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_습작모음] [시] 매미 울음2023.02.21 PM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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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울음 _ 박창선



TV  상인은

알록달록 포장한 환상을 판다

산다   없건만

귀청을 때리는 매미 울음처럼

자꾸만 그리 살라 한다


성공한 자의 그림자는

깊고 길어 핏자국을 가리고

못난 무리 곡성은

얕고 얇아 구름에 닿지 못한다

눈물은 눈에서만 떨어지고

TV  상인은

여전히 환상을 판다

달콤 하디 달콤한


누구나 그렇듯이

특별하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평범하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뒤처지기 싫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환상을 삼킨 적 언제였는지

허우적거려도 잡아주는  하나 없다

하나  역시 내민 손들 무수히 쳐내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외딴 방에 유배되어 버린 후에야

지친 영혼 하나   없다는 걸 알았네

눈물도 메말라버릴 지독한 여름이 되고야 깨달았네


창문에 붙은 매미는

참으로 열렬히 환상을 판다

나 나는  이상 울지 않으련다

기나긴 여름이 멎을 때까지

나는  이상 울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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