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카운셀링2013.08.06 AM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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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알고 지내던 여자인간 동생이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커플이 될 뻔하다 되지 못한 남자애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데
자꾸 부끄러워져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 또한 그런 놈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으로 비슷한 경험담이었다.

이야기를 한 상대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는 건 참 다행이었다.

내가 그 여자아이의 입장에서 들어주었기에
비로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나의 경험을 머릿속으로 빗대며 자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니 내 머릿속도 많이 정리가 되었다.
내가 힘들게 만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고
또 이해하고 인정하고 수긍하고.


참 찌질해보이고 못나 보이는 그 남자애가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그냥 평소처럼 맞장구치고 욕을 해줄 수가 없었다.

'내가 만약 사귀었다면 더 잘했을 것이다'
이따위 가정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걸 세상 누가 장담하나.
어리석고 가엾은 집착일 뿐.


'아마 그 친구는 긴 시간을 너와의 인연에 대한 고민으로 헤맬 것이고
애인과 친구 사이의 그 미묘한 정서와 선
그 선을 넘은 사람들이 처음처럼 쿨해질 순 없을 거다.
그렇기에 어떤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는
너한테 달려있는거고 넌 잘 결정할거다.

그래도 넌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있었잖아.'

대충 이런 요지로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던 것 같다.



참으로 그 이야기에서 느끼는 바가 많아
내 이 늦은 밤에 일기를 적고 잔다.


사람은 누구든
힘들 때,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덜 비뚤어진다.
댓글 : 2 개
人이란 게 사람과 사람이 기댈 수 있는 것이라잖아요. 사람은 역시 사람과 있어야 하는 거 같긴 해요. 다른 걸로 구멍을 매꾸려고 하는 것엔 결국 한계가 있을 듯...
takejun // 맞아요. 분명 어딘가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그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된다면 둘이는 또 人자를 만들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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