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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글]] 즉문즉설 '재밌게도 외국인 강연 (산호세에서)'2014.11.14 AM 09:22
강연 내용, 소감 일부만 퍼왔습니다.
▲ 강연에 앞서 Rob Keim 신부님이 인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먼저 강연을 할 수 있게 성당을 제공해주신 신부님의 인사 말씀과 오늘 강연을 통역해 줄
제이슨림님의 소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된 스님 소개영상이 끝난 후 스님께서는 연단으로 나오셔서
잠시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한 10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따로 따로 살았습니다.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끼리 불교인들은 불교인들끼리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끼리
중국인들은 중국인들끼리 제한된 공간 안에서 자기들끼리 살았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 자기들의 가치관이 옳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세계는 서로 뒤섞여 살고 있습니다. 내가 기독교인이지만 친구 중에 불교인이 있고,
내가 한국인이지만 이웃에 중국인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이념, 사상이 한 공간 속에 서로 교류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내 문화, 내 신앙, 내 가치관이 옳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틀리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서로 부딪히게 됩니다.
그래서 갈등이 심화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의문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옳은가?’,
‘이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진실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의문이 생겨납니다.
오늘은 이런 문제를 가지고 대화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질문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질문의 주제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의 고뇌도 좋고,
사회적인 것에서 생겨나는 문제, 과학적인 문제, 인간문제, 자연문제 등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입니다.
제한을 두지 말고 함께 대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을 질문할까,
무엇을 제기할까 망설이지 말고요. 어떤 것도 좋습니다. 시작해봅시다.
좋은 질문을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질문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총 10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한국인들과의 질문은 주로 인생에 대한 고뇌와 갈등에 대한 질문이 많다면
오늘 외국인들과의 강연에서는 아직 사회보편적인 가치관에 대한 물음이 더 많았습니다.
아직은 이런 즉문즉설 방식의 강연이 낯설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설명이 긴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다음은 외국인들이 스님께 질문한 내용입니다.
▲ 외국인 130명이 참석하여 스님께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It appears that you have anoverwhelming schedule travelling all over
the world meeting lots of people.
How do you manage your busy schedule andmaintain your health?
전세계를 방문하시며 매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 내셔야 되는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스케줄을소화하시면서 그 와중에 건강을 챙기시는지요?
I have a standard question related toBuddhism.
On one hand, Buddhism stressesnot having desires and not caring about outcomes.
And yet, it stresses compassion as well.
That seems to be in conflict with Western Christianitywhere
compassion springs out of caring and wanting certain outcome.
불교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불교는 한편으로는 욕구를 버리고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 강조합니다.
그러면서도 자비를 강조합니다. 서양 기독교 가르침에서는 연민(자비)이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어떠한 (좋은) 결과가 일어나기를 원하는 것으로부터
생긴다고 하기 때문에 이 둘이 대립되는 것같습니다.
Now, I understand the distinctionbetween different desires.
But regardingthe desire for society in relation to social justice and individual suffering,
what will motivate a person to take an action for social justice?
이제 여러가지 욕구의 차이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사회에 대한욕구, 즉 사회적 정의와 개인의 고통 측면에서
무엇이 개인으로 하여금 사회 정의를 위해 행동할 수 있는동기를 부여할까요?
I would like to know different paths toenlightenment.
깨우침으로 가는 여러 길들을 알고 싶습니다.
In relation to the three desires youmentioned,
because we’re human, we have a desire to have an identity.
Which category will this desire fallinto? And, what do we need to do withsuch desire?
말씀하신 세 가지의 욕구 관련해 질문하겠습니다.
인간은 아이덴티티 (정체성)를 가지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이 욕구는 세 가지 욕구 중 어디에 속합니까? 또 이 욕구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People being biased or greedy is part ofhuman nature.
Since this is part of nature, it would not be good or bad.”
What do you think about this statement?
“사람들의 편견이나 욕심은 인간의 본능이며 자연에 섭리이니 이것은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
라는 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s we live, we encounter problems likebetrayal and hatred between
business partners or loved ones.
For me, it’s very hard to forgive.
A lot of my friends tell me to just forgive, but I have a hard time to forgive a friend who betrayed me.
Am I wrong to not forgive?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업 파트너간이나 또는 사랑하는 이들 간에 배신과 미움을 경험합니다.
저는 용서가 잘 안됩니다. 제 친구들은 그냥 용서하라 하지만 저는저를 배신한 친구를
용서 하기가 힘듭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제가 잘못됐나요?
I have a question regarding dreams fromsymbolism and neurobiological aspect.
Doyou dream and can you share what you do in your dream?
Meaning, do you interpret your dream and getmeaning out of it?
꿈의 상징적인 면이나 신경 생물학적 측면에서 질문하겠습니다. 스님은꿈을 꾸십니까?
어떤 꿈을 꾸십니까? 말하자면, 꿈에 대해 해석하고 의미를 두시는지요?
In Christian tradition, some dreams aremessages from God.
Is there messageaspect of dream in Buddhism?
크리스찬 전통에서는 어떤 꿈은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여깁니다.
불교에서도꿈을 메시지 측면에서 보는 경우가 있습니까?
Regarding how justice was defined by youearlier, nature is neutral.
So if mandoes better than nature, it is good. But, if man does worse than nature, then it is evil.
Is this correct?
먼저 정의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자연은 중립적이라 하셨는데
그렇다면 사람이 자연보다 잘 행하면 그것은 선이고사람이 자연보다 못 행하면 그것은 악입니까?
I am a Korean and moved to the U.S. fouryears ago and married a Jewish-American.
What kind of effort should I put for loving family and raising children?
저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4년전에 이민왔고 유태인계 미국인과 결혼했습니다.
행복한 가정과 자식들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Do you have any advice for overcomingcultural difference in regards to raising a family?
가족을 위해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조언해 주세요.
Without science, how do you validateyour answer to the questions from audience?
과학에 근거를 두지않고 스님은 어떻게 청중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입증하실수 있습니까?
이렇게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 스님께서는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제이슨 림의 빠르고 정확한 통역으로 동시통역기를 끼고 있는 것처럼 문답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 빠르고 정확하게 영어 통역을 해주시는 제이슨 림. 스님의 외국인 강연이 있을 때 마다
어김없이 비행기를 타고 달려와 자원봉사를 해주고 계십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화를 조절하는 것을 잘 못하는데 어떻게 화를 다스릴 수 있는지 묻는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I am really bad at anger control. I think I am mature enough tokind of recognize
the moment that I lose my control. But I just can’t suppressthat.
I have problems suppressing my anger although I kind of recognize themoment that
my brain just goes around. How can I do better anger control?”
저는 화를 조절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 제가 조절이 안 되는 그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 같긴 한데요,
화를 잘 참지는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화를 더 잘 조절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화가 날 때는 첫째, 화를 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도 자극을 받아 화를 냅니다.
나는 또 더 크게 화를 냅니다. 화가 확대 생산됩니다. 대부분 우리는 이렇게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손해가 됩니다. 가장 어리석은 행동에 속하죠.
두 번째, 화를 참는 것입니다. 그러면 확대 생산은 안 됩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니까
사회윤리적으로는 아주 좋게 평가됩니다. 그러나 내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즉 나를 괴롭힙니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윤리적으로 칭찬받지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화를 참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화를 내라는 거냐? 그것은 물론 아니겠죠. 화를 내느냐 참느냐가 핵심이 아닙니다.
화가 일어나니까 참느냐 내느냐 두 길 밖에 없죠. 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두 길이 다 없어집니다.
화를 내지도 참지도 않습니다. 화를 내느냐 안 내느냐가 핵심이 아니고
'화가 왜 일어나는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화가 일어날 때 왜 일어나는지 살펴야 합니다.
‘너 때문에 화가 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이 문제가 깊이 관찰되야 합니다.
이것이 깊이 깊이 관찰이 되어서야 화 낼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화가 일어나지 않는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설령 놓쳐서 화가 일어나더라도 상대를 문제 삼는 게 아니고 '내가 놓쳤구나' 하고 되돌아 갑니다.
이 경우에는 첫째, 일어나지 않거나, 둘째, 일어났다 하지만 금방 사라지거나,
셋째, 화를 내는 단계까지 갔더라도 ‘까르마가 작용하구나’ 알아차리는 계기가 됩니다.
이번에는 비록 놓쳤다 하더라도 문제의 원인을 발견했기 때문에
다음에 화가 나지 않는 단계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공부해 가면 화가 나는 횟수가 줄어들고 또 화를 내더라도
회수가 줄어들고 화났을 때 지속 시간이 줄어들고 실제로 변화가 일어납니다.
참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일어나는 그 뿌리를 봐야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자기가 ‘옳다는 것’에 순간적으로 집착하면 화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과연 ‘옳으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지 ‘옳은 것’은 아닙니다.
늘 자기 중심에 서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것이라기 보다는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식이 됩니다.
이것은 오류입니다. 오류에서 발생합니다.
이렇게 몇 가지 부분을 깊이 관찰하면 원인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머리로 이해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건 무의식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의식으로 콘트롤 되는 것은 아닙니다.
되풀이 해서 연습하게 되면 많은 실패 끝에 억누르는 것이 아니고,
콘트롤 하는 것이 아니고, 화를 알아차리고 멈추는 단계로 갑니다.
용서해 줄 것이 없는 단계가 진정한 용서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용서한다 할 때는 ‘내가 옳다’는 얘기입니다.
용서하는 것으로는 같은 문제가 몇 회 반복되면 용서 못하는 쪽으로 터져버립니다.
그래서 이렇게 심리 근저의 본질을 꽤뚫어야지 윤리 도덕적인 것만으로는 풀 수 없습니다.
그러나 1단계로는 화를 내면 나에게도 남에게도 손실이 오므로 일단 멈춰야 합니다.
그러나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이렇게 10명의 외국인들이 묻는 질문에 모두 답변을 마치니 2시간 25분이 흘렀습니다.
핵심만 짚어서 명쾌한 답변을 해주신 스님께 외국인들도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진리란 먼 곳이 아닌 우리들의 삶 속에 있다고 강조하시며
이렇게 강연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좋은 시간이었어요? 어려웠어요? 생활적인 내용을 갖고 쉽게 얘기했지만
철학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가 너무 쉽게 얘기해서 가볍게 느껴질 거예요. 진리는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 있습니다. 괴로워 하고 번뇌하는 곳에 진리가 있습니다.
진리는 우리의 마음이 작용하는 곳에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을 사실대로 파악하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넘어졌으면 넘어진 줄 알아야 하는데 넘어진 줄을 모르는 것이 오류입니다.
틀렸을 때는 틀렸음을 알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간단합니다.
그처럼 진리는 사실을 사실대로 아는 것입니다.
좀 더 이런 것을 알게 되면 어려분의 삶이 편안해지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한테도 한 번 웃어 줄 수 있고, 물건도 하나 들어 줄 수 있습니다.
‘남을 도와주어야지’ 하는 의무감으로 하지 않고 그냥 해줄 수 있습니다.
좋은 일도 의무감으로 하면 힘이 들고 무겁습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한 것은 불교의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법당 안에서 대화를 했을 때는 대화가 아주 제한적이었습니다.
진리다 법이다 이런 얘기만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문제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을 법당 밖으로 내었습니다.
그러니 아무 주제나 가지고 얘기를 하게 되고 그런 얘기를 하면 유쾌하고 웃습니다.
그것을 ‘야단법석을 떤다’ 라고 하는데 오늘은 별로 웃음이 적었어요.
통역을 해서 그런가봐요. 저녁에 통역없이 한국인들과 이렇게 하는 방법을 한번 보세요.
훨씬 많이 웃고 재밌게 할거예요.
구체적인 삶의 고뇌를 가지고 질문을 하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무리 말씀을 하시면서 오늘 장소를 제공해주신 신부님에게 큰 박수를 부탁드리고
좋은 통역을 해준 제이슨 림에게도 큰 박수를 부탁드렸더니 큰 박수 갈채가 쏟아집니다.
강연에 참석했던 외국인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백인 남성분은 “스님의 답변 속에서 왜 스님이 이런 활동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하면서
“전체적으로 큰 그림이 그려졌는데 굉장히 깊은 뜻이 있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질문을 하려고 줄은 섰지만 시간이 다 되어 질문하지 못했던
백인 남성분께 질문을 하지 못했지만 괜찮은지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의 답변 속에서 본인의 의문이 해결되었다”며 만족해 했습니다.
한 외국인은 “질의 응답 하는 방식이 정말 실용적이었다”고 하면서
“용서, 이해, 그리고 사랑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또 “특히 좋았던 부분은 오계를 다양한 주제들을 설명하는데에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것이었다”고
하면서 강연 내용이 정말 감명 깊었는지
“내년에 스님께서 이곳에 또 오시면 꼭 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배움이 많습니다.
- 글리젠 마이스터
- 2014/11/14 AM 09:37
- Yo로코roM
- 2014/11/14 AM 11:30
넘어 졌을 때 넘어진 것을 알아야 한다. 정말 와 닿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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