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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커피] 어느 마이피글을 보고.txt2012.11.19 AM 03:35
원문글은 링크를 타시면 됩니다
저글을 보다 그냥 내 옛날 회사이야기를 써서 남기고 싶었음
물론 오늘도 술빤상태로 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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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참 마이피를 할때도 친목질을 했을때도
주위에게 내 이야기를 잘 하지를 않는다. 다른 마이피에 댓글을 달때도 마찬가지지만.
하지만 난 저글을 봤을때 1~2년전 나를 보는것같아 이렇게 글을 싸질러본다
한참 취업자리를 알아보고 있을때 어느 작은 회사에서 나에게 면접제의가 들어왔다
여태 내가 해왔던 일과 다른 일을 할려고 ccna ccnp 와 다른 it자격증을 따고 보안관련공부를 시작할려고
했을때 별생각없이 올려논 이력서를 보고 면접제의를 했던 회사.
그회사에서 나는 5년을 일했고 그동안 회사가 많은 어려움과 외환위기에 빠질때
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며 나간 사원들과 달리 나는 그회사에 모든걸 올인해왔다
사장과 이사가 더이상 회사를 지켜내기 힘들것같다고 말하며 내 상사나 부하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줄때 내 자신은 퇴직은 생각안했고 회사도 나만은 필요해했다
회사는 강남빌딩에 있던 사무실에서 강북조그만한 오피스텔로 옮겨갔지만
내 월급은 더 올라갔고 보너스나 상여금도 엄청나게 인상됬다
내돈으로 만들어진 회사가 아니지만 내가 새로운 직장을 찾을때 나를 뽑아줬고
그 5년동안 수많은 편의를 봐주고 챙겨주고 이해해준 회사를 끝이 보인다고 포기 하고 싶지않았다
보잘것없는 초짜에게 많은것을 알려주고 내가 가진것을 인정해주고 소중히대해줬던
그들을 단순히 고용인이란 이유보단 같이 해쳐나아가야할 동료라고 생각했고
대가리가 크고 나서 회사 이꼬르 나 라고 생각하며 회사에 해가 되는 사원들 모가지를 쳐나갈때에도
그분들이 퇴사이유를 나라고 지목해도 그들은 내 마음을 이해해줬고 따라 주었다
그러나 마지막이 있는 법.
결국 회사는 줄이고 줄여도 운영할 자금이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프로젝트를 가행했고 그것에 대한 결과는 참담하게 다가왔다
어느날 기술이사님이 나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임과장. 더이상 회사가 임과장 월급조차 주지 못할상황이 됬어.
그동안 우리꺼 못가져가도 임과장 월급한번 늦게주지 않을려고 노력했는데
이젠 그것도 힘든상황이야. 이번달까지만 일해주고 퇴직금은 당장은 안되니
한달뒤에 줄께. 미안해 임과장."
복잡했다. 뭐라고 표현하기도 힘들었다.
내가 회사에대한 마음, 노력했던 모든 순간들의 결과물은 그렇게 돌아왔다
하지만 난 간사한 인간이고 타지타선에 정확한 인간이다
퇴직금을 이야기 했을때 나와 계산이 맞지않았다.
믿저야 본전이라고 사장에게 이야기했다
"회사에서 계산한 퇴직금과 노동부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에 의한 계산이 틀립니다.
다시 계산해주시길 바랍니다."
기대도 안하고 던저본 이야기였지만 사장님은 흔쾌히 검토를 해보겠다고 이야기 하셨고
바로 그다음날
"우리가 여태 회사운영하며 퇴직금에 적용했던 계산이었지만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니
임과장이 이야기한대로 퇴직금 지급을 할께. 그리고 실업급여는 문제 없이 나가도록 처리해줄께"
라고 말해주었다.
비참했다. 그 돈 몇백,몇십,몇만 계산해가며 저것들이 제대로 안주겄지 해가며
혹시나 퇴직금지급제대로 안할까봐 통수굴리던 내가 부끄러웠고
마무리를 이따위로 계산적으로 생각한 내가 부끄러웠다
퇴직하기로 한 마지막 근무날
난 다른 날과 똑같이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알고리즘을 새로 새우고 있었고
나만의 마무리를 하고 있을때
이사님이 나에게 사장님이 너 마지막날이라고 회식이라도 하자고 해서
난 당연히 "음 고기에 술이나 마시면서 송별회라도 해주시는구나"
하면서 ㅇㅋ했고 회사에서 나의 마지막시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내 기대와 달리 이사님은 회식자리가 역삼동이라면서 나를 대리고 가셨고
사장님이 나를 기다렸던곳은 역상동 스타타워 부근에 유명한 룸빵
어이가 없었고 이게 뭔가했다.
몰카도 아니고 아니 분명히 나에겐 송별회라고 했다
그동안 회식이나 거래처 계약때 룸방을 대려가긴했어도
이젠 더 얼굴도 볼 사이도 아닌데 왜 이런 곳을 송별회 장소로 정했나?
나한테 뭘더 뜯어먹을게 있나?
이렇게 맥여놓고 나중에 공짜로 프로젝트하나 맏기는건가?
아가씨 초이스전 사장님이 짧게 나에게 말했다
"그동안 고맙고 많은 사원들이 회사를 거쳐가는 횡단보도로 생각할때 뚝심있게 마지막까지 해주고
잘될때나 힘들때나 모든걸 같이 해준 너한테 고마워서 남은걸 털어 이렇게 자리마련했으니
신나게 놀자"
정말 신나게 놀았다. 망한 회사 ceo 같지 않게 놀아준 사장님
자신옆에 앉은 아가씨보다 내 접대 제대로 해주는지 매의 눈으로 감시했던 이사님
양주에 취해가면서도 감사합니다 란말을 속으로 몇번을 외쳤는지 모르겠다
2~3시간의 술자리가 끝나고 2차를 뛰고 내려오니
사장님과 이사님이 계셔서 아쉬운 마음에 제가 생맥이라도 쏘겠다고 해 룸빵 옆건물
호프집에 간 자리.
난 울었다.
서럽게 울었다.
30년넘게 살며 첫사랑과의 이별에 울었던 만큼 울었다
5년동안 내가 던졌던 나의 노력과 패기,열정
그동안 받은 이해와 사랑이 고마웠는지
단순히 실직자의 두려움이 닥쳐왔어서 인지
양주두병을 혼자빨아서 취한 취기였는지 몰라도
정말 펑펑울었다
그리고 나의 직장생활은 끝났다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던 시간이었고 하루하루가 힘찬 그런날은 끝났고
난 실업급여기간동안 원없이 놀았다
다시 취업준비를 하고있을때
보잘것없는 학력과 5년동안 일했던 저작권 관련 프로그래머&서버책임자라는
직책은 좆도 아닌게 됬고 30넘은 나이게 있으나 마나한 자격증도 도움되지 않았으며
퇴직금 몇백은 그냥 내 유흥자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고용인이 되어 사업체를 운영해가고 있다.
정말 힘들고 버겁고 고용인으로 한 회사를 운영한다는게 이렇게 힘들다는걸 느꼈다
이걸 언제까지 운영해 나갈지도 모르겠고 다시 월급쟁이일때가 그립지만
그보다 더 생각나는건 그분들이 나에게 해줬던 모든것들
나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는것보다 책임을 더하는 모습......
난 저글을 보며 실직자로써 가졌던 그 암담함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공감됬다
난 이만큼 이겨냈고 잘나게 회사생활해왔고
그뒤에 임사장이 됬다는걸 자랑 하는게 아니라
우리모두가 가졌던 소속감과 책임감
그것에 대한 기쁨과 후회,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포부를
모두와 동감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뻘글을 배설한다
물론 언제망할지 모르는 고용인으로써 무력함과
매일 마시는 맥주 10캔에 7캔째와서 하는 술처먹고 개소리지만 ㅋ
댓글 : 5 개
- 하늘~♡
- 2012/11/19 AM 03:54
좋은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저분 마이피 글 댓글에
혹은 쪽지로라도 이 글 링크보내주셔요~ 큰 힘이 되실수도있으실거같아요
혹은 쪽지로라도 이 글 링크보내주셔요~ 큰 힘이 되실수도있으실거같아요
- 초융합
- 2012/11/19 AM 05:50
박수치고 나갑니다
- 김아영
- 2012/11/19 AM 09:01
와 추천 드리고 싶은 글이네요.
멋있어요.
멋있어요.
- 돌아온leejh
- 2012/11/23 AM 10:16
좀 늦었으나.. 잘 읽고 갑니다.
- 앙가주망
- 2013/03/13 PM 01:09
뒤늦게 봤지만, 멋진 마인드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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