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훈장은 지난 20여 년간 숨은 곳에서 애쓴
모든 분들의 노고에 대한 격려입니다.
그것을 제가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받았습니다.
여러분께 이 훈장을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수여하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습니다.
국민훈장 모란장은 국민의 복지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국가가 국민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상입니다.
훈장의 위계 상 무궁화장 다음에 모란장이지만,
무궁화장이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
국가요인이 퇴임한 후 관례적으로 수여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모란장은 일반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최대의 훈장입니다.
오전 11시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2018 민간 통일운동 유공 정부포상 전수식’이 열렸습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여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수상자들을 위해 축하인사를 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셨듯이 남북 관계가 올해 들어서 많은 대화와 교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민간 차원에서 통일 운동을 해주신 여러분들의 노력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10여 년 간 남북관계가 어려워진 시기에도 통일을 위한 노력을 끊이지 않고
지속해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애써주신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어서 훈장 수여가 거행되었습니다.
먼저 오늘 수여하는 상 중에서 가장 높은 상인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가 있었습니다.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 귀하는 민간 통일운동을 통하여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므로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합니다.”
-- 2018년 11월 21일 대통령 문재인 대독.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여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스님에게 훈장을 수여한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서 국민훈장 동백장 1명, 국민포장 4명, 대통령 표창 9명, 국무총리 표창 6명 총 21명이 함께 상을 받았습니다.
상이 수여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수상식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스님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해 궁금한 점을 몇 가지 물어보고 실무적으로
알아보겠다는 답변을 들은 후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나왔습니다.
차를 타고 평화재단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스님은 계속 실무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북한 인도적 지원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의논했습니다.
상을 받든 받지 않든 상관 없이 스님의 통일을 위한 노력은 오늘도 한결같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한편 평화재단에서는 스님의 2018년 「민간 통일운동 유공」
정부포상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을 기념하여 함께 활동해 온 평화재단과
정토회 활동가들의 노고를 자축하고 치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평화재단과 정토회 활동가 백여 명이 함께 했습니다.
스님이 도착하자 큰 박수와 함께 기념식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기까지의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이어서 평화재단의 활동을 함께 만들고 이끌어온 법륜스님,
윤여준, 조민, 김홍신 님과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 통일특위 대표 이기혜 님에게 대표로 꽃다발을 전달했습니다.
다음은 윤여준 지도위원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윤여준 님은 전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였고,
평화재단 초기 연구원장과 교육원장을 겸임하며 재단의 활동방향을 잡아주었습니다.
“제가 스님과 함께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스님 말고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꾸준히, 헌신적으로,
열정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활동하신 분은 아직 못 만났습니다.
스님께서는 국민들이 모르는 평화와 통일에 정말 중요한 활동을 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북경과 워싱턴을 수없이 오가며 남북문제와 북미 문제를 풀기 위한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오늘 이 훈장은 형식은 정부가 드리지만, 내용은 국민이 드리는 감사의 훈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전 통일의병 대표였던 김홍신 작가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미 스님은 남북통일뿐 아니라 우리 민족사에 이미 역사가 되신 분입니다.
통일이 되면 스님께서 국민훈장 정도가 아니라 통일의 역사를 새로 쓴 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조민 평화재단 교육원 원장님은 앞으로 더 분발하자고 축사를 하였습니다.
“스님을 뵌 지도 22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97년에 처음 스님을 뵈었을 때는 북한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는 즈음이었습니다.
스님께서 ‘압록강에 시체가 둥둥 떠내려가더라’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22년 동안의 피눈물 나는 발자취에 대해 훈장을 주는 것은
아마 여기서 그치지 말고 수상을 계기로 오늘부터 더 열심히 하라는 국민들의 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다시 구두끈을 조이면서 법륜 스님과 함께 정말 평화가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함께 뜁시다.”
다시 구두끈을 조이자는 말씀에 스님은 빙긋이 웃었습니다.
세 분의 축사는 마치 약속한 듯이 스님이 앞장서 온 통일 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토회 김은숙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서로 격려하고 힘을 내는 자리”라며 “
오늘 행사가 끝나고부터는 더 건강해지고, 더 화합하고, 더 연구하는 통일의병이 되자.”라고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끝으로 스님의 수상 소감을 청해 들었습니다.
스님은 지난 22년 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해 준 수많은 분들을 하나하나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우리 몸에는 오장육부가 있지만 바깥에서 보는 사람은 주로 얼굴만 인식을 합니다.
그러나 얼굴만 갖고는 우리가 살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평화재단과 정토회의 얼굴 역할을 했고,
여러분이 몸 안의 오장육부 역할을 해서 오늘 이런 수상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수상은 단순히 제 개인의 활동이나 평화재단의 활동만이 아니라,
지난 22년간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특히 북한 주민들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서 활동해온 것들을 종합한 것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 중반에는 북한 주민들이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굶어 죽어갔던 사실을 세상에 알렸고,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좋은벗들’이 헌신적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또 많은 활동가들이 중국에 가서 난민 구호 활동을 했고, 일부는 체포돼서
고문도 당하고 억류도 당하다가 돌아왔었습니다.
국내에서 백만인 서명운동을 두 번이나 했을 때는 정토회 회원들이 정말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고아원이나 양로원, 어린이들을 돕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 JTS가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그 노고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 지원금을 모금하느라 정토회 회원들이 자기 돈을 내는 것은 물론 전세금을 빼기도 했고,
학생들은 휴학을 하고 학자금을 내서 동포들을 도왔습니다.
또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난민들을 돕기 위해서
중국에 있는 조선족 동포들이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중국에 얼마나 많은 난민이 넘어왔는지,
인권 침해 사태가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하고 국제사회에 알렸는데,
여기에는 아직도 밝히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습니다.
또 북한 내의 이런 어려운 실정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그분들의 노고를 세상에 알리고,
또 그 가족 분들을 모두 우리가 돌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에 뒤이어 평화재단이 설립되었고 ‘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뜻을 갖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온 것입니다.
이렇게 20여 년간 함께해주신 수많은 대중들의 노고에 대해 뭔가 격려를 해야 하는데,
우리끼리 알아주는 걸 넘어서서 정부로부터 이런 노고를 인정받으면 좀 격려가 되지 않겠느냐 싶었어요.
그래서 개인 이름이 아닌 정토회나 평화재단 이름으로 상을 받았다면 참 좋았겠는데,
국민훈장은 단체에게 수여하지 않고 개인에게만 수여한다고 해요.
그래서 개인으로 받게 된 것이라 저는 약간 부끄럽게 여깁니다.
많은 분들의 공로를 제가 차지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알려서 그동안 수고한 대중 여러분들을 격려하는 것이 수상의 취지에 맞겠다 싶어서
오늘 이렇게 조촐한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훈장은 지난 20여 년간 숨은 곳에서 애쓴 모든 분들의 노고에 대한 격려입니다.
그것을 제가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이 훈장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평화통일을 위한 22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일까요.
활동가들을 격려하는 스님의 마음이 느껴져서일까요.
활동가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스님의 수상 소감을 끝으로 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였습니다.
평화재단에서는 활동가들을 위해 간단한 점심을 준비하였습니다.
활동가들은 둘러앉아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참석한 활동가들에게 소감을 물었습니다.
“스님이 걸어오신 길은 통일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이미 우리의 역사가 되어 있다는 말씀에 눈물이 났어요.”
“스님이 소감 말씀하실 때 신발끈을 다시 묶자고 할까 봐 겁이 났는데,
그런 이야기를 일절 안 하시고 점심 맛있게 먹고 가볍게 끝나서 너무 좋네요.
그만큼 한반도의 평화가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는 뜻이니까요.”
“스님이 통일을 위해 걸어온 22년의 역사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요.
스님이 앞장서 오셨기 때문에 우리가 뒤따라 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감개무량했습니다.
그 길에 저도 작은 족적이라도 남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스님 혼자가 아니라 우리 정토행자들이 함께 이룬 일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싶어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는 말씀이 참 감동이었습니다.”
이 훈장을 지난 22년 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해 온 모든 분들과 정토행자들에게 바칩니다.
정말 훌륭한 분들이 사회 곳곳에 우리 모르게 같이 살고 계시네요
참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