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게임-클리어] [PS4] 데스 스트랜딩 (에 대한 감상)2019.12.12 PM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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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별 내용은 없지만 스포일러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스스트랜딩 정보가 조금씩 풀리던 때에는 사실 큰 관심도 기대도 없었다. 무슨 내용인지 감도 안잡힐 뿐더러 초창기에 나왔던 스크린샷 들은 너무 내 취향이 아니었다. 발매 전 엠바고가 풀린 리뷰를 보고 나서야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었고,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구매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게임과 관련된 수많은 논쟁들... 나도 메탈기어 시리즈를 재밌게 했었기 때문에 코지마의 새 게임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됐고, 반면 과도한 언플(?)에 피로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공감했다. 그러는 사이에 드디어 게임이 발매됐고, 나는 스트리머들의 방송으로 잠깐 접해보고 괜찮아 보여서 발매 한 달 후 드디어 구입하게 됐다.

이제 에피소드 3 진행중이고, 지도상으로 봤을때는 스토리 절반 쯤 온 것 같긴 한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의 소감으로는 재밌다. 그리고 호불호가 갈린다는 의미가 뭔지 알 것 같았다.

 

게임 진행이 순전히 배송으로만 이루어져있는건 맞다. 그 외는 진짜 아무것도 없다. 배송을 하는 과정에서 뮬이나 BT와 전투가 있긴 하지만..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 뮬은 전투라고 하기도 힘든 수준으로 쉽고 BT도 극 초반은 좀 무섭긴(어려워서 무서운게 아니라 그 분위기가...;) 한데 대응 수단이 생기고 나면 이것도 그다지 어렵진 않다. 그래서 GTA, 레데리, 위쳐 등등의 오픈월드 게임과 비교하자면 정말 초라할 정도로 할 게 없다. 그래서 이렇게 자유도 높고 할 것 많은 게임들을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할 수 있다.

 

반면 나는 너무 많은 자유도를 싫어하는 편이라, 하나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게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부서진 미국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도시들, 사람들을 다시 하나로 모은다는 컨셉에 맞게 만들어진 세계와 플레이가 몰입감을 주었다. 물론 여기에도 스토리를 진행하는 메인 임무와, 스토리와 관계 없는 서브 임무가 나눠져 있어서 서브 임무를 통해 각 도시나 쉘터 등의 담당 인물과 친밀도를 높이고 더 좋은 장비를 제작할 수 있게 되는 등의 할 거리가 있긴 하다. 하지만 어쨌든 하는 일은 '배송' 하나 뿐이니, 단순 명쾌하다. 내가 신경쓸 일은 BT나 뮬을 피해서 갈 것인지 아니면 정면 돌파를 할 것인지, 그에 따라 경로가 달라지면 이 경로로 갈 때 필요한 장비는 뭔지, 갈 수 있는 길이기는 한지... 정도이다. 그런데 그나마도 BT나 뮬이 큰 장애가 되지 않는 때가 오면, 장비가 허락하는 한 맘 내키는대로 다녀도 문제는 없다. 

 

결국 요점은 '내가 이 황량한 세계의 포터로 활동 한다는 것' 자체에 녹아들 수 있느냐... 이고, 여기에 큰 영향을 끼치는게 컷신이 되는 것인데, 내 경우는 큰 줄기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는건 그럭저럭 납득할 수 있는 정도인 것 같다. 아직까지는. 진행 도중이라서 모르는 것도 있고 하니 끝까지 가봐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듯 싶다. 

그와 별개로 스토리와 관계없는 컷신도 많은건 분명 마이너스 요소다. 프라이빗룸에 들어가고 나갈때마다 엘레베이터 오르락내리락 하는 씬이며 침대에 눕는 씬이며 샤워에 대소변에(....) 세면대는 대체 뭔지 아직 모르겠는데 한 번 해보고 말았고... 아무튼 자잘하게 불필요한 것들이 많긴 하다. 스킵이 가능하지만, 그것도 매번 옵션버튼 누르고 스킵하기를 선택해줘야 한다. 버튼 길게 누르면 스킵되게라도 해주면 좋겠다. 

 

그 외 게임 외적으로는... 삽입곡과 게임 분위기가 어우러지는게 기가 막힌다. 프롤로그에서 처음 Don't be so serious 를 들었을때 '와....' 하고 감탄했다. 기존에 있었던 곡인줄도 모를 정도로 처음 들어본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다른 삽입곡들도 다 좋았다. 그리고 이게 아무때나 계속 나오는게 아니라 주로 새로운 필드에 진입할 때 한 번씩 나와서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원한다면 나중에 프라이빗룸에서 다시 들을 수도 있고, 필드에 설치한 시설물을 업그레이드 하면 시설물 근처를 지나갈 때 음악이 나오게 할 수도 있다.

 

아무튼 구입해서 이제 한 열 몇시간 플레이한 소감은, 꽤 괜찮았다는게 결론이다. 그리고 얼른 엔딩까지 가보고 싶다.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 사람들은 새로운 미국을 만들 수 있을지. 그러고 보니 게임 배경이 미국으로 한정되고, 미국 재건 여부가 인류의 존망과 직결된다고 이야기하는게 조금은 불편(....)하긴 했다. 뭐 전 세계를 배경으로 만들기는 무리였을테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2019.12.12.)

 

2020.01.28.

에피소드 7 진행중. 짚라인이 나온 이후 마운틴 노트 시티 주변의 배송경로에 짚라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고도차이로 인한 장애물이 없도록 경로를 잡는게 좀 어렵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도 있고, 일단 짚라인 노선이 구축되면 이후는 배송이 워낙 쉬워지니 안할 이유도 없다. 설산 지역은 첨엔 좀 섬찟했다. 눈보라로 시야가 제한되고 체력 소모도 훨씬 빠르고.. 근데 뭐 장비가 추가되고 나니 별 문제는 안됐다. 이제 남은건 설산을 넘어가는 짚라인 구축 정도일까..

이제 슬슬 반복적인 배송 미션을 하기가 좀 귀찮아지는 느낌이 오고 있다. 사실 메인 미션만 한다면 반복 배달을 많이 할 필요는 없지만, 왠지 쉘터들의 호감도를 다 채우지 않으면 느낌이 좀 찝찝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호감도가 올라감에 따라 추가되는 장비나 기타 수집요소들이 나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반복 미션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려면 국도 복구를 하는게 좋고, 국도 복구를 하려면 자원이 많이 필요하니 또 그것때문에라도 반복 미션을 하고.. 그런 패턴이 된다. 그리고 뮬의 기지나, 기타 맵의 외진 곳 등에 곳곳에 숨겨진 메모리도... 나중엔 그거 찾으려 맵을 샅샅이 훑어야 할지도 모른다. 젠장.

 

2020.02.03.

며칠만에 붙잡고 그냥 메인 미션만 진행했다. 엊그제는 켰다가 얼마 안가 패드 붙잡고 졸고 있었던터라.. -_- 아무튼 에피소드9까지 클리어. 그냥 한시간 정도만 하고 끄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스토리는 마구 진행되고 결국 밤을 꼴딱 새버리고 말았다. 그간 설쳐대던 악역의 최후는 뭔가 좀 허무한 느낌이었다. 스토리가 아직 끝은 아닌가본데, 이게 어떻게 수습될런지 모르겠다.

 

2020.02.04.

에피소드 14 클리어. 기나긴 엔딩 컷신이 지나가고 스탭롤도 다 지나가고... 소감은.. 뭔가 용두사미 느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클리어 후 이전 세이브 불러와서 남은 미션들 하고 연결하지 못했던 지역들도 연결하고 ... 등등 하려고 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이 클리어 후에도 게임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준다. 아니면 설마 이게 아직 끝이 아닌건 아니겠지....?? ;; 진엔딩이 따로 있는건가..?? ;;; 어쨌든 또 열심히 미션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근래에 이렇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했던 게임이 없었는데 이건 한 번 잡으면 도대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 ;;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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