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_습작모음] 너와 나의 캐치볼2023.08.16 PM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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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캐치볼



슬며시 내민  글러브에
냅다 강속구를 던지는구나

퍼렇게 멍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연신 강속구를 던지는구나


내가 던진 밋밋한 공

있는 힘껏 후려친 뒤

아무도 없는 베이스를 향해

신나서 달려가는 너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제멋대로 던지는 공

코앞에 불쑥 뻗은 글러브

무엇 하나 캐치볼답지 않아

온통 승부뿐인 세상에서

나는 그저 캐치볼이 하고 싶다


나는 너를 바라보고

너도 나를 바라보고

때론 한 걸음 더 다가가고

때론 한 걸음 더 떨어져서

내가 아닌 너를 위해 던지는 공

홈런도 아웃도 없는

그런 공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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