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_습작모음] [시] 나는 물고기니까2023.01.09 PM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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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고기니까 _ 박창선



하늘 향해 힘차게 뛰쳐 올라

청춘 가득 담아오지만

가만 누워 바라보기만 해도

파랗고 파랗고 파랗고 파란 

바닷속 모래밭에도 잔뜩인 걸

푸름을 한껏 뽐내는 너의 마음을

여전히 모르겠어

허파 파고드는 따스함은

못 견디게 괴롭기만 한 걸


비린내 나는 꼴이 좋아

몇 번이고 녹았어도

나는 물고기니까

쪼그라든 꼴이 좋아

몇 번이고 뱉어내도

부르튼 입술이 좋아

너는 물고기였고

나는 물고기니까


너를 향한 동경은 거품처럼

수면 위를 향할 테지만

뱉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꼴사납게 쪼그라들면 뭐 어때

헤엄은 누구에게나 발버둥인 걸

고고하게 치켜든 백조의 심정은

여전히 모르겠어

두 눈을 찌르는 태양빛은

못 견디게 괴롭기만 한 걸


비린내 나는 꼴이 좋아

몇 번이고 녹았어도

나는 물고기니까

잔뜩 쪼그린 꼴이 좋아

몇 번이고 뱉어내도

부르튼 입술이 좋아

너는 물고기였고

나는 물고기니까


몇 번이고 녹았어도

여전히 짜디짠 바다에서

못 견디게 그리워질 때

바늘을 콱 삼켜볼까 해

너는 물고기였고

나는 물고기니까

댓글 : 2 개
존시나가 물고기였다는줄
(뻐끔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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