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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서] 자기실현2024.07.21 PM 11:25
인간에게는 자기 전체로서 살 것을 스스로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가 그 자신으로서 살지 않고 그의 어느 한 면만을 내세우고 살면 언젠가는 그의 다른 면이 그의 삶의 일부로 마저 참여시켜 주기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자기실현은 다른 말로 개성화라고도 한다. 진정한 개성을 실현한다는 뜻이다. 그 사람 자신의 전부가 된다는 뜻이다.
자기실현은 첫째로 집단정신과 나의 삶의 목표를 구별하는 데 있다. 하지만 결코 이것이 집단정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자기실현은 개인지상주의와는 다르다. 개인지상주의는 집단적 고려나 의무에 대하여 고의적으로 개인의 특수성을 강조하거나 내세우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런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더욱 강하게 집단에 의지하고 있다.[...]개성화(자아실현)는 개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한 바탕 위에서 집단적 규범 보다 나은 충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실현은 통속적인 의미의 성인군자나 도사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그것들은 모두 사회가 만들어준 '성인, 군자, 도사'의 탈(페르소나)이기 쉽다.
자기실현이 되면 될 수록 그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갖출 것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원만하고 선하다고 다른 사람들로 부터 칭찬받는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속하고 있는 사회의 윤리관에 비추어 그는 때로는 이기적이라는 평을 받고, 때로는 냉정하다는 평을 받고, 떄로는 일관성이 없다고 비난을 받을지 모른다. 때로는 무한한 정열로 이웃을 돕고, 때로는 권력의 도가니에서 싸우고, 금욕과 정욕에 사로잡히며 고민하고, 때로는 질투와 증오의 감정으로 허덕일 것이다. 다만 그의 머리에는 집단적 투사에 의하여 생기는 명성이라는 후광이 없고, 구태여 스스로 후광을 만들고자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만일에 누가 그것을 만들어 씌워 주면 그는 또 구태여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이 인생에서 대수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평범하니 분수를 아는 사람이다. 그는 그가 가야 할 바를 마음속에 물으며, 그것이 그가 가야 할 길이면 그렇게 간다. 그것 때문에 그가 대인관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하더라도 - 그는 진정으로 고독한 사람일 수도 있다. 또한 그는 세속적인 의미에서 진정으로 무력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자기와의 일치라는 점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강하다 약하다 하는 의식을 그는 가지지 않는다. 그는 반성할 줄 알며 그런 의미에서 종교적인 인간이다. 무엇이 나의 갈 길인가를 항상 마음속에 물으나 그 해답이 늘 분명하지 않음을 알며, 때때로 인간은 그 불분명한 혼돈 속에서 찾아 헤매는 고통을 겪어야 하며, 그러나 그 물음과 찾음에 응답이 있을 것임을 믿는다.
자아의 팽창은 결코 자기실현의 참다운 경지가 아니다. 자아의 팽창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자기실현을 하는데 있어서는 첫째는 자아에 덮어씌운 '페르소나(사회적 가면)'를 벗기는 일이며, 둘째는 자아를 무의식의 내용의 암시적인 힘에서 구출하는 일이라고 융은 말한다.
자기실현은 결코 유쾌한 작업은 아니다. 때때로 그것은 자아의 욕구나 의지에 반해서 실천되어야 한다.
무의식은 끝이 없는 세계이다. 완전한 자기실현은 불가능하다. 융은 자기실현은 반드시 완전해지는 것이기보다 비교적 온전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출처 : <분석심리학> - 이부영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인의 말 속에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날아서 도달할 수 없는 곳은 절뚝거리면서 도달해야 한다.'
그 책은 우리에게 발을 절뚝거리는 것이 죄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다.
<쾌락 원칙을 넘어서> - 프로이트
- Nang A
- 2024/07/21 PM 11:34
좋은 밤 되시구랴 ㅎㅎ
- 불안의 책
- 2024/07/22 AM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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