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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하소연이나 해야지2009.09.20 AM 04:09
초등학교때 난 존나 찌질했다.
어렸을 때부터 책벌레였던 나는 초딩 주제에 매일 책을 끼고 살았다.
그래서 반 친구애들은 언제나 날 갈궜고
난 등신 같이 당했다.
얼마나 당했는지 솔직히 모른다.
1~5학년때까지 당한걸로 단편적으로 기억하는데
인간의 뇌는 얼마나 사악한지 난 지금 5학년때까지의 어린시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나의 어렸을적의 에피소드를 말하라고 하면
당황스럽다.
왜냐하면 난 5학년때까지의 기억이 99.9% 없기 때문이다.
기억상실과 비슷한건가?
아니면 가끔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안좋은 기억을 스스로 봉인한건가
뭐, 상관없는 이야기겠지.
본론으로 돌아오자
6학년때 나는 드디어 광명(?)을 찾는다.
유치원때 친구를 만난것이다.
그는 오락부장 비슷한 존재였는데 항상 웃으며 사람들을 이끌어주던 존재였다.
집은 가난한 편이나 항상 밝게 웃던 그는 나의 우상이었다.
그 녀석은 친하게 지내는 친구 몇명과 함께 나를 개그 소재로 썼다.
당시 나는 MBC에서 유행하던 허무개그에 나오는 코미디언과 닮았기에
그는 나만 보면 항상 거기에 나오는 사람의 성대모사를 시켰고
쑥쓰러운 나는 항상 거부하다가 어느새 그의 말을 들어 성대모사를 하곤 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항상 성대모사를 하면 그와 그의 친구들은 자지러지게 웃었고
어느새 반 친구들은 나에게 다가와 같이 놀아주었다.
그 후 얼마 뒤에 그 친구는 전학을 갔고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그 녀석이 그렇게 간 후 나는 반의 인기인이 될 수 있었고
학교에서 나를 모르는 존재가 없었다.
성격 또한 바뀌었다.
우울하며 책을 읽으며 나를 놀리는 애들을
'멍청하고 우둔한 녀석'
이라고 꾸짖던 프라이드 높던 범생이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개그하는 녀석으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나의 성격은 그렇게 180도 바뀌었고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성격을 스스로 돌아볼 때가 많아졌다.
나의 성격은 선천적인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과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중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사람들과 있을땐 후자쪽 성격이 되지만
나 혼자 있을땐 전자쪽 성격이 되어 조용하고 독서하며 혼자있는 걸 즐기게 된다.
나는 활발하지만 소극적인 이상한 성격이 되었다.
그로인해 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걸 요즘에와서 알게 되었다.
나는 낙천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저 그렇게 생각해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난 인생을 연기하고 있었다. 10년 동안...
10년이란 생활은 길었다.
나는 원래의 성격으로 갈 수 없다.
하지만 정말로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난 결국 이도저도 아닌 성격이 ㅤㄷㅚㅆ다.
원래의 성격이 되면 취직이 쉬워질까?
아니면 친구가 많아질까?
외향적인 성격을 계속 연기하면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지금 이런 고민할 때가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꼬리가 꼬리를 물고 또 꼬리가 꼬리를 문다.
자아정체성을 찾는다는 이런 빌어먹을 현상이 때 늦은 나이에 왔는데
정말 타이밍하나 끝내준다.
젠장.
왜 요즘에 철학책은 읽어가지고...
이런저런 혼란스러운 성격을 가지곤 있지만 그로인해 얻는 것이 없는건 아니다.
덕분에 나는 남의 생각을 잘 읽게 되었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몰라도 나는 상대의 심정이 되어 생각하는 걸을 매우 잘하곤 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글을 쓸 때(취미가 작문) 인물의 성격묘사를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받은 적이 많았다.
뭐
이 세상에는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속이 답답하고 짜증났는데
이렇게 글로 배출하니 뭔가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가라앉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설마 있지는 않겠지만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분에게는 미안하다는 인사를 해주고 싶다.
즉석적으로 만든 글이다보니 제대로 주제가 연결이 안되는 것 같으니 말이다..
가끔은 이렇게 마이피에 글이나 써야겠다.
빌어먹을 동인지 번역은 더러운 저작권 땜에 때려쳤으니..(일어과임)
댓글 : 7 개
- NaRuTo_Go
- 2009/09/20 AM 04:26
저도 선천적인 내성적 성격으로 고민을 하고 있어서
글에 많은 공감을 하고 가네요..
대학생활 사회생활 전부 외향적인 성격이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원래 성격 버려가면서 소위 "척" 을 해야한다는게
맞는건가 고민을 했었죠.. ㅎ
힘내세요!!
글에 많은 공감을 하고 가네요..
대학생활 사회생활 전부 외향적인 성격이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원래 성격 버려가면서 소위 "척" 을 해야한다는게
맞는건가 고민을 했었죠.. ㅎ
힘내세요!!
- 난멋져
- 2009/09/20 AM 05:44
저도 소극적이라 피해 많이 보고 살고 주위 어른분들한테도 잔소리 많이 듣지요..저는 제성격이 너무 싫어서 바꾸려고 굉장히 노력중이죠..하지만 고친다고 되는것도 아니고...항상 스트레스입니다~..아 그리고 저도 ㅋㅋ글쓰는거 굉장히 좋아합니다..ㅋㅋ
- ㅇㅅㅇ_ㅇㅅㅇ
- 2009/09/20 AM 07:14
원래 인간은 안좋은 기억은 빨리 잊는다고 하는군요...
- 카이드짱
- 2009/09/20 AM 07:20
저도 개소심 에이형으로 굉장히 진따취급 당하면서 살아 온 3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그런데 굉장히 성격으로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는 분에겐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그렇게 내 성격이 내성적이라서 우짜고 외향적이되면 우짤까 이런 식으로 뭔가 파트 구분 짓는 식으로 생각하시는 건 좀 일부러 피곤을 만들어 가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물론 글을 남길 정도면 본인의 스트레스 정도가 짐작은 갑니다.
저도 키도 작고 생긴 것도 그저그렇고 몸매도 뚱뚱한 편이라 군대를 제대하고도 굉장히 못 하는 일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과연 명언인지... 슬슬 사회 물도 먹고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짐으로 절망(다들 그렇게 표현하더군요)이란 것에도 빠져 보고 친한 친구였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이란 것도 당해보고 직장 상사에게 인간이하 취급도 당해 보고 어렵싸리 가족끼리 운영하던 식당도 말아 먹고 이래저래 좋은 일도 많이 격게 되더니... 뭐랄까, 성격이 내성적이네 외향적이내 하던 경계가 어느 순간 없어지더군요.(아직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은 능글 맞아졌다고 하더군요 ㅎㅎ)
그렇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나잇살이 들은 거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성격이란 것에 연연하여 스스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 가시는 것보단, 될 수 있으면 여러가지의 경험을 접하시면서 자신의 삶의 질을 높여가는 계기(유치원 때의 친구처럼)를 찾아 보시는 게 어떠신지 하고 실례를 무릎쓰고 이런 뒤숭숭한 글을 남기네요.
힘내세요.
지금은 못하겠다고 생각 되어지는 일이 있다면 내가 이 일을 하여 3년 뒤 발전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그럼 조금은 힘이 날 것입니다.
화이팅~
저도 키도 작고 생긴 것도 그저그렇고 몸매도 뚱뚱한 편이라 군대를 제대하고도 굉장히 못 하는 일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과연 명언인지... 슬슬 사회 물도 먹고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짐으로 절망(다들 그렇게 표현하더군요)이란 것에도 빠져 보고 친한 친구였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이란 것도 당해보고 직장 상사에게 인간이하 취급도 당해 보고 어렵싸리 가족끼리 운영하던 식당도 말아 먹고 이래저래 좋은 일도 많이 격게 되더니... 뭐랄까, 성격이 내성적이네 외향적이내 하던 경계가 어느 순간 없어지더군요.(아직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은 능글 맞아졌다고 하더군요 ㅎㅎ)
그렇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나잇살이 들은 거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성격이란 것에 연연하여 스스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 가시는 것보단, 될 수 있으면 여러가지의 경험을 접하시면서 자신의 삶의 질을 높여가는 계기(유치원 때의 친구처럼)를 찾아 보시는 게 어떠신지 하고 실례를 무릎쓰고 이런 뒤숭숭한 글을 남기네요.
힘내세요.
지금은 못하겠다고 생각 되어지는 일이 있다면 내가 이 일을 하여 3년 뒤 발전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그럼 조금은 힘이 날 것입니다.
화이팅~
- Azwyn
- 2009/09/20 AM 08:14
ㅜㅜㅜㅜㅜㅜㅜㅜㅜ
힘내세요!
힘내세요!
- Tricky
- 2009/09/20 AM 10:33
저도 비슷한 케이스로 고민중인데
이런 케이스가 여럿있군요....
이런 케이스가 여럿있군요....
- 7days24hours
- 2009/09/20 AM 11:01
좋은 현상입니다.
우선 자기 안의 틀에 갇혀 점점 안쪽으로 파고 드는것만 아니라면 말이죠.
어떤 사람은 평생동안 자기 자신을 모를수도 있는데요 뭘.
반대로 죽을때까지 나 외에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를수도 있구요.
자아를 찾는 방황이 길면 곤란 하겠지만.
그렇게 고민하고 고뇌했던 시간들이 나중에 자기 정체성을 갖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무한한 우주의 의미 앞에서 먼지같은 내 인생의 존재를 생각해 본다면 답이 나오겠죠.
이 세상에 무엇이 그리 거칠게 있던가요^^?
우선 자기 안의 틀에 갇혀 점점 안쪽으로 파고 드는것만 아니라면 말이죠.
어떤 사람은 평생동안 자기 자신을 모를수도 있는데요 뭘.
반대로 죽을때까지 나 외에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를수도 있구요.
자아를 찾는 방황이 길면 곤란 하겠지만.
그렇게 고민하고 고뇌했던 시간들이 나중에 자기 정체성을 갖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무한한 우주의 의미 앞에서 먼지같은 내 인생의 존재를 생각해 본다면 답이 나오겠죠.
이 세상에 무엇이 그리 거칠게 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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