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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이야기] 공주님이 집에 왔습니다.2018.05.23 AM 01:10
첫째 아이가 태어난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처음 심장소리를 든는날 핸드폰 녹음기를 켰다가. 아이의 심장소리를 귀로 듣고 '아 이소리는 내가 평생 잊을 수 없겠구나' 하고
녹음 하려던 핸드폰을 다시 집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태어난 당시 그 감격은 지금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벅차고 기분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초보 아버지로서의 공포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웃어넘기는 사건이였죠.
마이피를 한동안 못했지만 둘째가 최근에 태어났습니다. 건강한 아이가 태어났고 첫아이보다 더 빠르게 분만실에 들어간지 30분만에 출산했죠.
둘째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 느낌은 두 아이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가장 먼저 다가오더군요.
물론 건강하고 이쁜 딸이 태어났다는 감동은 있었지만 내가 두 아이의 아버지고 이 아이를 세상에서 지켜주고 스스로 일어서서
성인이되도록 돌봐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이 출산 소식을 어머니에게 전화고 그 느낌을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가 둘째인 니가 태어났을때 너랑 똑같은 소리를 하더라. 너도 진짜 아버지가 되나 보구나"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순간 세상의 무게가 더 크게 다가와서 어머니에게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남편으로서의 아버지는 좋은 평가를 드리기 힘들지만 아버지로서의 아버지는 정말 좋은사람이였다는 어머니의 말이 다시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둘째 육아를 돕기 위해 집에오셨던 어머니와 아내랑 같이 치킨을 시켜서 먹는 와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너희 아빠가 치킨을 싫어하는줄 알았다. 한번은 당신은 치킨 말고 뭘 좋아해? 라고 묻자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더라"
- 나까지 먹으면 애들 둘이 먹을게 없다고 생각하니 먹고싶은 생각이 안들었어 -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군요.
우리 할아버지는 전쟁 전후 세대라서 자식들에게 그냥 먹고 살아가는 생존의 가치를 위해서만 살아오신 분이였고
우리 아버지는 그런 할아버지에게 그 다음세대는 교육과 성장을 위한 가치를 위해 평생을 일하신 분이였습니다.
이제 내 세대에서는 내 아이들에게 행복에 대한 가치를 찾아주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싶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고지식하고 답답했던 아버지가 싫어서 청개구리처럼 살아가던
그리고 비가 오는날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 눈물 흘리고 있는 초보아빠였습니다.
- Peace J
- 2018/05/23 AM 01:20
- TPK_109
- 2018/05/23 AM 01:29
- 크리스코넬
- 2018/05/23 AM 01:25
- TPK_109
- 2018/05/23 AM 01:29
- 푸들푸들07
- 2018/05/23 AM 01:25
- 냅튠v
- 2018/05/23 AM 01:38
- 서퓨
- 2018/05/23 AM 06:45
머라 말할수가 없는 감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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