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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전봇대에 까치집이 보여 한국전력에 신고했습니다.2019.03.19 PM 09:03
지난주. 회사 근처에서 바람을 쐬러 나와 후임과 수다를 떠는데, 평소에 보지 못한 특이한 변화가 보입니다.
까치 한마리가 보도 블럭에 내려와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또 건물 옥상에 가서 뭔가 바쁘게 부리짓을 하더니 이내 전봇대 변압기로 내려와 고개를 처박습니다.
뭔가 하고 보니, 변압기와 전봇대 사이에 까치집이 있었습니다.
아 새끼라도 깐건가 하고 측은한 마음도 들었습니다만, 공익광고에 나온대로....
공익광고였는지 다소 기억에 착오가 있지만 아무튼 저런 전봇대에 까치집을 틀면 정전의 위험과 더불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필히 신고해야한다는 점을 떠올리고 사진을 찍고는.... 바쁜 업무의 쓰나미로 기억저편으로 묻어두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나와 후임과 수다를 떨다가 다시 분주히 오가는 까치를 보고 기억해냈습니다.
역시 일은 미뤄두면 까먹는 법.
국번없이 123번을 누르고 전화를 합니다.
까치집 신고라고 하자 안내원이 아주 좋아하며 호감도가 올라가는게 느껴집니다.
왠지 바로 고백을 해도 될 것 같았지만 오늘은 공익 신고를 하는게 목적이고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까치집에 대해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자, 너무 감사하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고백해야겠습니다.
10분 후. 현장 기사님인 듯 한 분이 전화를 주시더니 친절하게 설명을 하십니다.
1.저 까치집은 한전에서도 이미 파악하고 있는 까치집이다.
2.원칙대로라면 즉시 철거가 맞지만, 파악한 결과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가 있다.
3.정전이나 고장의 위험성도 적은 것으로 확인.
4.따라서 독립하는 5월까지 지켜보기로 결론이 난 상태이며, 5월 이후 철거할 예정이다.
5.불안하더라도 시민여러분의 협조 부탁드린다.
이런부분에서 인간적인 행정이라니....
내심 신고하면서 스스로가 한 까치 가정의 행복을 파괴하는 자책감이 약간은 있었는데
이것으로 안심입니다.
그런데 신고가 없던 일로 된 것이니 고백은 못하겠군요 흑흑
- 뮤우뮤우
- 2019/03/19 PM 09:14
- 시노부궁디팡팡
- 2019/03/19 PM 09:15
아닙니다..
- †아우디R8
- 2019/03/19 PM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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