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전공분야를 포기하려니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2019.06.24 AM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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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있는 대학에서 영어교육(실용언어학 - TESOL)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이후 3년동안 원서를 넣어보면서 뉴욕시 교육부에서 하는 워크샵도 다니고 이것저것 시도해봤지만.. 결국 뉴욕시 공립학교 교사직을 못 구했네요

 

일단 학교 관계자와 커넥션이 없어서 그런지 커버레터랑 이력서를 넣어도 묵묵부답, 새로 설립된 학교들이 있어도 대부분 경력자를 구하거나 교사자격증이 2개 있는 지원자만 구하고..

 

그러다가 방과후 프로그램 교사로 일하면서 이것저것 해봤지만 풀타임은 아니면서 수업 준비하는 거 때문에 근무시간 외에도 계속 신경 쓰고 수업계획 준비하고, 일이 여러가지로 힘들었습니다

 

일 자체보다 사실 더 힘들었던 건 학생들을 상대하는 건데, 제 실제 감정과는 다른 말을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학생들이 따르고 바르게 행동했으니까요.. 초등학교 2, 3학년이라 애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하는 것도 힘들었고, '정말 이런 것도 가르쳐야해?'라고 할 정도로 기본적인 걸 몇 달 동안 반복하는 것도 힘들었고..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페이도 적다 보니 회의감이 크게 들었는데, 우연히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 뉴욕으로 오시면서 방송일을 배워보면서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전공분야와 전혀 다른 일이라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간단한 업무이고 아직은 간단한 송출 작업만 하는 단계라 파일을 시간내로 맞춰서 다운 받고 폴더랑 파일명 정리하는 일이 주된 업무라서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고 있네요. 게임이나 사진 파일명 바꾸고 정리하는 건 일도 아닌데 이런 일로 페이를 받는다니..ㅎㅎ

 

아무튼.. 들이는 시간, 에너지, 감정노동을 생각하면 교사라는 직업이 아무리 안정적이라 해도 만족스럽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다른 일을 하게 되니 머리가 복잡하네요

 

지난 3개월 일하면서 좋게 보였는지, 방송국에서는 제가 풀타임 정직원으로 일하는 걸 이미 긍정적으로 검토중이고 언제부터 풀타임으로 일할 지만 조정하면 되는 상태이고..

 

아직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머리가 복잡한데, 전공공부나 이력, 경험과 상관 없는 일을 정직원으로서 갑자기 하려니 쉽지 않네요

 

풀타임 정직원이 된 건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여태까지 맞지 않는 옷(교사일)을 억지로 입어왔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복잡하네요

댓글 : 17 개
그정도면 과외 정도로 감각 유지하는 것도 좋고 한국에서는 엄청 잘 먹히는 거니까요. 아예 포기하는 것보단 유지하는 쪽으로~그리고 방송국 안에서도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있을 수도 있으니 나쁘진 않은 거 같아요
하긴 교육 컨텐츠라면 아예 무관하지도 않고 뭔가 써먹을 수 있겠네요
전공이랑 자기직업이랑 맡게 가는 비율 50% 이하라고 하던데..

그래도 감각 유지하시면 언제가 쓸 날이 오더라구요
체감은 10%도 안되는거 같습니다;;
생긱보다 비율이 낮군요...
저도 윗분이랑 비슷한 생각을 했네요..
미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한국은 의외로 전공을 따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드라구요
물론 지금까지 한 공부가 아쉽긴 하겟지만 진짜 맘이 가시는 쪽으로 일하셧으면 하네요
미국도 많이 다르긴 하더라고요
통계는 전혀 모르겠지만 워크샵에서 접한 사람들은 대부분 교육쪽에만 있었던 사람들이긴 했지만..
말씀 감사합니다
전공지식은 다른 분야에서도 도움이 될 겁니다.
스티브 잡스 - 전공 : 철학과
그러고보니 제가 본 자기계발 관련이나 비지니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대학원 전공과 다른 일을 하더라고요
저도 무역학과인데 기술영업 십수년 했습니다. 지식이나 삶이란게 계속 쌓아나가는거지 지금까지 쌓아올린것, 그 방향으로는 유지하게 안되더라구요.
그렇군요.. 그나마 요즘에는 전공분야와 다른 일을 해도 예전에 비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분위기라고는 하지만..
저도 게임그래픽과 출신이지만 하는 일은 웹프로그래머 입니다.

현재 하시는 일에 만족하시면 그게 본인에게 맞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 입문 단계의 일이지만 본격적으로 영상편집이나 촬영/제작을 하게 되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사실 유튜브 채널 운영에 필요한 스킬을 배우는 것도 생각해두고 있어서..
저는 수공학 박사따고 포닥까지 갔다왔는데 설계일 하는 중입니다. 전공이랑 전혀 상관없음.. 지금 다른데서 연봉 좀 좋게 주고 오라고 해서 갈 예정인데 여기는 연구제품 파는곳 입니다. 연구는 하나도 없음 ㅎ
헐 포닥까지..
그래도 더 좋은 연봉의 직장으로 옮기신다니 대단하시네요
학부 수준이라면 사실 전공은 의미 없어요. 그리고 교사의 덕목이 인내인데(여러의미로) 그 부분에 회의를 느끼셨다면 기회가 생긴 김에 새로운 길에 전력 투구 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인내에 회의가 들었다기보다는 제가 써야하는 시간과 정서 에너지가 너무 비효율적이었다고 할까요?
학부모님들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보람을 크게 느끼긴 했지만,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제 삶을 유지하기가 힘들겠더라고요.. 말씀해주신 대로 전력투구 해봐야죠.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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