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형이야기] 국내 모형 시장 뒷이야기1편 (레진킷의 정의와 초기국내시장)2013.06.15 PM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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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고소미 쳐먹은 얘기는 그냥 추억거리하듯 할만한 얘기는 못되는거같고...

뭐 쓰고나서도 기분이 별로 좋질 않네요.

뭐 이런거 말고 진짜 하고싶었던 얘기들은 앞으로 할 얘기들이라 할수있습니다.


어쨌든 오늘도 좀 지껄여보도록 하갰습니다.


딱히 이런 글은 친공이니 비공이니 할 이유가 없기땜시

그냥 공개로 풀도록 하죠.

그럼 일단...


프라모델에 심취하게되면 언젠가 한번쯤 들어보는 이름인 레진(개라지킷)킷트...


일단 이게 뭔지부터 썰을 풀어야합니다.



레진이란 쉽게 말하면 보통 무발포 우레탄 수지계열의 합성수지의 일종이며,

특정 주제A와 경화제 B가 1:1 이나 일정비율로 혼합이 되었을시에

단단하게 경화가 되어 성형이 되는 합성 수지로써,

건프라에쓰이는 프라스틱의 재질과는 좀 틀린...


일반 프라모델의 재질보다는 약간 무르고 가공성이 좋으며 속이 꽉 차있는 덩어리를 뽑아내기에
이상적인 수지입니다.
(이것도 종류가 엄청많지만 일반적으로 메카닉 레진을 뽑을때의 레진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신나 냄새같은 냄새가 나며, 경화시에 냄새가 심함...


뭐 이정도 되는것이 특징이며,



실리콘 틀을 수공으로 만들어, 매스로 절개,다시 틀을 봉합후, 레진을 넣을 가이드를 설치후,
탈포기안에 틀을 넣고 레진을 부어 넣은후 탈포기를 가동시켜, 실리콘 틀내부에 레진이 들어찰때 발생하는
기포를 빠르게 제거하여 다시 꺼낸후 경화 시키는 방식으로

생산공정이 모두 수공으로 이루어집니다.


때문에 단가 산출중에 인건비가 가장 크게 발생합니다.

거기다 실리콘틀의 내구성이 일반 금속 금형에 비해 턱없이 약하기때문에
정밀한 몰드를 성형할수 있지만 내구성이 약해서 10~20타순 사이의 성형물밖에 뽑아내기 힘듭니다.
실리콘의 퀄리티에 따라 잘 하면 25~30까지 뽑을수있는데

저희같은경우는 가급적 25타를 넘기지 않았고 그걸 신조로 삼아서 제작했습니다.

성능이 좋은편으로 잘 알려진 GE사의 RTV넘버의 비교적 고가 실리콘을 사용하였으며
단가는 현재 경화제까지 거래처마다 다르겠지만 한통에 60~70만원 정도 하거나
현재 더 올랐을수도 있습니다.

뭐 암튼 이건 중요한게 아니고...


어쨌든 이런 방식때문에 레진=비싸다 라는 인식이 우선이고,
도색유저가 아니면 접하기 힘든 금단의 영역으로 인식이 되는데,

일단 도색의 기초를 배우고 나면 사실 레진킷도 별로
다른점은 없습니다.


프라모델같은경우 런너자국과 접합선을 수정하여 다듬는것이 도색전의 가공처리의 주가 된다면,

레진 킷트는 성형시 발생하는 레진용액이 주입되는 주입구역할을 하는 게이트를 제거하고
실리콘 틀이 절개되어서 같이 형성이된 틀이 절개된 단차 즉 퍼팅라인을 우선적으로 다듬고
탈포중 발생하는 자잘한 기포를 메꾸고 수정해야하는것이 틀리고

일단 도색이 들어가면
프라스틱 모형이나 레진킷이나 크게 다른점은 없습니다.


하도(서페이서)- 중도(본도색)- 마스킹을 이용한 색분할-워싱,먹선, 기타 붓터치및 기법 -데칼등의 데코레이션
-상도(마감제)올려 마감.


이 순서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사실 국내에 레진킷의 입문이 어렵다는 인식을 만든것은

업체들 자신들이었습니다.




왜냐면 아까말했듯이 20타 이전에 틀이 점점 상하는 실리콘 성형의 특징을 무시하고

거의 틀 하나로 70~80타까지 뽑아내던

국내 레진복제 시장의 초창기의 품질관리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레진킷을 입문하려던 사람들에게 크나큰 좌절을 안겨줄만큼
형편없는 퀄리티였습니다.



당시 PVC 피규어를 생산하던 모 회사가

처음으로 레진킷을 생산하는 설비를 마련하여 일본 정품 모터헤드와 건담등을 대량으로
복제하여서 대박이 납니다.


그게 국내 레진킷 시장의 첫 배경이며, 모형계에 있어서 레진킷의 첫 부흥기였습니다.



그땐 너도나도 초타를 받기위해서

공동구매를 한다고 하면 너도나도 빨리 예약하기위해

잠복을 하며 기다리다 주문이 열리면 달려들어 사는 방식으로

미칠듯한 경쟁을 해가면서 초타 얻기에 매진하던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일명 줄서기...초치기라는 현상이죠.




제가 이런 시기에 모형을 입문했는데

전 사실 레진킷따위 처음엔 관심도 없었습니다.


저 쓸데없이 비싼 비누쪼가리 같은 골때린건 뭐가 좋다고 저렇게 열광하고있지?
엠지처럼 움직이지도 못하는걸 존나 좋아하네? ㅋㅋ


이러면서 저와는 관계없는 장르라 여기고 있었죠.


하지만 당시 레진킷의 매력은


반다이 정규 라인업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매력적인 라인업들은 전부 반다이 B클럽과 기타 레진 회사에서 나왔기때문에
희소성높은 모형들을 얻고싶은 욕심이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레진킷을 찾게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반다이 역시 이런 매니아적인 '틈새' 시장을 비클럽으로 공략하고 있었고,

여러가지 회사가 이 반다이 B클럽을 통해 레진킷을 발매하고 판매하였습니다.

그리고 나가노 마모루의 FSS 레진킷 시리즈...

가장유명한 3사인 대표적인 회사들..

원형사 히라이의 보크스와 아키라 타니의 카이요도, 그리고 이쿠시마의 워크샵캐스트..

이런 회사의 제품들을 복제해서 까페와 커뮤니티에서 공동구매를 하여

선 주문 후생산 방식으로 뽑아내어 비공개 시장으로 클로즈 마켓이 구성되어

판매가 되고있는 형태로 국내의 레진킷트 시장은 비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선 이런것들을 구할수 있는 여건이 사실상 어려운데다,


당시 일본 경매 자체도 활성화가 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대부분 레진킷트가 일본 내수용이기때문에 거의 환상의 제품들과 다름없었는데

이것을 접하려면 다름아닌 업체의 복제품을 사는것이 가장 쉽고 빠른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국내 레진업체들의 복제 시장은 첫 단추를끼웠고...



그렇게 점점 경쟁회사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제가 레진킷을 시작하게된 계기는

아래 썰에서 이야기 했던 코X를 시작할때부터였으며,


일반 복제가 아닌 자작으로 만든 원형을 생산하여 오리지널리티를 무기삼아
업계에 뛰어든겁니다.


이 이전까진 거의 국내에 자작 메카 원형은 전무한 상태였으며,

여러사람들이 이것을 시도 하였지만 미미한 성과를 거두었기때문에


장사를 하려면 복제가 낫다 라는 인식이 무엇보다 강했고 그게 당연하고 쉬운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복제사업도 여기저기 무분별하게 생겨나게되고

결국 시장쪼개고 밥 나눠먹기 행태로 변모하게 되면서 거의 별볼일 없는 소규모 자영업 형태로
축소되게 됩니다.

거기다 반다이가 한차례 거세게 휘몰아쳐서 유행시켰던 2000년대 초반의 모형붐이
점점 사그러 들기 시작하면서 유저들이 줄어들고 업체는 많아지는 기현상때문에

점점더 업체들은 배를 굶주려야 했으며,



유저들을 좌지우지하던 초창기에 레진킷트 시장을 독점했던 모 회사같은 영향력이 사라진

신흥 업체들은 훗날 실 구매자들 ...즉, 유저들이 뭉쳐있는 대형 커뮤니티 까페의 공동구매 추진에
위탁할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버립니다.


이래서 국내 레진킷의 판도는 몇개의 국내 대형 커뮤니티 까페의 영자들의 입김으로 좌지우지 되게 됩니다.


이런 격동의 시기에 같이 뛰어들어 복제사업을 하자니

당연히 힘들죠.

그게 코X를 시작하계된 계기였고 코X를 시작하기 이전의 시장 상황이었습니다.



대형커뮤니티 까페의 운영자들은 무슨 벼슬아치나 되는냥


자기가 아는 업체에 정품 레진킷트를 들고 이거 빌려줄테니까

우리까페 공동구매 하게 해주겠다.

원형 주인한테 3~4타 정도 주고 복제를 해라.

자기들이 인원 맟춰줄테니 공동구매 추진해줘라 라는둥...


심지어는 단가도 지들이 맟춥니다.



레진 한번도 안만져본 새끼들이 단가를 쳐먹이고있는 골때린 상황이

그때 업체들이 겪었던 황당한 시츄애이션이었죠.


몇몇 영자새끼들은 진짜 칼만 안들었지 정말 대단한 도둑놈 심보를 공공연하게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특정 모형을 복제하는데 들어가는 단가는 그당시 2000년대 초반 기준으로

실리콘 1통 레진 1통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얼추 재료비가 50만원정도 소진됩니다.

가령 FSS 개리지 킷트를 하나 복제한다고 생각했을때

당시 단가는 싸면 아이템에따라 1/100 모터헤드 넵튠같은 경장갑 MH같은 제품을 기준으로 싸면 6만,7만~9만
정도 되고 등빨이 되는 놈들은 10만이 넘어가는 단가가 나옵니다.


최대한 업체가 인건비를 뽑아내려면 까페쪽에서 공동구매 인원을 20명 이상은 맟춰줘야
수지타산이 맞고 실리콘 틀을 만들 노력에 의미가 생깁니다.


하지만 까페 영자새끼들이 추진한 공구중 이렇게 20명 이상을 맟춰주는 공동구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상상에 맡기도록 하죠.


제가 알고있던 모 업체에서는

MH중에서도 상당히 부피가 컸던

뭐시기 미라지를 공동구매했다

막상 제품 생산 다해놓으니 꼴랑 까페에서 4명 붙었다고...


나머지는 자력으로 떨이로 몇년에 걸쳐 팔았다더군요.




암튼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레진시장은 점점더

비 정상적인 행태로 변모하게 됩니다.




-2편에서 계속












댓글 : 6 개
엘핀의 몰락
그 시대 산증인이신 나타구님의 이야기로 궁금했던 것들이 조금씩 풀리네요.
어휴...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지같은 추억이 떠오른돠
와 돋네
아~ 재미가 넘치네요~
저도 무슨 비누쪼가리 같다고 생각했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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