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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다시 읽기] [당신들의 천국] 다시 읽기-part19.2023.02.04 AM 10:52
이 만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으시고 보시면 더욱 재미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소설을 수업에 사용했을 때 가장 설명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서미연'이란 인물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회에서 언급했던 조 원장의 두 개의 정체성과 연결시켜 설명해 봤습니다.
조 원장은 의사가 아닌 군인으로서 원생들을 치료하려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육지인들을 '적'으로 설정하고 간척공사를 전쟁 상황으로 몰아갑니다.
그렇다면 의사로서 치료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을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서미연'입니다.
윤해원은 다른 원생들과 함께 돌을 나르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똑같지만 내면은 전혀 다릅니다.
다른 원생들이 조 원장 때문에 조금씩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면, 그는 서미연 때문에 조금씩 인간으로 회복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윤해원의 내면을 이해하고 싶으려면 영화 [페넬로피]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작가는 서미연을 통해 조 원장의 눈앞에 정답을 드러내 놓으면서, 정답을 보면서도 깨닿지 못하는 조 원장의 어리석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조 원장의 독백처럼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돌을 나르는 '행위'이지 '이유'가 아닙니다.
공사가 두 달 정도 진행되자 조 원장은 벌써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그가 얼마나 계획 없이 간척공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나중에 드러나는 사실들을 보면, 방파제는 태풍이나 혹은 자신의 무게를
못 이겨 몇 번 무너지면서 점점 튼튼해지고, 더 이상 무너지지 않을 만큼 튼튼해지면 최소한 2년은 걸립니다.
만약 그가 정말로 자신의 말처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었고 사전 계획을 철저히 했었다면 지금 저렇게 조급해 할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원생들의 생각과는 달리 간척공사에 대해서만큼은 조 원장도 원생들 만큼이나 무지한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189 페이지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인물인 '이정태' 기자가 등장합니다.
이름도 닮았고, 기존의 해석에서는 그를 '이규태' 씨에 대한 알레고리로 봅니다. 그런지만 저는 오히려 작가 자신에 대한 알레고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3부에 가서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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