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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2018년 4월 29일2018.04.29 PM 10:59
이번 주 소재는 쉽니다. 어쩌면 글도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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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의 미래편을 작성할 때에 우리나라의 미래에 비유하며 쓰다가 갑작스런 무력감에 빠져 너무 우울해지는 바람에 며칠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보니 시간이 흘러 한 주가 갔네요. 혹시라도 기다려주시는 분이 계셨다면 미안합니다. 오늘 하루만에 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원래는 선과 악에 대해 쓸려고 했어요. 아마 별 일 없으면 다음 주에 쓰게 되겠지요. 전에 한번 쓴거라 쓰는 것 자체는 별로 어려운 것은 아닌데 포장이 마음에 안드네요. 정확히 말하면 첫 시작. 어떤 글이라도 프롤로그, 아니 첫 문장으로 사람들은 글을 판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걸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이 글을 접할 때 (매번 하는 말이지만) 무의식적으로 지금껏 읽어왔던 글들을 떠올려며 이 글은 재미있겠다, 없겠다를 판단하게 되거든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흥미가 든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흥미가 없다, 이런 것들은 전부 그런 무의식적 편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왕 이렇게 된 것 평소대로 잡담이나 써야겠네요. 내키는대로 쓰면 정말 한도 끝도 없이 쓸 수 있어요. 오타며 오류며 비문이며 아무것도 신경안쓰면 매일매일이라도 쓸 수 있지요. 그냥 세상을 보고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를 쓰면 되니까요. 지금 쓰면서도 쓰고 싶은 게 여러 개 떠오르는데 주저하게 되네요. 저는 조금 이상한 편인 것 같으니까요. 제가 일반적인 감성과 약간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확실하게 느꼈던 적이 있는데, 아주 예전에 '적성'에 대해 쓸 때 저는 사람들이 이해할 줄 알았어요. 그것도 당연하게 이해받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솔직히 조금 충격받았어요. 그래서 쓸 때마다 늘 조금씩은 주저하게 되요.
그래도 썼던 것은 제겐 어차피 뒤도 없었고, 아무래도 좋았으니까요. 사실 지금도 뒤가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면서 이렇게 방만하게 지내는 것도 웃기죠. 아뇨, 아뇨, 어떻게 할지는 알아요. 모를리가 없지요. 근데 제가 그걸 하고 싶은 의욕이 적다는 게 문제에요. 대체로 다들 문제도 알고 해결방법도 알아요. 단지 하고 싶지 않거나 해서 의욕이 없을 뿐이죠. 어차피 뒤가 없으니까 마구잡이로 써볼게요.
의견
저는 어설프게 문제게 접근해서 문제만 지적하며 비아냥하거나, 겉핥기 식으로 해결방법을 내놓는 의견을 싫어하는 편이에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의견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공감을 산다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인 사회적 상식선의 의견이라는 거에요. 그런 상식선의 의견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이치가 맞지 않지요. 상식선의 문제였다면 이미 진작에 바꿀 수 있었을텐데요. 그렇게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겉핥기식의 문제해결방법은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을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요. 바꾸기는 커녕 문제를 심화시키지요. '아, 지금대로 하면 맞는거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냥 똑같이 행동할테니까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만큼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의견도 없지만, 그 만큼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의견도 많이 없지요. 생각해보세요. 통쾌하긴 한데, 본질적으론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죠. 그냥 똑같은 사람이 되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끝날 뿐. 무슨 성인군자냐며 비아냥 할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자기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하면 아마 이해할거라 생각해요.
무력감
사실 무력감은 예전에도 한번 저를 우울하게 만들어 몇 달을 아무것도 안하고 지내게 만들었어요. 배틀그라운드를 쓰고 나서 바둑의 미래를 쓰는데 우리 사회의 문제를 쓰면서 지적할려고 하다보니 내적 갈등과 혼란이 생기더군요. 내가 그것을 지적해서 뭐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면 내가 이상한게 아닌가? 내가 이상한 것은 알지만 굳이 내가 지적하여 귀찮은 상황을 맞이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 생각들 때문에 번거롭고 짜증나서 잠시 손을 놨지요. 이번에도 비슷하게 무력감에 빠져 며칠 흔들렸었는데, 어쩄든 쓸거에요. 어떤 반응이 나오든 그냥 받아드려 볼려고 합니다.
국가적 제도와 기업의 서비스
예전에 무의식 편에선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놓고 배틀그라운드 편에선 서비스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지요. 그 모순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하보고자 해요. 국가적 제도와 기업의 서비스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건 피할 수 없는 제도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의 서비스, 선택가능여부에요. 그리고 그 차이가 변화의 시작을 정하지요. 피할 수 없는 제도는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는 기업이 고객들에게 맞추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고객에 맞춘 혁신적인 서비스가 필요해요. 제도도 사람들에게 최대한 맞춰야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제도를 좋아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난한 이에게 맞추면 부유한 이가, 부유한 이에게 맞추면 가난한 이가, 좋아할 수 없겠지요. 그러니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생각으로 자발적으로 따라야 서로간의 다툼이 적고, 그래야 모두가 행복한 세상으로 발돋움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자발적으로 따르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자신의 생각이 한번 스스로 생각해서 나온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들의 생각을 그대로 읊을 뿐인가에 대해 고민해본다면 개인적으로 기쁠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생각이 그렇게 스스로 생각할 때 쓰이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 몹시 기쁠거에요.
책
최근 읽은 책 중에 인상 깊은 것은(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언어 기원, 자유론, 실험소설이에요. 사실 많이 안읽어서 읽은 건 대게 인상깊었어요. 이외에 몇 가지 더 있어서 나중에 한번 다뤄볼 거에요. 그나저나 참 신기도 하지요. 제가 옛날 사람들이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고 신기해요. 특히 실험소설에서 나온 '결정론'은 정말 놀랐어요.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음을 가정한다. 그러므로 원인을 이루는 조건을 바꿔주면 당연히 결과도 바뀐다. 다시 말해 결정론에 의하면 '운명'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제가 운명에서 벗어나 현상을 받아드리면서 그에 대한 원인을 찾게 되었는데, 이 결정론은 모든 현상에 원인이 있음을 가정하여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제가 운명에 기대게 된 것은 저에 대한 불신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제가 이 '결정론'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바뀌진 않았을테지만 그래도 좀 더 빨리 깨달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 어쩐지 슬퍼지더군요.
실험
사실 이 글은 예전 1월달에 써둔 거에요. 무의식 편에 썼던 실험에 대해 조금 써둔 거지요. 지금도 실험을 계속해서 조금 달라진 부분들이 있는데 뭐 크게 다르진 않아요. 그러니 당시 글을 올려볼게요. [몇 가지 실험을 지속 중인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엄청 잘해진다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리듬게임은 어려운 난이도를 체력회복 없이 클리어 하기 어려웠던 것을, 체력회복 없어도 클리어 가능해진 정도. 그리고 풀콤보를 노려볼 수 있는 정도. 실제로 가장 어려운 난이도 바로 아래 난이도는 이벤트 중 풀콤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일 뿐입니다. 뭐 엄청 잘하는 것은 아니지요. 정보수집과 노트를 치겠다는 의지만 가지고 누르다 보면 섬찟한 게, 마치 눈을 감고 걷는 기분입니다. 쳐지는 게 재미있는 동시에 그 미지의 장소에 가는 것이 겁나서 눈을 감다가 뜨는 것처럼 의식이 깨어나 ‘어어’ 하다가 실수를 하게 되더군요. 매번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뭐 그렇습니다. 언어의 경우, 어순이 같은 언어(일본어)는 영상적 이미지와 함께 들을 때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더군요. 한 애니메이션으로 테스트해봤었습니다. 쓰는 김에 한편 더 봤는데 모국어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 생기는 ‘공백’ 같이 몇 군대 ‘공백’이 생기는 것 빼고는 전부 알아들을 수 있네요. 아, 마시로와 나나미 귀여워요.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등장인물 대부분 마음에 드네요. 아무튼 라디오 같이 언어만 들을 경우엔 그 ‘공백’이 좀 더 늘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얼추 알아들을 수는 있었지요. 그러나 문장의 연결점이 부자연스러운 노래가사는 절반도 못 알아 듣겠더군요. 문자는 아이우에오도 정확히 못알아봅니다만… 어쨌든 듣는 건 얼추 알아 들을 수 있네요. 어순이 다른 언어(영어)는 현재 모험게임을 무자막 플레이 해보고 있습니다. 간단한 대사는 알아듣고, 어려운 대사는 그 장면자체를 기억해버려서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문장과 매칭은 안되더군요. 아마도 예상하지만 이 매칭이 완전해지면 처음 듣는 것도 알아들을 수 있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어순이 같은 언어는 그게 되었으니까. 이쪽은 문자를 알아볼 수 있으니까 들리기 시작하면 쉽게 터득할 것 같아요. 듣는 게 어려울 뿐이지. 사격은 AI와 사람의 차이라고 해야 할지, 패드와 ‘키마’의 차이라고 해야 할지, 뭐 패드로 할 때도 엄청나게 잘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잘 안되더군요. 가끔 커서를 움직일 때마다 표적을 연달아 맞출 때도 있기 때문에 잘하는지 알았어요. 커서를 빠르게 이동시키면서 버튼을 누를 때마다 표적을 연달아 계속 맞추게 될 때도 있었거든요. 그 때에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던지! 그렇지만 어쩌면 그건 패턴을 외워버려서 그런 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보단 조금 더 늘긴 했지만 잘 안되긴 하네요. 뭐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네요. 아 참, 이런 활용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스스로를 믿는 것이었어요. 자신을 믿어야 흔들리지 않고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계산되는 뇌의 계산, 즉 무의식의 계산을 사용할 수 있더군요. 아마도 스스로를 강하게 믿어왔던 사람은 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자신을 아예 믿지 못하는 사람도 못 믿기 때문에 차이를 못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쓰고 싶은데 멀쩡한 글이 나올 것 같지 않아 여기까지만 할게요. 사실 이걸 읽어주실 분이 얼마나 계실지는 저도 몰라요. 그럼에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신다면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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