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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백사장2022.11.11 PM 08:36
백사장 _ 박창선
매일 같은 꿈을 꾸던 나는
계절을 잃어버렸네
창 밖이 현실인지
모니터 너머가 현실인지
봄은 너무 멀기만 하다
여전히 겨울일지 몰라 잔뜩 웅크린 채
불러줄 이도 불러볼 이도 없이
계절을 잃어버렸네
시곗바늘에 등 떠밀려
마지못해 달려본들 제자리
저어기 저 언덕을 넘었던가
밀려드는 모래 폭풍에
얕은 발자국은 쉬이 사라진다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돌아올 곳도 나아갈 곳도 없이
계절을 잃어버렸네
달력을 넘겨본들
사각은 그대로인걸
햇볕이 스며들다 밀려나고
색바랜 공책에 적어둔 다짐은
너무도 쉽게 쓸려나가네
쏴아아 쏴아아
흰 거품처럼 덧없던 바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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