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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별의 아이 _ver22024.06.19 PM 05:51
별의 아이
존재 자체가 기적이라는 이야기는
나뒹구는 돌멩이처럼 흔해
그 어떤 위로도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모두 별의 흔적이라는 이야기는
긴 긴 밤을 서성이게 했다.
스치는 밤바람에 뒤섞인 말들이 참 많았는데.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자라고 싶은 대로만 자라고 보니
이런 꼴이 되었다.
자성일까, 중력일까, 빛을 쫓는 본능이었을까.
원시적인 형태는 누군가의 영감이 될지 몰라도
다듬어진 거리에 두기엔 너무도 생경했겠지.
나는 어느새 고약해진 걸까.
길바닥에 으깨진 은행처럼
뭉개진 형태도, 풍기는 내음도.
밟히면, 별다를 것 없을 별남이었는데
어쩌자고 반짝이려 했던 걸까.
태양빛 아래 별빛처럼
백열등 켜진 방 안에 숨어
사등분 칸칸이 나뉜
창밖만 바라보며
한낮을 허우적거리다
태양을 등지고 보니
선명했던 경계는 흐려지고
나뉘었던 풍경도 흡사해졌다.
같은 별을 품어서였을까.
너 역시 별의 흔적이었기에
나와 같은 눈물을 흘리는 걸까.
아, 그런가 보다, 그랬나 보다.
볼품 없어진 돌멩이도
폭발하던 태초를 간직했기에
여전히 반짝이려 하나 보다.
별아,
나도 기꺼이 밤하늘로 뛰어들어
뻔뻔히 빛나 보련다.
나 역시 별이었다고
태양에게 목놓아 외쳐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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