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영상]] 즉문즉설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스려야하나요' (외국인초청강연)2019.07.30 PM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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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부터 서양, 청년부터 노년의 나이까지 인종도 국적도 

다양한 2백여 명이 모인 가운데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외국인들의 얼굴에 호기심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스님은 먼저 즉문즉설의 방식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스님이 한 마디 하면 제이슨 님이 영어로 통역했습니다.

 

 

“즉문즉설은 강의가 아니라 대화입니다. 

전통적으로 설법은 경전을 읽고 해석한 다음 우리 생활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부처의 얘기를 먼저 하고 중생에게 적용하는 거예요. 

그런데 오늘 우리가 하는 대화는 설법과 다릅니다.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애환을 먼저 얘기하고, 함께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괴로울 수밖에 없는가?’를 살펴봅니다. 

그러다 보면 괴로움이 옅어지고 사라집니다. 

점점 부처의 세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즉문즉설의 방식입니다.

붓다께서 원래 이렇게 대화를 하셨습니다. 

‘누가 이렇게 말했다. 경전에 이렇게 써 놨다.’ 

이것은 진리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붓다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진리는 과거로부터 전승된 윤리나 도덕, 관습이나 습관, 경전이나 계율에 의해 검증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하면서 ‘사실은 어떠한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신이 있다고 말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신은 없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따집니다. 

밤새도록 아무리 얘기해도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한 사람은 신이 있다고 믿고 있고, 한 사람은 신이 없다고 믿고 있구나. 

두 사람의 믿음이 다르구나.’ 이렇게 다름을 인정하면 됩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여러분과 대화는 이렇게 진행하겠습니다. 

그러면 시작해보겠습니다. 

누구든지 질문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으면 마이크 앞에서 얘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외국인이 열 명이었습니다. 순서대로 마이크 앞에 나와서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이미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듀크, UCLA, 유니온 신학대학교 등 

미국 대학에서뿐만 아니라 Google, Huffington Post 등에서 수차례 영어 통역 즉문즉설 강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개인적인 고민보다 주로 불교에 대해 질문할 때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첫 질문자부터 울먹이며 개인적인 어려움을 내어놓았습니다. 

이어지는 질문들도 솔직하고 구체적이었습니다.

그중 한국에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영국인의 질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질문자는 굳은 얼굴로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I have been living in South Korea for about eight years now. I came here to teach English like many people…(중략)  

I want to live a peaceful life, and I want to live an easy life. I hope you can help me. 

I want to know how I can live with these stresses? 

How can I deal with these anxieties that I face when I see people being irresponsible like this? Thank you.  

저는 한국에 8년째 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영어를 가르치러 왔습니다. 

한국에서 살기 시작한 지 몇 년 안 돼서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보면 용납이 안 돼요.  

예를 들어서 매일 아침에 직장에 차를 운전해서 갈 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운전자들을 자주 봅니다. 

무책임한 운전자가 저와 다른 이들을 위험하게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요. 

저도 많이 불안하고요. 

제가 차를 세우고 다른 운전자와 대화를 한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인식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평화롭게 살고 싶습니다. 

스님께서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영국에서 왔습니다.”

 

 

 

 

“중국 가서 살아 봤어요?”

 

 

 

“I am not trying to say that life will be any easier in the U.K. 

I don’t believe that at all. My life is here. I am trying to settle and live here.

영국에서 살면 제 삶이 더 편안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삶은 이곳에 있고 이곳에 정착하고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요. 중국 가서 살아 봤어요?”

 

 

 

 

“NO.”(아니요)

 

 

 

 

“인도 가서 살아 봤어요?”

 

 

 

“NO.”(아니요)

 

 

 

 

“중국 가서 2년 살고, 인도 가서 3년 살 다오면 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거예요. 

문제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는 거예요. 

질문자는 영국을 기준으로 한국 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 운전자들이 영국 운전자보다 교통법규를 덜 지킵니다. 

제가 인도나 중국에 가서 살아보라는 이유는 그러면 기준을 인도나 중국으로 하게 됩니다.

인도나 중국에 비하면 한국은 교통 법규를 아주 잘 지키는데 속합니다. 

제가 말하려는 건 ‘기준을 어디에 둘 거냐?’는 것입니다.”

 

 

 

“Let me take a step back.

I have been a homeroom teacher in schools around here for three years, 

and I have been teaching my students the idea of responsibility to think about 

other people and understand the needs of other people because that is 

what it takes to be a global citizen, in my opinion.

I try not to compare to people in the UK. Actually, 

I have been watching YouTube videos of terrible drives in the UK. 

I know that it happens everywhere. 

I am not trying to say that there is only bad in Korea, 

but I believe everybody, no matter where you are from to be responsible and

think about the needs of other people instead of thinking about just yourself.

That is my point. That is my focus.

저는 지난 3년간 이 근처에 있는 학교의 담임을 맡았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책임감에 대해 가르치고 다른 이들을 생각하고 

다른 이들이 필요한 것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고 지도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 자랄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사람과 영국 사람들을 비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저는 영국의 난폭 운전자에 관한 유튜브 영상도 많이 봤습니다. 

난폭 운전은 세계 어디에서도 있는 일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디 출신인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자기만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이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고 가르칩니다. 

이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게 누구나 다 잘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거예요,

아니면 그게 잘 안 되기 때문에 가르치는 거예요? 

질문자가 영어를 가르치는 건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영어를 가르치는 거예요,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거예요?”

 

 


“못하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가르쳐줘도 잘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이렇게 접근하면 계속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실은 이거예요.

‘아이들이 영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내가 영어를 가르친다.’

‘내가 가르쳐도 아이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 이게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영어를 못하는 걸 보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어요. 

그 아이들은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지금 질문자에게 배우고 있는 거예요. 

그 아이들이 영어를 못해야 내가 일거리가 계속 생기는 거예요. 

아이가 영어를 못하는 것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냥 못하면 또 가르치고, 못하면 또 가르치면 돼요. 

그게 질문자의 일이에요. 

그러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영어를 못해서 질문자에게 배우러 온 사람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면 영어를 잘할 거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질문자의 잘못된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니까 나한테 배우러 왔다. 

나는 그걸 도와주는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어요.

 

 

 

 

“My question is, when I see people thinking about themselves more, 

often in a dangerous manner, should I just say, 

“Okay these people are acting dangerous and there is nothing I can do about that,

even when it affect my life and my family” or should I attempt to help 

them learn with your analogy that helps me think that way?

그러면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해서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하게 할 때, 

‘그래, 이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위험하게 하고 나와 내 가족에 해를 끼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라고 

말하고 포기하면 될까요? 

아니면 스님의 비유를 들어서 그 사람들이 올바르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까요?”

 

 

 

 

“네. 질문자가 영어 선생일 때는 영어를 못하는 애들을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잘할 수 있도록 계속 가르쳐야 하잖아요. 

영어를 못하니까 가르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가르치되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는 거예요.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은 사람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질문자는 교통순경이 아니에요.(모두 웃음) 

그렇기 때문에 남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 안 해도 돼요. 

나만 조심하면 돼요. 

그러나 내가 위험한 것을 지적해주고 싶다면 지적해줘도 좋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자기가 교통순경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적을 하니까 기분이 나쁜 거예요. 

지적하면 그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고 화를 낼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웃으면서 ‘운전을 그렇게 하면 너도 위험하고 나도 위험해요. 조심히 운전하세요.’ 얘기할 때

그 사람이 화를 벌컥 내면 또 웃으면서 ‘화내지 마시고 운전 조심히 해야죠.’ 

이렇게 얘기하면 돼요. 

질문자는 그 사람이 내 말을 안 들었다고 해서 화를 내는 겁니다. 

그 사람은 자기 말 들으려고 길에 나온 건 아니에요. 

그리고 질문자는 교통순경도 아니면서 교통순경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지적을 해도 괜찮아요.

그래야 교통 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뀔 수 있어요. 

그러나 거기에는 저항이 따릅니다. 

저항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해요.

저항이 따르지만 꾸준히 하면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꾸준히 지적을 하세요.(모두 웃음) 대신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어요. 

상대가 화내면 재밌잖아요. ‘지적하면 틀림없이 화를 낼 거야. 

화를 얼마만큼 낼까?’ 이렇게 아내와 둘이 내기하면서 창문을 열고 

교통법규를 어기는 사람을 지적해보면 ‘생각보다 적게 내네. 

생각보다 많이 내네.’하고 재밌게 바라볼 수 있어요.(질문자 웃음)

그러면 내가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어요. 스트레스를 받고 참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두 번, 세 번 참다 보면 결국에는 터지게 돼 있어요. 

수행이라는 것은 실제 사실을 바라봐서 화날 일이 없는 거예요. 늘 관점을 그렇게 가지세요.”

 

 

 

“Sounds great. 감사합니다.”

 

 

 

 

아쉽지만 강연을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리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사실’을 보는 것이에요.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어떤 환상에 젖어있기 때문이에요. 

사실을 알게 되면 번뇌는 저절로 사라집니다. 

여러분이 괴롭거나 슬프거나 누군가가 밉거나 외롭거나 

이런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현상이 일어나면 지금 내가 어떤 가상현실에 사로잡혀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지금 여기에 깨어있지 못한 거예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금방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종교도 필요 없고, 교리도 필요 없습니다.

‘지금, 여기, 나’ 이 세 가지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하나씩 따라 해 보세요. 지금, 여기, 나.”

 

 

“Here, Now, Me."

외국인들은 마음에 새기듯 하나씩 또박또박 따라 했습니다.

 

 

 

“다른 사람 얘기하지 말고, 저기 얘기하지 말고, 과거 얘기하지 말고 지금 여기 나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국 생활이 힘드세요?

그래도 한국에 오지 못한 사람들에 비하면 한국에 올 수 있었던 것은 굉장한 행운이에요. 

누가 강제로 한국에 데려왔습니까? 여러분들이 선택해서 온 거예요. 

그러면 재밌어야 하잖아요. 싫으면 돌아가면 됩니다. 

누가 잡는 사람도 없어요.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 더 자기를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안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장시간 통역해준 제이슨 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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