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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신경림 시인의 詩 '가난한 사랑 노래'2024.05.22 AM 11:18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 3 개
- 공허의 웬즈데이
- 2024/05/22 PM 12:1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 만취ㄴㄴ
- 2024/05/22 PM 02:30
무슨일 있나요?
- Nang A
- 2024/05/22 PM 02:54
민중 시의 거목으로 불리던 분이신데 오늘 돌아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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