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나의 친구 -12009.09.23 PM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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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오랜 친구가 있다.


유치원때부터 현재까지 나의 옆집에 살았기에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고


초중고를 같은 학교를 다녔다.


벌써 사귄지 15년이 넘었지만 이제와서 그 녀석에 대해 알 것 같았다.


그 녀석은 완전히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저번 잡담에 써놓았었지만


원래의 성격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매우 활달적이며 덩치도 크고 힘도 쌘 친구였다.


음...뭐랄까 학교 다니면 반마다 있는 짱 같은 느낌?


뭐 대충 그렇다.


그에 비해 나는 왜소했기에 그와는 가장 친한친구였지만 노는 물이 틀렸다.


어느 날부터 그는 나를 데리고 이곳 저곳을 놀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무척이나 싫었지만 그는 항상 몇 시간이고 끈질기게 붙어 설득했다.


학교에선 항상 위압적인 모습이지만 나에게 와서 설득할 때는 항상 넉살 좋게 웃으며 말했다.


무척이나 귀찮았지만 그렇게 끈질기에 부탁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원래 옷 같은거 전혀 관심없었으나 그는 매우 패션에 민감한 인물이라


덩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세련되게 입고 다녔었다.


그를 따라 옷을 사러갈 때면 나도 모르게 패션에 눈이 익기 시작했고


지금의 나는 친구들로부터 옷을 골라달라는 말을 들어줄 정도가 되었다.


뿐만 아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시야도 넓어지게 되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노는 아이였기에 고2때 2륜 자격증을 땄었다.


따자마자 바이크를 사서 나를 항상 뒤에 태우고 어딘가 가곤 했다.


물론 나는 그게 싫었지만 말이다.


자신들 부류 (즉 날라리? 양아치? 뭐 대충 그런 느낌)들을 소개시켜주곤 했다.


그 당시의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그 녀석이 군대가고 나는 자취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지 않게되면서


갑자기 그 녀석이 보고 싶어질때가 생기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소극적이고 왜소한 나를 보호하려고 했던 것 같았다.


은근슬쩍 나에게 시비를 걸던 애들도 그 녀석이 있을땐 건들지 못했으며


나에게 흔히들 말하는 일진애들에게 소개시켜주며 건들지 말라는 신호를 줬던 것 같았다.


집에 컴퓨터 있으면서 나의 집까지 와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옷들을 소개시키며


나의 허접한 패션감각을 바꿔놓고


집에만 하루종일 있던 나를 억지로 꺼내어 이곳저곳을 가던 것도


다 나를 위해서 였던 것 같았다.


나는 지금 것 그런것도 모르고


그 녀석만 보면 또 나를 귀찮게 하는건 아닐까 하고 슬슬 피했던 것이 떠올랐다.


휴가 나오면 술 한잔 사줘야지...



댓글 : 2 개
ㅠㅠ 최고네요
소중한 친구를 가지셨군요.

진정한 친구 1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입니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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