 끔찍하게 싫어했거든요 ㅎㅎ;;;;
여튼 리브레 장착하고 이것 저것 공복 상태에서 먹어보고 측정하면서 알게 된건데
공복 혈당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식후 혈당이 많이 올라가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인정하기 싫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여러가지로 공부하면서 알게 된건데 동양인은 원래부터 서양인에 비해 인슐린 분비량 자체도 적어서 식후 고혈당이 되기 쉽고
식후에 갑자기 혈당이 오르고 내리는 혈당 스파이크 가 모르는 사이에 반복되어 나이가 들면서 결국 몸이 어느날 한큐에 가는거구나 싶더라구요.
이왕 센서 장착한거 여러가지 음식을 공복 시 섭취 후 혈당을 측정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1)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의 제로 칼로리 음료
: 혈당치에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안심하고 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단, 감미료가 들어간 제로 음료는 식욕을 증진 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음료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식욕증가로 인해 음식을 많이 먹게 되서 살이 찌게 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논문이 많습니다. 또, 너무 많이 드실 경우 장내세균총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내당능장애를 초래할 수 도 있다는 논문도 있었습니다. 적당히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현미, 보리 등등의 도정하지 않은 곡물
: 흰 쌀밥과 비교해 어떤가 하면 솔직히 혈당 자체는 크게 차이 없었습니다. 무슨 현미는 혈당이 전혀 안 오르는 것 처럼 인식되어있는데 흰 쌀밥이랑 거의 차이 없었습니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흰 쌀밥은 식후 30-60분에 최고로 오르면 현미를 40-70분에 최고치를 보인다던가... 그런 식이었습니다. 결국 흰 쌀밥에 비해 많이/ 오래 씹어야하고 아무래도 백미 보다는 맛이 좀 떨어지다보니 먹는 양 자체가 줄어 덜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거지 현미/ 보리 자체가 당뇨환자가 걱정하지 않고 먹어도 되는 건 아닌거 같습니다. 결국 섭취한 당분만큼 혈당은 오릅니다. 양을 줄이는게 답입니다. 엄청 천천히 먹거나
3) 고기
: 혈당은 곡물/탄수화물류에 비하면 거의 오르지 않습니다. 의외로 양념불고기도 밥을 안 먹으면 생각보다 안 올라갑니다.
전 고기를 좋아해서 삼겹살 400g 이나 소 안심 스테이크 200g씩도 먹어봤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혈당은 크게 변화하지 않습니다.
단! 아예 안 오르는건 아닌데다 보통 혈당 측정하는 유투브 같은거 보면 식후 2시간까지만 재어보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단백질 (고기) 는 혈당이 천천히 늦게 올라갑니다. 쌀밥이나 빵이 먹고 30분 이내에 폭발적으로 오른다면 고기만 섭취한 경우엔
식후 1시간 30분~2시간 30분 정도부터 아주 천천히 올라갑니다. 내려갈 때도 천천히 내려가지만 먹은 양에 따라 그 지속시간이 변합니다. (당연 많이 먹으면 시간이 길어짐)
의외로 양념불고기 같은 것도 생각보다는 안 올라갑니다. 양념 범벅을 해서 엄청 드시는게 아니라면 소금간만 해서 드실 필요까진 없지않나 싶습니다.
물론 그만큼 쌀밥은 좀 줄이시는게 좋겠지요
4) 유제품
: 우유, 요구르트 (무설탕) 은 거의 안 오릅니다. 정량 섭취할 때는 말이죠. 결국 유당이 들어있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오릅니다. 설탕 들어간 요구르트는 실험 안 해봤습니다.
치즈도 거의 안 오릅니다. 단, 과일맛 치즈 같은 애들은 오를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5) 채소
: 거의 안 오릅니다. 단, 감자/고구마 등등은 제외입니다. 얘네들은 채소가 아니라 곡물에 넣어야합니다.
고구마는 감자보다 GI가 낮으니까 괜찮다? 헛소립니다. 정말 조금만 드신다면 모르지만 그냥 군고구마 하나 홀라당 드시면 막 오릅니다.
의외로 GI가 높으니까 주의하라고 알려진 채소들 - 당근, 파프리카 등 - 실제로 먹어보면 그다지 오르지 않았습니다.
GI가 실제로 높은가 낮은가는 둘째치고 애초에 당분 자체가 적어서 혈당이 그렇게 요동칠 만큼 드시려면 엄청 드셔야 합니다.
채소류도 작정하고 배터지게 먹지 않는 한은 (양념범벅해서)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진 않습니다.
잎 채소류는 안 오른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6) 유지류
: 버터같은 애들, 안 오릅니다. 마가린은 안 해봤습니다.
7) 과일
: 혈당의 적입니다. 혈당이 안 오르는 과일은 제 개인적으론 레몬과 아보카도 뿐이었습니다. 방사능국 살만서 알게된건데 한국인은 과일 섭취량이 무시무시합니다.
맛도 좋고 비타민도 풍부하고 좋을거 같지만 우리들이 먹는 양은 너무 많습니다. 걱정되시는 분들은 과일의 양을 줄이시는게 좋습니다.
저도 과일을 너무 좋아하는데 복숭아 한개 먹고 널뛰기 하는 혈당 보고 그 날부터 과일 다 끊었습니다....
8) 견과류
: 거의 안 오릅니다. 혈당과는 별개로 지방이나 금속성분, 미네랄의 과량 섭취 가능성이 있으니 적당히 드시면 되겠습니다.
9) 과자류
: 혈당이 오르지 않는 과자는 없었습니다.
방사능국에선 칼로리 오프나 당질 오프 제품들이 많아 실험해봤는데 얘네들은 확실히 덜 오릅니다.
하지만 안 오르는 건 아니고 많이 먹으면 똑같습니다.
10) 패스트푸드
: 맥도날드, KFC 실험해봤습니다. 둘 다 오릅니다. 맥도날도는 특히 팍팍 오릅니다. 빵이 문제죠. 켄터키치킨은 튀김옷이 문제입니다.
11) 술
: 맥주는 올라갑니다. 위스키도 안 오르는건 아닙니다. 조금 오릅니다. 알콜 자체가 혈당 상승을 방해하기도 해서 측정이 정확하게 안 되는 경향도 있는 듯 합니다.
12) 섞어서 먹으면 덜 오른다
: 확실히 쌀밥만 먹으면 미친듯이 오릅니다만 단백질/ 지방류 반찬을 곁들여 먹으면 좀 더 천천히 덜 올라갑니다. 맥주를 공복에 깡으로 마시면 확 올라가지만 고기 안주랑 먹으면 거의 안 올라갔습니다.
4. 리브레의 가성비
: 센서와 기계가 꽤나 고가라서 좀 망설였는데 의외로 가성비는 좋은 편이라 놀랐습니다.
손가락을 찔러서 측정하는 경우
바늘(1회용) , 전극 (1회용), 알콜 소독솜 (1회용) 이 매번 들어가고 이게 한번 한번은 대단한 금액이 아닌데 하루에 3-5번 측정한다고 치면 오히려 리브레 보다 더 금액이 커지더군요. 아픈데다가 쓰레기도 나오고 피도 나오는 건 덤. 센서가 불량이거나 장착을 실패하거나 하지 않는 한은 리브레 쪽이 오히려 가성비가 좋았습니다.
5. 식 후 운동
: 같은 음식을 먹고나서 아무것도 안 할 때와 먹고나서 바로 걷기 운동 했을 때를 비교해봤습니다.
걸어다니면서도 혈당 측정이 가능하니 좋더라구요.
확실히 식 후에 조금 걷기만 해도 혈당이 확실히 떨어집니다. 그렇게 빡세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산책하듯이 10분 정도만 걸어도 확연하게 혈당이 떨어졌습니다.
먹은 양에 따라 다르지만 쉬면 다시 혈당이 스물스물 올라가구요.
좀 과하게 먹었다거나 당분이 많은걸 드셨다면 먹고 나서 바로 10분 이상 걷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요약
1) 리브레는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무엇을 먹고나서 혈당치가 [어떻게 변하는가] 를 보기엔 좋다
2) 무엇을 먹건 결국 섭취한 당분의 양 만큼 혈당은 오르게 되어있다 (현미는 안 오른다? → 구라)
3) 먹었으면 바로 걷기 운동을 하자
4) 혈당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제가 먹고 나서 혈당이 오른 음식이 님이 먹고 나서는 안 오를 수도 있습니다.
워낙 두서없이 막 적다보니 순서도 개판이고 내용도 개판이라 죄송합니다.
궁금한거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 Weby7
- 2020/08/21 PM 04:04
- 루리웹에서활동하는
- 2020/08/21 PM 04:08
이제 좀 내려놓고 마셔도 되겠네요.
- c431
- 2020/08/21 PM 04:11
일단 밥은 피해야 할거 같네요
- Weby7
- 2020/08/21 PM 04:23
- pians
- 2020/08/21 PM 04:24
바스마티 쌀은 한번 테스트 해주실수 있나요
- 루리웹-46774378
- 2020/08/21 PM 04:32
센서도 조만간 또 사야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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