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글]] 즉문즉설 '원망심이 사라지지 않아요'2016.11.06 PM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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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모님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눈물)

 

 

 

 

아이고, 질문하기도 전에 눈물부터 나서 어떡해요. 많이 억울한가본데 같이 울어줄까요? (질문자 웃음)

 

 

 

 

저는 부모님을 향한 원망과 분노가 너무 큽니다.

이런 심리를 치료하기 위해서 심리 상담 외에도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분노가 사라지지 않아 많이 힘듭니다.

 

 

  

 

누가 그렇게 미워요? 아버지를 원망해요, 어머니를 원망해요, 아님 둘 다 원망해요?

 

 

 

 

처음에는 어머니만 미워했는데,

최근 심리 상담도 받고 심리 공부를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도 같이 원망하게 되었어요.

 

 

  

 

병을 고치러 가서 병을 더 얻어왔네요. (청중 웃음) 

그래요, 우선 아버지를 미워하는 이유부터 생각나는 대로 편안하게 이야기 해보세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제 앞에서 어머니 욕을 계속 하셨어요.

 

 

  

 

그런데 질문자도 어머니를 원망한다면서요?

 

  

 

 

네.

 

  

 

 

그러면 질문자가 봤을 때 어머니는 욕먹을 사람이잖아요?

 

  

 

 

네.

 

 

  

 

엄마가 낳아서 키운 아이도 엄마를 원망할 정도라면, 

키워주지도 않고 받은 것도 없는 남편, 즉 아버지 입장에서는 얼마나 욕하고 싶겠어요?

 

  

 

 

물론 그렇지만, 저한테 미움을 가르쳐주셨다는 게 너무 싫어요. 

아버지가 저한테 어머니 욕을 하셔서 제 안에 있는 분노를 더 북돋은 것 같아요.

 

  

 

 

아버지는 자기 성질대로 욕한 것이지 자식 안에 있는 분노를 키우려고 욕을 한 건 아니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받아들여졌어요.

 

 

  

 

질문자가 그렇게 받아들인 건데 왜 아버지를 원망해요? (모두 웃음)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어머니와 아버지만 놓고 보면, 이 부부 관계에서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특별히 받은 게 없잖아요?

 

  

 

 

네.

  

 

 

 

그런데 결혼할 때에는 대개 덕을 보려고 해요, 아님 손해를 보려고 해요?

 

 

  

 

덕 보려고 하죠.

 

  

 

 

그래요. 그런데 아버지 입장에서는 살아보니까 별로 덕 볼 게 없으니까 욕을 한 거예요. 

반면 질문자는 어머니한테 덕을 봤어요, 손해를 봤어요?

 

  

 

 

손해를 본 것 같아요. (청중 웃음)

 

 

  

 

무슨 손해를 봤어요?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그래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어요. 그럼 이렇게 한 번 봅시다. 

스님이 급한 일이 있어서 질문자에게 1000원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질문자가 500원 밖에 없어서 500원만 빌려줬다고 해봐요. 

1000원을 기대한 스님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겠죠?

 

 

  

 

네.

 

  

 

 

그래요, ‘1000원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왜 500원 밖에 안 주나’하고 기분 나쁜 것은 이해되지만 

어느 쪽이 도움을 받았는지 생각해 봅시다.

1000원을 기대했지만 500원만 받은 스님이 질문자에게 이익을 줬나요, 

그래도 500원이라도 빌려준 질문자가 스님에게 이익을 줬나요?

 

 

  

 

제가 스님에게 이익을 줬어요.

 

  

 

 

그래요. 그런 의미에서 물어보는 거예요. 

질문자와 어머니 사이에서, 어머니가 질문자로 인해 덕을 봤어요, 질문자가 어머니로 인해 덕을 봤어요?

 

  

 

 

제가 덕을 본 게 더 많습니다.

 

 

  

 

덕 본 사람이 도움 준 사람을 욕하는 경우는 별로 없죠?

  

 

 

 

네.

 

 

 

  

그런데 만약 덕 본 사람이 덕을 봤는데도 도움 준 사람을 욕한다면, 

그건 도움 준 사람의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이야기잖아요?

 

 

 

  

네.

 

  

 

 

그러면 이제 다시 부모와 자식 관계로 돌아와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는 대개 누가 덕을 볼까요? 

부모가 자식 덕을 볼까요, 자식이 부모 덕을 볼까요?

 

 

 

 

자식이 부모 덕을 봐요.

 

  

 

 

네. 그러면 어머니와 질문자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 

이렇게 두 관계를 놓고 비교해볼 때, 질문자가 어머니로부터 덕을 많이 봤을까요, 

아님 아버지가 어머니로부터 덕을 많이 봤을까요?

 

  

 

 

제가 덕을 더 많이 봤어요.

  

 

 

 

그래요. 덕을 많이 본 질문자도 어머니를 욕하는데,

덕을 적게 본 아버지가 어머니를 욕하는 것은 당연하잖아요. (청중 수긍과 감탄)

  

 

 

 

네, 그렇습니다. (청중 웃음)

 

 

 

 

이렇게 이치를 따져보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러니 오히려 질문자가 아버지께 박수를 쳐드리면서 ‘저도 이렇게 어머니를 원망하는데,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욕하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이렇게 해야 할 텐데 왜 아버지를 미워하고 그래요? 

어머니에게 덕을 본 질문자도 욕을 하는데, 어머니에게 덕을 못 본 아버지는 욕을 하고도 남죠.

 

 

  

 

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어머니 이야기를 해보세요.

 

  

 

 

(울먹이며) 제가 태어나서 2년 동안 울기만 했다고 들었어요. 

어머니도 아기가 울기만 하니까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힘드셨겠죠. 

그런데 남동생에게는 짜증이나 화를 낸 적이 없고, 

집에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아버지와 싸우면 항상 저한테 화를 푸셨어요.

그런데 저도 자식을 낳고 제 아이에게 화를 내요. 결혼 전에는 화가 나도 내 문제라고 넘어갔는데

이제는 아기에게 대물림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선에서 끊고 싶어 심리 상담도 받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이 힘듭니다.



 

  

 

그래요. 어머니가 질문자 어릴 때 화를 내고 짜증을 낸 것이 질문자에게 나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질문자의 심리를 안 좋게 하려고 일부러 짜증을 냈을까요, 

아니면 어머니도 살기가 힘들다보니 짜증을 내게 되었을까요?

 

 

 

  

어머니도 살기가 힘드셔서 그러셨을 것 같아요. (울먹이며)

아들을 못 낳아서 시댁에 가면 밥도 서서 드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요. 아들을 못 낳아서 힘들기도 하고, 

남편이 애를 먹여서 힘들기도 하고, 시댁 식구들이 상소리를 해서 힘들기도 하고, 들어보면 사연이 다양해요.

어릴 때는 어머니가 굉장히 큰 존재지만 성인이 되어서 어머니의 입장을 헤아려보면, 

지금 질문자도 서글픈 생각에 눈물 흘리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당시 20대 초중반의 어머니는 어땠겠어요?

 

 

  

 

네,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그래요. 본인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옆에서 아기까지 계속 울면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나지 않겠어요?

 

  

 

 

네, 많이 짜증났을 것 같아요.

 

 

  

 

그래요. 

같은 여자 입장에서 어머니를 생각해보면 어머니도 불쌍한 사람이에요. 

스무 살 갓 넘어서 결혼했는데 남편한테도 제대로 사랑을 못 받고,

시어머니는 아들 못 낳는다고 구박하시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어머니도 그 괴로운 상황 속에서 몸부림친 거예요. 괴롭다고 남편을 때릴 수도 없고, 

시어머니한테 악을 쓸 수도 없고, 갓난아기인 남동생한테 짜증을 풀 수도 없으니까 

그나마 큰 아이인 질문자에게 짜증도 내고 한 거예요. 

질문자도 아이를 키워보면 사람 심리가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어머니가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처한 상황에서는 그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는 거예요.





  




저도 스님의 책에서 부모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면서 마음을 놓아야 제 자신이 편해진다는 글귀를 보고 그렇게 해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스님은 ‘용서하라’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어요. (질문자와 청중 웃음) 

어머니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질문자가 어머니를 용서하나요?

지금 질문자의 이야기는, 

마치 어머니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해서 질문자가 영어를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원망하는 것과 같아요. 

거기에서도 ‘어머니가 영어를 했다면 질문자도 어머니를 따라서 영어를 했을 것이다’라는 말은 맞아요. 

그렇지만 ‘어머니는 왜 영어를 하지 않아서 내가 영어를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게 합니까?’하면서 

원망한 뒤에 용서를 한다고 하면 그게 말이 되나요?(청중 웃음)

 

 

  

 

아니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산 어머니가 만약 질문자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 집에 계속 살았을까요, 

아니면 일찌감치 그만 살고 나왔을까요?

  

 

 

 

그만 살고 도망가셨을 것 같아요.

 

  

 

 

그러면 왜 도망가지 않고 사셨을까요?

 

 

  

 

저희들 때문에요.

 

  

 

 

그래요. 

반면 사이가 좋은 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들이 부모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를 하죠?

 

  

 

 

네.

 

  

 

 

그런데 가만히 따지고 보면, 그 아이들이 정말 사랑을 많이 받은 거예요, 

아니면 사이좋은 부모사이에 그냥 껴서 산 거에요? (청중 웃음) 

어차피 사이가 좋은 부부라면 아이가 있든지 없든지 잘 살겠죠. 

그러니 아이 때문에 사는 건 아니에요.(청중 웃음) 

그런데 부부 사이가 나쁜 부모님은 남편 혹은 아내 때문에 같이 살아요, 

아님 자식 때문에 같이 살아요?

 

  

 

 

자식 때문에요.

 

 

  

 

그러면 사이좋은 부모와 함께 산 아이가 사랑을 더 받았어요, 

사이가 나쁜 부모와 함께 산 아이가 사랑을 더 받았어요? (청중 웃음)

 

 

 

 

솔직히 조금 억지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이해가 잘 안 돼요.

  

 



 

  

그래요. 

다시 차근히 이야기를 해보면, 

우선 사이가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면 심리가 안정된다는 말은 스님도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말은 맞지 않은 이야기예요. 

왜냐하면, 화목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서로가 좋아서 사는 부모 밑에 자란 아이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는 것은 맞지만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오히려 엄마가 남편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것이죠.

반면 사이가 아주 좋지 않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람은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갖는 것은 맞지만

엄마가 남편을 바라보고 산 것이 아니라 자식 때문에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식 입장에서는 엄마의 사랑을 더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질문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어머니가 질문자 때문에 그 집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어머니도 구박만 하고, 남편도 사랑해주지 않고, 집안 사정도 좋지 않은데 무슨 희망으로 살았을까요?

비록 어머니가 마음이 추슬러지지 않아서 짜증도 내고 때리면서 키웠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본인의 성격을 제어하지 못해서 생겨난 일이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았거나 미워해서 한 행동들은 아닙니다.

도리어 자식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짜증을 내면서도 같이 살아주신 겁니다.

물론 질문자 입장에서 어린 마음에 집안 분위기가 편안하지 않았다는데서 미움이 생긴다거나, 

‘조금 더 환경이 좋았다면 이런 심리가 없을 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원망을 한다면 어머니가 영어를 할 줄 몰라서 미워한다거나, 

부모님이 산골에 사셔서 수영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고 원망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말 자체는 맞지만 환경 자체는 그렇게 주어진 것이니 원망할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런 것은 ‘어머니의 사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산 속에서 사니까 자식도 산 속에서 태어나게 된 것이고, 

어머니가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은 자식도 바닷가에서 태어나게 되는 것이에요.

‘수영을 할 줄 아는가’ 라는 관점에서 보면 

바닷가에서 태어난 사람이 자연스럽게 수영을 배울 환경에 있으니까 유리한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가지고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하면 맞지 않아요. 

수영이라는 하나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산골에 사는 사람이 불리하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환경에 사시는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그런데 무슨 근거로 어머니를 용서한다는 말을 해요? 

오히려 ‘아, 어머니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정말 모르고 살았구나’ 하고 뉘우쳐야죠. 

지금까지는 어릴 때 어머니가 짜증 낸 기억에만 사로잡혀서, 

질문자를 얼마나 목숨같이 아끼고 사랑했는지 모르고 지금 같은 원망이 생기는 겁니다. 

물론 어릴 때에는 그럴 수 있어요. 

어린 아이에게는 사랑보다는 사탕이 더 중요하잖아요. 

숨겨진 마음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중요해요.

스님이 인도에 문맹 퇴치를 위해 학교가 없는 지역에 학교를 지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모으기가 어려웠습니다. 

학교에 오라고 해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닌 적이 없으니까 잘 안 와요. 

그 지역에 사는 어른들도 학교에 보내는 것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으니까 배우는 게 뭐가 좋은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사탕을 준다고 하면 애들이 학교에 옵니다. (청중 웃음)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주는데 비용이 많이 들까요? 아니면 공부시키는데 비용이 많이 들까요?

 



  

 

공부시키는데요.(청중)

 

  

 

 

네, 공부시키려면 비용이 훨씬 많이 듭니다. 

우선 학교 운영하려면 건물도 지어야 하고, 학용품도 마련해야하고, 

급식도 준비해야 하고, 교복도 나누어 주고, 선생님들 월급도 줘야 하잖아요. 

이에 비해 사탕이나 빵을 나누어 주는 것은 비용이 100분의 1도 안 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사탕을 좋아합니다. 

어른들도 학교에서 배우는 게 뭐가 좋은지 모르니까 당장 필요한 쌀을 달라고 해요.

저희 입장에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100배의 돈을 들여서, 

그것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는데도 정작 받는 사람은 

고마운 줄도 모르고 당장 요청하는 것을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곤 합니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런 거예요. 

당장 달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도, 때로는 사탕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더 중요한 것을 해주려고 해요.











스님이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는 상대를 위하는 사랑이 받는 사람의 눈에 당장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어머니가 질문자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질문자는 어머니를 미워하고 있으니 어머니 입장에서는 얼마나 괘씸할까요.

이제부터 ‘엄마, 지금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아이들 키운다고 얼마나 살기 힘드셨어요. 

그래도 저를 버리지 않고, 눈물을 머금고 짜증을 내면서라도 키워줘서 감사합니다’ 라면서 자꾸 절을 해보세요. 

그냥 절만 한다거나, 부모님이니까 존경해야한다는 당위로는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요.

 

 

 

 

스님, 그럼 지금 받고 있는 심리 상담을 그만두고 절 수행을 해야 할까요?

 

 

  

 

아니에요. 지금 하고 있는 심리 치료도 하고, 덧붙여서 절도 하세요. (청중 웃음) 

절을 하면서 어머니의 당시 안타까운 처지를 생각하면서 ‘아, 내가 어머니의 사랑을 몰랐구나’하는 마음을 자꾸 내세요.

 

  

 

 

깨달음의 장이나 나눔의 장 등 수행 프로그램을 하면 이 문제를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요?

  

 

 

 

너무 빨리 하려고 하지 마세요. (청중 웃음) 

설령 어머니를 원망하는 것이 안 고쳐진다고 하더라도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마치 영어를 하지 못해도 사는데 지장이 없고, 수영할 줄 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듯이, 

어머니를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살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질문자도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미움이 생겼기 때문에 그냥 안고 살아도 됩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려면 어머니가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면서 질문자를 키웠는지 알면 됩니다. 

그걸 알게 되면 저절로 치유가 돼요. 지금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즉 무지로 인해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거예요.

사물의 한 면만을 보고 편견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이처럼 질문자도 ‘엄마가 어릴 때 나에게 짜증을 냈다, 동생에게는 어떻게 했는데 나한테는 어땠다,

다른 애들은 부모님이 어떻게 해주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등 한 면에만 사로잡혀서 미워하고 악을 쓰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서 헌신했다는 것을 알면, 

더군다나 그냥 헌신이 아니라 압박과 서러움 속에서 살았다는 뒷면까지 보게 되면 어머니를 이해하게 됩니다.

어릴 때는 시야가 좁으니까 한 면밖에 못 본다고 해도, 이제 질문자도 커서 어른이 되었으니까 뒷면까지 봐야죠. 

옛날 기억에 사로잡혀서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은 

여전히 7살, 10살 때의 기억 혹은 중?고등학교의 기억에 머물러서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어릴 때 나한테 이렇게 안 해주었다’하고 붙들고 있는 것은

몸은 컸을지 모르지만 생각하는 것은 미숙아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질문자도 다 컸으니까 이제부터는 어머니의 입장을 이해하고 어머니를 다독거리면서 감사를 표현해보세요. 

그러면 차츰 자기 치유가 될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 질문으로 40분이나 지났네요. (청중 웃음) 여러분들도 느낀 바가 있었나요?

 

 

 

 

네!(청중)

  

 

 

 

부모님이 여러분을 어떻게 키웠든지, 여러분이 부모님을 원망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원망은 여러분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에요. 어릴 때 섭섭한 일들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 감정은 이해가 되지만,

그것도 따지고 보면 자기는 1000원 달라고 하는데 

부모님이 500원 주었기 때문에 섭섭한 것이지 정작 손해를 끼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부모님을 원망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도 원망하지 않는데, 하물며 나를 낳아주고 키워 준, 

내가 덕 본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만큼 못 받았다는 이유로 원망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해하던 질문자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긴 대화 덕분에 질문자는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질문자를 찾아가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정말 감사했어요. 그동안 심리상담하면서 돈을 많이 썼는데도 해결이 안됐거든요.

오늘 강연은 무료인데 해결이 됐어요. (웃음)

  

 

 

 

저는 상담 받고 공부하면서 ‘용서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스님께서는 ‘질문자가 덕을 봤는데 뭘 용서해. 엄마는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질문자를 키운 거다’ 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못 알아듣다가 나중에 제가 정말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보고 앞면만 본다고 하셨는데 이게 앞면만 본다는 거구나 느껴졌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감사드립니다

 

댓글 : 1 개
정말 좋은 말씀이네요..저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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