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c.] 호날두 보러 간 직관,, 집관이 답이었다. 솔직한 직관 후기2019.07.27 AM 02:01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12년만에 내한하는 호날두,, 현존하는 세계 축구 선수 메시와 양분하는 호날두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대리 티켓팅까지 하며 조금더 돈을 주고 티켓을 구했습니다. 이제 34살인 호날두를 한국에서 또 언제 뛰는 모습을 보겠냐는 마음으로 비록 비싸지만 원래 계획했던 B석보다 더 좋은 A석 자리로 티켓을 구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쏟아지는 비와 함께 울리는 재난 문자까지 오는 걸 보고 호날두가 와서 호우주의보인가 생각하며 우의도 두개나 사면서 비 맞아도 그가 뛴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돈 이 시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여 오후 반차까지 냈습니다. 

 

6시반쯤에 상암에 도착했는데 비는 그쳤지만 매우 습한 날씨로 땀줄기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오직 호날두 하나를 보기 위해 이 힘든것도 참으며 경기장에 입장했습니다. 7시반, 7시 45분이 지나도록 유벤투스 선수들은 커녕 k리그팀 선수들도 나와서 몸을 안 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8시가 다 되어서야 방송으로 유벤투스 선수들의 도착이 지연되어 경기 시간이 연기된다는군요. 그래도 호날두 45분 의무 출전이 있어서 믿고 기다렸습니다. 약 6만 5천명이 모여서 그런지 LTE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시만 해도 정확한 지연 사유 및 출전 명단까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8시 30분부터 그라운드에 선수들이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호날두를 기다렸죠, 하지만 호날두는 몸을 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들 아 후반전 교체로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전반전은 다들 스크린에 호날두가 나올 때마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전반전이 지나고 중간 휴식 타임도 지났습니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다 나왔는데 7번 호날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부터 사람들이 당황하며 웅성대는게 느껴졌습니다. 45분 의무 출전인데 왜 안 나오지? 혹시 어디가 아픈가? 생각을 했죠. 그러면서 그래도 조금은 뛰겠지라는 마음으로 후반전을 관람을 했습니다. 하지만 70분 ,75분, 그리고 80분 점점 유벤투스 선수들이 교체되었는데 호날두는 몸을 풀지 않고 벤치에만 앉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초조한 마음에 연신 호날두 이름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호날두는 몸을 풀지 않았습니다. 80분이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스크린에 호날두가 나오면 다들 야유하기 시작했고, 몇몇 사람들은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90분이 다 되어갈 때쯤엔 몇몇 사람들이 메시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고, 이후로 90분 종료로 경기는 끝났습니다. 호날두는 경기장에 나와서 팬 서비스가 없었고, 오직 부폰만이 경기장을 돌며 응원해준 팬들에게 박수를 쳐주며 감사 인사를 보냈습니다. 

 

같이 경기장을 보러 갔던 동생이랑 집에 오며 이 분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야기했었습니다. 저는 첼시 팬이지만 요코하마 스폰서라 유니폼을 아직 못 사고 있어서, 호날두를 위해 처음으로 유니폼을 유벤투스로 구매했었습니다. 하지만 호구된 기분이 들면서 이 유니폼을 태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메시는 컨디션 안 좋고 펩이 출전을 막았지만 미안한 맘에 15분 뛰고 2골 넣으며 팬 사인회까지 다 소화하고 갔었는데,, 호날두는 팬 사인회도 하지 않고 심지어 출전도 안 했네요. 

 

어떻게 보면 주최측의 큰 잘못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유벤투스 측에서 요구한 3일 일정에 대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호날두 45분 의무 출전으로 계약 조건으로 잡으면 1일 일정으로 짜도 팬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무리하게 일정을 짜고 진행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호날두도 화가 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모든 피해를 왜 팬들이 받아야하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팬들을 대해주는 호날두를 보았을때 오늘의 호날두의 행동은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사리 감독은 인터뷰에서 호날두의 근육 부상으로 인해서 출전을 안 했다고 했는데, 부상이었으면 적어도 미안한 마음에 싸인회 일정은 소화했던지, 직접 보러 와준 팬들을 위해 직접 경기장에 나와 팬들을 대해주는 모습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욕을 안 먹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아마 이제 제가 직접 유럽에 가지 않는 이상 호날두의 뛰는 모습은 못 본다는 생각에 큰 맘 먹고 갔던 상암 직관이 이렇게 되어 매우 슬픕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7 개
  • Durak
  • 2019/07/27 AM 02:14
고생하셨어요. 에이젠시는 100퍼 사기꾼이들이고 날두는 인간이 덜 됐네요.

그래도 날두랑 동갑이라 메시 날두하면 날두편 들어줬는데 이제 둘다 싫군요.
저는 메시 호날두 차별없이 모두 좋아하는 단순 축구팬인데 이런 행동들은 너무 아쉽습니다..
https://m.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3364012?page=6 이런 사람도 있더군요..
아...ㅠㅠ
...결과는 열어봐야 아니 우선은 피카츄 배 만지고 있어야 될듯.
호날두가 입을 열어야 알 듯. 그리고 일정이 적었던건 확실히 문제라고 생각함.
이런식의 아시아 투어는 팬보다 안티팬을 만들 수 밖에 없음.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큰돈쓰고 휴가까지 내고 들뜬 마음으로 5시에 경기장에 갔는데... 경기 끝나고 집에 오면서 크나큰 배신감이 들더군요
좆두가 될 것인가 또 한번의 나라망신이 될 것인가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