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디지몬 월드 넥스트 오더 소감2016.11.20 PM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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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스템

 

1.1 육성 시스템

 

기본적으로 옛날 팬들럼 시스템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 육성 게임의 붐을 이끈 다마고치의 영향을 받은 디지털 괴수 다마고치 게임을 표방하고 발매되었던 게임이기에, 다마고치의 기본적인 시스템인 먹이, 배변, 수면이 기본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리를 잘못하면 디지몬이 병에 걸리는 시스템이다. 디지몬 월드 게임은 초창기에 이러한 시스템을 콘솔에 그대로 채용하였으며 현세대 디지몬 월드의 게임인 넥스트 오더에서도 그대로 인계되었다. 또한 초창기 게임의 육성 시스템과 별 달리 변한 것 없이 큰 틀은 같았다. 

 

1.1.1 육성 사이클

 

디지몬은 아침, 점심, 저녁 주기로 먹이를 요구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먹이를 주지 않으면 육성미스로 이어진다. 또한 먹이는 고기, 버섯, 열매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디지몬에 따라 좋아하는 카테고리가 다르며 개체별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하나씩 있다. 배변은 먹이를 주고 나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디지몬이 신호를 보내며 화장실 혹은 간이화장실을 이용하여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이것 또한 일정 시간동안 해결하지 않으면 육성미스로 이어진다. 이러한 시스템은 디지몬 월드의(초창기밖에 안 해봤지만...) 전통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디지몬을 돌본다는 근본적인 육성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한 디지몬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 있겠다

 

다마고치라는 이미 사장된 장르를 다시금 플레이할 수 있는 향수를 느낄 수 있으며, 벌써 십 몇년이 지난 시리즈인데도 이러한 기본 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이것도 중반까지야 흥미를 느끼지, 똑같이 반복되는 사이클을 일일이 신경쓰며 관리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였다. 특히나 디지몬이 한두마리도 아니고, 다른 디지몬으로 환생시키고 이런 작업을 계속 반복하는데 누가 아이고 이쁘다고 좋아하겠는가. 특히나 디지몬의 기분을 항상 좋게 만들기 위해 개체별로 원하는 먹이를 일일이 노가다 해서 준비하는 것도 귀찮고, 무엇보다 인벤토리가 너무너무너무 부족해서 아이템 관리하기가 무척 빡쎘다. 육성의 재미는 초반뿐, 시간이 지날수록 거슬리는 시스템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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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칭찬하거나 혼냄으로써 교육 게이지의 변화에 따라 진화 조건이 변하기도 한다ㅡ

 

1.1.2 트레이닝

 

트레이닝 시스템 또한 당연히 들어가 있다. 디지몬의 스테이터스를 올리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단계로 초반에는 트레이너가 짱박혀 있어야 하는 곳이 바로 짐이다. 트레이닝에는 디지몬의 기분이나 요일별, 먹이에 대한 보너스가 붙어 있으며 가장 효율적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가장 보너스가 많이 붙은 쪽으로 트레이닝 하는 것이 좋다. 트레이닝 시스템 또한 옛 다마고치나 팬들럼에서나 볼 수 있던 시스템으로 현세대에서는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이다. 다만 여기에는 한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환생 시스템에서 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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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짐(Gym)은 진짜 지겹도록 들리는 곳이다ㅡ

 

1.1.3 환생

 

디지몬을 환생시키기 위해선 디지몬이 사망해야 하는데, 디지몬의 수명이 생각보다 길다. 다른 디지몬을 키우기 위해선 디지몬의 수명이 다하기 까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딱히 게임 내에서 시간을 소비할만한 컨텐츠는 트레이닝이 전부이다. 물론 디지몬에게 썩은 고기를 줘서 병에 걸리게 하거나 극한으로 피로도를 쌓이게 해서 수명을 줄일 수 있지만, 결국 남은 수명을 다 소모시키기엔 많은 시간을 낭비시켜야 한다. 그러기에 디지몬을 훈련시키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문제는 바로 환생을 하면 죽기 전의 디지몬의 스테이터스를 일부 디지몬이 인계를 받는다는 점이다. '디지몬의 스테이터스를 인계받으면 좋지 않느냐'라는 말이 당연히 나오겠지만, 이전 디지몬이 트레이닝을 쌓으면서 엄청 강해지는데, 이런 스테이터스를 인계받는 점에서 반복하면서 이런 작업을 거치면 디지몬은 먼치킨이 된다. 한 스테이터스가 1500이였는데 다음 환생에서 그걸 인계받고, 또 환생하는데 인계받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면 이미 성장기 디지몬이 말도 안 되는 능력치가 쌓여서 게임의 밸런스를 망친다.

 

물론 단순 환생에서 인계받는 스테이터스는 얼마 안 될 것이라 생각되지만, 보통 게임을 진행하면서 트레이너의 스킬 중 나중을 위해 진화할 때마다 능력치 상승 보너스 스킬을 찍고 환생했을 때 많은 확률의 스테이터스를 인계하는 보너스 스킬을 찍을 것이다. 이러한 스킬을 찍고 육성과 환생을 반복하면 게임의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되어버린다. 한마디로 밸런스 붕괴가 된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디지몬의 수명이 생각보다 길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처음 육성하는 디지몬의 애정 때문에 보통 수명 증가 스킬을 찍을텐데, 결국 나중에는 이것이 독이 되어버린다. 다른 디지몬을 키워보고 싶은데 도저히 디지몬이 죽질 않는다. 결국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디지몬을 죽이기 위한 작업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무지막지한 시간이 소비된다. 물론 디지몬의 수명을 감소시키는 아이템과 테이머의 스킬을 초기화 시켜주는 npc가 나오는데, 아이템은 클리어 하고 나서도 노가다를 통해 해금이 되고 그 아이템 마저 수명을 줄여주는 대신 무지막지하게 스테이터스를 상승시켜 디지몬을 더욱더 먼치킨화 시킨다. 테이머 스킬 초기화는 중반부쯤에 가능한데, 일단 중반부에서 스킬을 초기화 시킬 일도 없고, 돈이 너무 들어서 초기화할 염두도 나지 않을 뿐더러 수명 증가 스킬을 찍지 않는다 하더라도 체감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결국 환생 시스템은 다른 디지몬을 진화시키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들여 노가다를 하거나, 디지몬을 먼치킨화 시켜서 밸런스 붕괴의 요소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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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성숙기 주제에 미친 스테이터스를 자랑한다ㅡ

 

 

1.2 배틀


1.2.1 일반 배틀

 

디지몬 월드의 전투 시스템은 무척 간단하다. 디지몬은 자동적으로 알아서 회피를 하거나 공격을 하며 이러한 동작에는 플레이어의 컨트롤이 기본적으로 필요하지 않는다. 다만 오더 포인트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으로 디지몬에게 스킬 명령을 하거나 필살기, ExE 합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오더 포인트를 사용하여 명령하거나 아이템을 던저주면서 서포트하는 것이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모든 전투 요소이다.

 

문제는 이 오더 포인트를 사용함에 있어서 스킬을 명령하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애초에 디지몬들은 자신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회피를 하거나 스킬을 사용하는데, 굳이 오더 포인트를 소모하여 디지몬에게 스킬을 명령할 필요가 없다. 상성이니 뭐니가 있겠지만 이미 파워짱짱짱 강한 디지몬은 보통 잡몹은 한방, 강한 몹은 몇 대 때리면 바로 골로 가기 때문에 애초에 의미가 없다. 초반에는 유용하지 않느냐? 물론 유용하지 않다. 오더 포인트로 가장 효율적이게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필살기 명령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들이 알아서 스킬을 쓰는데 굳이 오더 포인트를 쓸 필요성이 없으며 짱짱강한 필살기나 ExE 합체진화를 하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 솔직히 오더 포인트를 사용하여 스킬을 써야 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또한 배틀이 너무 단조롭다. 디지몬들이 알아서 공격하고 회피하는데, 굳이 플레이어가 컨트롤 할만안 요소가 그다지 많지 않다. 회복 아이템이나 부활 아이템, 버프 아이템이 있긴 한데, 트레이닝을 충분히 하면 스토리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환생 노가다를 조금만 하면 배틀은 순식간에 끝나기 때문에 아이템을 쓸 기회도 많지 않다. 초반에야 오더 포인트를 쓰면서 어느정도 컨트롤을 하는 재미야 조금은 있겠지만 결국 중후반 되면 그딴 것도 없다. 이미 로얄 나이츠니 악마니 하는 디지몬보다 이미 성장기, 성숙기 디지몬이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결국 후반부만 되면 넋놓고 디지몬들이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관전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육성배틀의 본좌 포켓몬과 비교해 보자. 포켓몬은 수많은 포켓몬들의 특성과 성격, 개체치, 노력치, 종족값 등의 요소와 수만은 변칙적인 기술로 전략적인 배틀이 가능하다. 하지만 디지몬은 뭐가 있는가. 그냥 테이머 스킬 범벅에 환생 스탯 보너스 등으로 스테이터스만 뻥튀기 하면 끝이다. 전략성? 그딴 거 없다. 디지몬이 강하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며 상성 그딴 거 필요도 없다. 애초에 상성에 대한 것도 디지몬을 2마리밖에 데리고 있지 못하는데 무슨 전략이 필요한가. 알아서 전투하고 알아서 게임이 끝나는데 말이다. 전략이 아닌, 육성에 촛점이 맞춰진 게임이라면 어느정도 납득이 되지만, 납득이 재미로 이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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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플레이어가 굳이 뭘 할 필요는 없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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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오른쪽에 널부러 자빠진 오메가몬이 보이는가? 성숙기로도 별 거 아니다ㅡ

 

1.2.2 네트워크 배틀

 

이번 작에 네트워크를 통한 디지몬 배틀이 있다. 서버에 연결해서 디지몬 3마리를 팬들럼에 등록하여 3:3 배틀하는 시스템이다. 배틀 시스템은 팬들럼의 그것과 차이가 없으며 디지몬의 능력치에 따른 승패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디지몬이 발사체 하나를 쏘느냐, 두개를 쏘느냐, 네개를 쏴서 상대방에게 공격을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다. 물론 이것 또한 자동적으로 진행되며 옛날 팬들럼처럼 흔들거나 뭘 하는 요소는 없다.

 

근데 웃긴 게, 진짜 플레이어가 배틀에 관여할 수 있는 요소가 하나도 없다. 옛날 팬들럼은 흔들기라도 했지, 본 게임에서는 그래도 오더 시스템이라도 있기야 했지, 이건 진짜 넋놓고 바라보는 데이터 싸움에 불과하다. 디지몬 팬들럼을 사용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게 좋다 치자, 처음에야 '와 이거 넘넘 좋네'하지 결국 나중에 가서는 별 의미 없는 배틀에 흥미를 잃게 된다. 또한 배틀도 하루에 3번이 정해져 있어서 싸우고 싶은 만큼 싸울 수도 없다. 전투의 극단적인 단순화, 시각적인 요소는 거의 고전에 머물러 있으며 싸움 횟수 마저 하루에 3번으로 정해져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재미를 느끼라고 만든 시스템인지 모르겠다.

 

네트워크 배틀을 통해 포인트를 얻어서 아이템을 교환할 수 있는데, 아이템들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쓸모없는 것들이다. 회복 아이템이나 보조 아이템, 스테이터스 상승 아이템이 가장 최고 티어의 경품인데, 아까도 말했듯이 일반 배틀에는 아이템을 쓰는 빈도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스테이터스 아이템은 진짜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이 포인트로 뭘 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우며 차라리 콜로세움에서 포인트를 쌓아서 디지몬 진화석이나 얻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물론 랭킹도 있긴 하지만 이 네트워크 배틀에서 랭킹에 올라가기 위해 열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솔직히 말하면 이 네트워크 시스템은 허울일 뿐, 과거 향수를 일으키기에만 충분하며 굳이 있으나 마나 하는 계륵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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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가만히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ㅡ

 

 

2. 스토리

 

이번 디지몬 넥스트 오더는 '성인이 된 플레이어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표어를 달고 출시했다. 그러한 만큼 스토리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가가 관심이 쏠렸다. 디지몬 월드라는 프랜차이즈가 모험인 만큼, 그 안에서 스토리의 깊이를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었었다.

 

까놓고 말하면 결국 이것도 디지몬 월드이다. 진짜 스토리가 별거 없었다. 스토리는 디지몬 바이러스인 브레인 어쩌구의 확신을 막기 위한 것이고, 반전이 있느나 마나한 굉장히 단조로운 스토리 라인이다. 물론 동료들의 고민이나 갈등이 있지만 이것 또한 한번 훅 보여주고 한번에 훅 해결시키고 끝이 나난다. 그리고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라느 뭐니 하면서 디지몬 월드에 흩어져 있는 디지몬들을 마을로 데려오라는 게 거의 스토리의 반을 차지한다.

 

이것이 성인이 된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인가? 스토리의 질이 너무 낮고 평면적이며 일직선이다. 도대체 어떤 면이 '성인이 된 플레이어를 위한'인 것인가. 보통 이러한 요소는 스토리 면에서 부각을 들어내야 하지 않는가. 게임 내 요소들도 밝고 경쾌하며 고기군이니 야채군이니 시덥지 않는 놈들이 전쟁을 하지 않나, 게임하는 내내 어처구니가 없었다.

 

플레이어의 디지몬은 말을 하질 못한다. 분명 다른 조연들의 파트너 디지몬들은 말만 잘 하는데 플레이어의 파트너 디지몬은 기뻐하거나 뗑깡부릴 때 함성만 지를 뿐이다. 분명 디지몬들은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거 아니였나? 왜 플레이어의 디지몬들은 말 한마디 뻥긋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고작 하는 말이 길에 떨어져 있는 재료나 몬스터를 보면 가타카나로 '뭔가 있어'하고 텍스쳐만 출력될 뿐이다. 난 마지막 엔딩쯤에는 그래도 적어도 한마디는 말할 줄 알았는데 내 기대가 너무나 컸던 모양이다.

 

메인 스토리가 굉장히 짧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선 흩어진 디지몬들을 마을로 데려와라!(ㅋㅋㅋ) 때문에 디지몬 찾기와 서브 퀘스트를 하는 데에 시간이 거의 차지한다. 현 플레이 시간이 거의 30시간이 넘는데, 아마 서브 퀘스트와 클리어 후의 플레이가 20시간을 넘을 것이다. 하기사, 이정도의 스토리 라인에서 얼마나 많은 분량을 바라겠는가. 게임의 마지막 장인 4장인 점이 포인트이다.

 

다만 마음에 들었던 점 하나는 초대 디지몬 주인공이 거의 주연급으로 활약하는 점이다. 그거 말고는 없었다.

 

솔직히 스토리에 대해 감상은 별로 없고 길게 하고 싶지도 않다. 딱 그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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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뭔가 분위기 잡고 있지만 별 거 아니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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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이번 작에서 초대 주인공은 간지남으로 출현한다ㅡ

 

3. 파고들기 요소

 

메인 스토리를 클리어하면 파고들만한 요소는 상당히 많다. 상당히 많을 뿐이다.

 

이놈의 야리코미 요소가 진짜 웃긴 게, 대부분이 노가다이거나 디지몬을 마을에 데려오기이다. 농담이 아니라 노가다의 대부분은 건물 레벨 올리는 것과, 그것에 따른 디지몬의 출현, 디지몬을 데려와서 엑스트라 던전 개방이 90%를 차지한다.

 

기본적으로 스토리 클리어 후의 디지몬 월드에서 디지몬과 조우하기 위해선 건물의 레벨을 올려야 한다. 근데 건물 레벨업에 필요한 재료가 정말 터무니 없이 안 나올 뿐더러 요구하는 양이 너무 많다. 테이머의 이동속도가 그렇게 빠른 것도 아니고, 대륙은 넓고, 로딩은 길고, 스팟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원하는 재료가 확정적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나온다고 해도 양이 너무 적게 나온다. 테이머 스킬 중에 채집 스킬이 있는데, 모든 걸 찍어도 잘 안 나온다. 분명 설명에는 상급 재료와 채집 수가 올라간다는데, 확실히 상급 재료의 채집확률은 올라간 것 같지만 채집 수는 그다지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재료를 다 모았다고 해서 바로 뚝딱 건물이 레벨업 하는 게 아니라 게임상의 시간으로 거의 하루가 지나야 건물이 완성된다. 뼈 빠지게 재료 모아와서 건물 레벨업 시킬려고 했는데 또 완성될 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슬슬 이때 자신의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건물 레벨이 오르면 디지몬 출현 조건이 해금되는데, 여기서 어떤 건물의 레벨을 올려야 해당 디지몬의 출현 조건이 해금되는지 모를 뿐더러 위치 또한 모른다. 공략을 보지 않으면 이것만 도대체 몇십시간, 몇백시간을 해야 하는지 상상조차 하기 괴롭다. 공략을 보고 디지몬을 만나러 가는데, '내가 게임을 클리어 하고 게임을 파고 드는 요소가 고작 디지몬을 마을에 데려오기 위해서인가'하고 자괴감이 든다. 디지몬이 건물만 레벨업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몇몇 디지몬은 선행 서브퀘스트의 디지몬의 의뢰를 들어주고 마을에 데려와야 하는데, 이것 또한 결국 맵 뺑뺑이 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 게임의 대부분의 시간은 맵 뺑뺑이이다.

 

엑스트라 던전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이러한 노가다를 걸쳐 겨우 해금이 되는데, 이미 환생으로 짱짱 강해진 디지몬들을 데려가면 허탈감만 느껴진다. 결국 엑스트라 던전에 들어가도 긴장감 하나 느껴지지 않고 디지몬들이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쓸 필요도 없거니와 필살기 좀 써보고 싶어도 오더 포인트 모이기 전에 이미 게임은 끝나있다. 엑스트라 던전? 지나가는 개한테나 주라지.

 

콜로세움이라는 곳이 있긴 한데, 여기에 몇몇 경기에는 조건이 있다. 파트너 디지몬이 완전체 이하라던가 자연속성, 어둠속성인 디지몬을 데리고 있느냐에 따라 도전할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여기서 웃긴 건 소지할 수 있는 디지몬은 '단 두마리'뿐이다. 결국 해당 배틀을 진행하고 싶으면 디지몬을 진화시키거나 환생을 시켜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상위 배틀에 도전하려면 이전 배틀을 클리어 해야 하고 콜로세움 건물을 레벨업 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엄청난 노가다를 하지 않는 이상 챌린지 자체가 불가능 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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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이런 맵을 수십번 뺑뻉이 돌아야 한다니 혈압이 오른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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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엑스트라 던전? 성숙기로 충분하다ㅡ

 

 

왜 디지몬이 포켓몬처럼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지 못하는가, 충분히 매력적인 디지몬들, 훌륭한 미디어믹스의 힘입어 인기를 얻을만한데 말이다.

이유는 다 있다, 원작이 이런 식인데.

좋게 말하면 전통성 있는 시리즈, 다르게 말하면 발전 없는 시리즈이다.

별 의미 없는 디지몬 마을로 데려오기, 별볼일 없는 스토리, 붕괴되는 밸런스, 단순반복 파고들기

'성인이 된 플레이어를 위한'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걸까.

 

이 게임은 자신이 정말 디지몬이 너무 좋다, 디지몬만 보면 환장을 한다, 디지몬을 육성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하는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만 그 이외의 깊이있는 배틀, 스토리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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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디지몬이 좋다면야ㅡ

 

 

댓글 : 2 개
전 요즘 새로나온 디지몬 시리즈 어플몬에 빠져서.. 3ds도 피카츄 한정으로 여자친구가 야후옥션에서 낙찰해줫네요.. 12월 1일에 3ds판 어플몬 게임 발매인데.. 어플몬 칩이랑 연동도 되고.. 어후.. 일본오니 여긴 게임의 신세계
게이머에겐 일본은 신세계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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