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글]] 즉문즉설 '키우는자가 엄마입니다. (시드니에서)'2014.12.02 AM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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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퍼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아주 좋죠? 주말인데 놀러 안 갔다 오셨어요?

오늘은 일요일인데 교회나 성당, 절에 잘 다녀오셨어요? (청중들 웃음)

여러분들이 예배, 미사 다 드리고 오시라고 3시에 강연을 잡은 거예요.

저도 오늘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어요. 오늘까지가 봄이고 내일부터 여름이라죠?

한국에서는 오늘까지가 가을이고 내일부터가 겨울입니다.

저는 유럽으로 해서 미국, 남미, 뉴질랜드를 거쳐서 호주로 왔습니다.

그렇게 남쪽으로 오니까 완전히 계절이 바뀌어서 좀 어리둥절하네요.

어제는 브리즈번에서 강연을 했고,

그제는 멜버른에서 강연을 했는데 양쪽 다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왜 이 먼 호주까지 와서 사나 했는데, 날씨 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후 때문에 그래요? 그건 아니고요? (청중들 웃음)

뉴질랜드는 정말 공기가 맑았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가지면 행복할까’가 주제가 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그런 것에 대한 강연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고민하는 것, 여러분이 의문이 나는 것을 질문을 하면

그것을 가지고 저와 대화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좀 더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호주 출신 중에 두 팔도 없고 두 다리도 없는 분이 행복을 전도하시는 분 계시죠?

아세요? 힐링캠프에도 나오셨잖아요?

두 팔이 없고 두 다리가 없어도 마음이 맑으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오히려 기쁨을 전해 주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사지육신이 멀쩡한데도 괴로워 죽는다고 아우성 치잖아요.

요즘 한국에서는 하루에 자살하는 사람이 46명이나 된답니다.

하루에 매일 자기가 자기 목숨을 끊는 사람이

20대와 30대, 40대에서는 사망 원인의 1위가 자살이랍니다.

그리고 20대 사망자 중에는 자살이 사망 원인의 51%예요.

이미 절반을 넘어섰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교통사고나 병이 가장 큰 사망원인이 아니고,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것이 가장 큰 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어떻게 가지는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예요.

오늘 여러분들이 마음관리를 잘 못해서 힘든 분이 계시면 그걸 드러내놓고 얘기해주시면

제가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조금 조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운동선수가 운동하는 것을 보고 “자세가 조금 잘못됐다“고 자세 교정을 해주는 것 같이,

마음을 어떻게 잘못 썼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지에 대해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오늘 여기에 와서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분 중에, 손에 장애를 갖고 계시는데도 피아노를 치시면서 통일을 홍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이희아씨가 공연을 하신다는 얘기 들어 보셨어요?

이희아씨가 오늘 행사에 참여해주셨습니다. 한번 인사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청중들 박수)





▲ 손에 장애를 갖고 있지만 피아노 연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이희아씨




질문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총 9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아기 키우는 걸 어머니가 하루씩 봐주고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 대해 어머니와 갈등이라는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애기를 안고 스님 법문을 많이 들었고요.

회사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스님 법문을 많이 듣고 그랬습니다.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호주 남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시어머니랑 저랑 아기 키우는 방식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은 제가 회사를 안가고 애기를 봐야 되는데

하루를 시어머니께 맡기고 제가 회사를 가거든요.

저는 애기를 낳을 때도 무통 분만을 안 하고

그냥 무조건 자연적으로 낳는다든지 이런 걸 좋아하는 타입인데

저희 어머니는 약사이시다 보니까 약을 사랑하세요.

그래서 애기가 조금만 아파도 스테로이드제를 발라서 오시는데,

제가 ”바르면 안 된다“ 말씀드리면

의사가 처방해줬다고 문서로 보여주시니까 저는 대항을 못합니다.

어머니를 고치려고 하면 안 되는데,

그런 부분은 아기한테 너무 나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떻게 어머니께 제 의견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자기가 아기를 키우면 되지요. (청중들 웃음)

아기를 어머니께 하루라도 맡겼으면 어머니가 하시는 대로 놔두세요.

둘이 가서 싸우는 게 아기한테 더 나빠요.

어머니한테 가 있는 동안은 어머니가 하시는 대로 두고,

어머니 하시는 게 마음에 안 들면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가 아기를 키워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갈 수밖에 없으면 어머니한테 맡기세요.

기르는 자가 엄마예요.

할머니가 키우면 할머니가 그 순간에는 엄마이기 때문에 자기가 간섭하면 안 됩니다.

엄마라는 것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기르는 자가 엄마예요.

낳은 자가 엄마라는 것은 생물학적인 것이고,

인류학적으로는 기르는 자가 엄마입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인자가 엄마를 닮고, 정신적으로는 기르는 자를 닮습니다.

자기가 키우면 자기 아이가 되고, 어머니가 키우면 어머니의 아이가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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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낳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낳아서 전부 엄마가 젖을 먹였는데 요즘에는 소젖 먹이고 다 키우잖아요.

너무 자연스럽잖아요. 그런 것처럼,

원래는 불임을 해결하려고 나온 방법인데, 여자가 아이를 못 낳으니까

남자와 여자의 수정란을 제3자인 여자의 자궁에 넣어서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미국에 있는 여자분들 중에는 아기는 낳기 싫고,

아기는 갖고 싶으니까 인도 여자를 대리모로 해서 아기를 낳게 해요.

그래서 지금 낳은 사람의 아이냐, 주문한 사람의 아이냐가 논쟁이 되고 있는데,

지금은 미국이 세계의 우위에 있기 때문에 주문한 자가 아기의 주인이 돼요.

그럼 조금만 더 있으면, 이 상황이 어떻게 바뀔까요?

이 대리모 산업이 지금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어났는데,

앞으로는 인공자궁을 만들어서 인공수정을 해서 인공자궁에 넣고

9개월 후에 와서 아이를 찾아가는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그럼 이 때에는 낳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져요.

그럼 결국은 누가 키우느냐의 문제입니다.

이게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이렇게 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시대로 바뀌어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엄마라는 것은 이제 기른 자가 엄마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낳았어도 입양을 시켰으면 기르는 자가 엄마예요.

한국출신 입양아가 프랑스에서 장관이 됐다면 그 사람은 한국 사람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혈통만 한국이지, 머리에 깔린 사고 프로그램은 완전히 프랑스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인데 어떻게 저렇게 똑똑하냐고 하는데,

어머니가 백인 교사이기 때문에

미국 중상층 지식인의 프로그램이 깔려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피부가 검고 흰 것은 하드웨어의 색상과 같아 성능에는 아무 차이가 없어요.

인간 두뇌의 차이는 프로그램을 뭘 깔았냐의 차이입니다.

아기에게 원시인의 프로그램을 깔면 원시인이 되고,

현대의 프로그램을 깔면 현대인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생물학적으로는 엄마, 아빠의 절반을 닮지만, 정신적으로는 거의 다 엄마를 닮아요.

엄마가 깔끔하면 아이도 깔끔합니다. 엄마가 불안하면 아이도 불안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할머니가 키울 때에는 할머니의 아이입니다.








어머니가 다 키우시는 건 아니고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그러니까 할머니가 키우는 날은 할머니의 아이이고, 내가 키우는 날은 내 아이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지 엄마가 하는 대로 놔둬야 해요.

그 날은 자기는 엄마가 아니고 회사 직원이고요. (청중들 웃음)








연고 바른 것은 제가 좀 닦아내도 되겠습니까? (청중들 웃음)








그거야, 자기가 데리고 와서 닦으면 되는 거죠. 할머니가 보는 게 아니잖아요.

그걸 나한테 물을 이유가 뭐가 있어요? 데리고 오면 내 아이인데 내 마음대로 하면 됩니다.

할머니가 볼 때에는 할머니 아이니까 놔두고요.

왜 이웃집 아이에게 간섭을 하려고 해요? (청중들 웃음)








스님 말씀 들으니까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공짜라고 자꾸 묻는 거예요? (청중들 웃음)









사실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동서와 관계가 계속 안 좋거든요.

저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해서 저도 거기에 시샘 낼 필요도 없다 하면서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편한 제 마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조카를 예뻐해서 아기를 안아주고 하는데, 저희 동서는 저희 아기를 안아준 적도 없습니다.








아기를 안아주면 엄마가 셋이 되고 하니까 안 안아주는 것이 아기한텐 좋습니다.

생각을 잘못 하니까 자꾸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안 안아줄수록 좋다’ 이렇게 생각해버리면 아무 문제가 안 돼요.

내 애를 동서가 왜 자꾸 안아요? 아기를 동네 아이 만들려고 합니까? (청중들 웃음)

자기 아이를 자기가 딱 안고 키워야지 왜 남이 안아주는 것을 좋아해요?

자기 아이는 자기가 안고 자기가 예뻐하면 되지, 이웃사람이 예뻐해 주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청중들 박수)








꾸지람을 듣고 질문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한층 밝아진 표정으로 스님께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부부관계와 통일 문제를 함께 비유하면서

지금은 비록 적대관계에 있지만 통일의 희망을 갖고 살자며 이렇게 닫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세계에 놓여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남북문제도 봐야 합니다.

북한과 우리는 전쟁까지 치룬 적대국가가 맞아요,

그런데 통일을 하려고 하면 일본과 통일할 수도 없고, 미국과 통일할 수도 없습니다.

한다면 북한하고만 가능합니다.

즉 제일 철천지 원수도 북한이고, 제일 한 형제가 될 것도 북한입니다.

부부도 똑같아요.

세상에서 제일 미운 놈도 남편이고,

그래도 한 이불 밑에서 자야 하는 것도 남편인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우리 형제다’ 이 얘기만 하면 이상주의자고,

‘북한은 철전지 원수다’ 이 얘기만 하면 현실안주자입니다.

현실에서는 적대관계에 있지만, 그러나 우리가 함께할 유일한 집단입니다.

이 두 가지 모순을 극복해내는 것이 통일이에요.

따라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말고, 현실에서는 적대관계이니까 안보를 튼튼히 하지만,

그러나 함께 가야될 형제이니까

북한을 미워하거나 시비하지 말고 껴안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통일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부상하는 미중의 경쟁시대에 통일 없이 우리 민족의 진로는 비전이 없어요.

통일은 이제 과거를 청산하자는 의미를 넘어서서 미래의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거다‘ 보다, 이런 관점을 우리가 갖는다면,

대한민국의 통일은 이제 대한민국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를 가져오고,

동아시아가 서로 협력하는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로 가는 첫 발이 됩니다.

동아시아 공동체가 형성되면, 세계 문명의 중심이 서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동아시아로 올 가능성도 있어요. 문명은 이동하니까요.

이렇게 비전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는 점쟁이 같은 생각이 아니라,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그것을 성취해나가는 것을 희망이라고 해요.

희망을 가지면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삶이 재미가 있습니다.

얼굴에 미소가 돋고요. 그런 행복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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