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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를 읽고2013.10.26 PM 03:58
TV 광고 문구나 오래된 격언처럼 전해지는 말 중 하나가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짜로 과연 그럴까? 요즘(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핫한 물건중 하나인 스마트폰을 본다면 이 이야기가 진리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소한도로 절제된 고정된 버튼, 넓은 화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에 따른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터페이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사용법을 관통하는 일련의 규칙을 모두들 공유하는 사용자경험(UX)
애플이 2007년 1월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거의 굳어지다 시피한 이 형태와 그에 따르는 기능들을 보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저 말은 진리이다~라고들 생각했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애플이 삼성에게 디자인을 가지고 법정 싸움을 벌였을 때 “그럼 폰을 별모양으로 만들란 말이냐~?”란 조롱의 댓글이 많이 달렸겠느냐만은…
그런데 사실 저 말(기능은 형태를 따른다)이 진리가 아니라면? 이 책은 이 사소한 물음에서 부터 출발을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저자는 아~~~아~~아~주 옛날 원시인들이 사용하였던 돌도끼와 돌 칼 등이 어떤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식기구나 혹은 망치 등으로 진화를 해나갔는가를 아주 알기쉽고 재미있게 차근차근 설명을 합니다.
이 책에서의 예 중 하나인 포크를 들면 최초의 포크는 도축된 동물을 고정할 때 사용하던 것이나 그것이 점점 소형화 되고 콩이나 샐러드 등을 떠먹기 위해 갈퀴가 점점 늘어났으며(2개→4개) 윈래 찌르고 빼기 쉽게 직선으로 이루어진 갈퀴가 입으로 떠먹는 도중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위로 약간 휘어있는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구의 진화가 근대와 현재로 이어져서 여러 발명의 노력과 그들의 실패담, 성공담 그리고 만들다가 만 방치 결과물(왜 캔 음료는 다시 뚜껑을 덮을 수 없을까?) 등등 여러가지 공학적인 결과물과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역자는 기능은 형태를 따르는 것이 아닌 계속되는 기능 개선과 그에 따른 형태의 변화가 오늘날과 같은 여러 물건들의 형태와 기능을 만들었다고 역설을 합니다.
거기에다 더하여 발명과 그에 따른 특허 등록에 따른 산업 디자인의 모방에 관한 이야기를 추가 하여서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는 이야기가 진리가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을 더욱 더 강화합니다.
로이는 자신의 한 고객이 다른 업체를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 소송에 연루되었던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디자인에는 운명처럼 결정된 틀이란 있을 수 없다는 실감니는 사례를보여준다. 로이에 따르면 그것은 "명백한 사건"이었다. 로이가 디자인한 제품의 외양을 경쟁업체가 슬쩍 도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이 디자인 특허는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제대로 기능하는 물건을 만들려면 부득이 이런 디자인으로 니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변이었다. 재판은 몇 주를 질질 끌었고 마침내 로이도 원고측 증인으로 불려나가게 되었다. 변호사는 로이에게 문제의 상품이 "다른 식드로 디자인되더라 도 여전히 그 실용성과 기능을 잃지 않겠는지." 또 본인이 직접 증명할 수 있겠는지를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변호사는 다른 디자인의 예들을 보여달라고 요청했고 로이는 스케치로 얼마든지 그려줄 용의가 있다고 대답하였다. 로이의 술회는 이어진다.
나는 이젤을펴고 그 위에 제도판을 얹었다. 그리고 뒤에 앉은 사람한테도 잘 보이도록 큼직한 스케치를 재빨리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십 분 만에 스물다섯 가지의 디자인을 그려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그럴듯하고 실용적이었으며, 그러면서도 각각 달랐다.
그러한 형태가 자의적일 수도 있었는데 자신의 성공을 강조한 것은 로이가 자부심에 넘쳐 있었고 사업 감각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된 디자인도 디자이너와 고객을 모두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절충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내놓을 수 있는 답이 여러 가지라는 사실 - 그러므로 결함은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 - 은 디자인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늘 아래에 완전히 새로운 물건은 있을 수 없고 서로간의 모방과 그 기능과 형태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개선 그리고 발상의 전환이야지 좀 더 나은 물건(혹은 도구)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물건(혹은 도구)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상은 바뀔 겁니다.(아이패드가 이정도로 까지 쓰일줄은 몰랐다는 애플의 발언은 진심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ㅋ~)
좀 더 나은 물건(혹은 도구)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수 많은 엔지니어들을 기립니다.
덧1 : 이 책 절판 된지 제법 되었습니다. 구하시려면 중고서적밖에는 방법이…
덧2: 책은 읽은지 2년이 다되어가는데 이제야 독후감을...
댓글 : 1 개
- Michale Owen
- 2013/10/26 PM 04:50
세개면 삼지창이되고 삼지창은 포세이돈의 무기니까, 라고 설명해주던 쉘든이 생각나서 피식거렸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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