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09 유럽 배낭여행기 - 패러글라이딩&루체른2010.07.30 AM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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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마지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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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 예약대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로 한 날입니다.

아침일찍 주인 누님?이 차려주신 밥을먹고 전화를 통해 스케쥴 여부를 확인합니다.

다행히도 바람이 좋아 많이 날 수 있겠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면 일단 리기산 근처로 가야 합니다.

기차를 타러 역으로 가는길에 사람들이 나와서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아마도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소규모 시장인듯 합니다.





이탈리아나 독일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유럽의 시장은 아침일찍 열어 오후가 되기전에 파장하는게 특이합니다.

기차를 타고 30분쯤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니 왠 여성분이 마중을 나와있습니다.


본인확인을 하고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가기전에 준비를 하러 잠시 매장에 들립니다.





오호... 이곳이 베테랑 아저씨가 운영하는 패러글라이딩 관련 물품 샵인듯 합니다.

아저씨가 손님을 받아야 하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기다리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는걸 보니 이곳 사람들도 패러글라이딩을 자주 하는것 같습니다.

손님을 다 받고 나서 아저씨 차를 타고 근처의 리기산으로 갑니다.

차를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금방 리기산에 도착 했습니다.





우와... 높습니다. 사실 패러글라이딩은 여행 오기전엔 계획에 없었던 일로,

이탈리아에서 만난 사람들이 '스위스에 가면 레프팅이나 스포츠는 꼭 해라" 라는 한마디 말로 결정한것입니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급작스레 결정했는데,

막상 와보니 다리가 후덜덜 한게 아무생각도 안납니다.







글라이딩을 하러 올라가기전에 산 아래서 주의할점이라던가를 잠깐 브리핑 합니다.

저야 뭐 아저씨 앞에 앉아서 하라는대로 하기만 하면 되지만,

다른사람들은 혼자서 하니 조심할점을 알려주는것 같습니다.





이제 브리핑도 끝나고 조그만 케이블카에 글라이딩 장비와 함께 낑기듯 탑승합니다.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전에 요금부터 지불해야 합니다.





패러글라이딩 영수증. 한번타는데 170 스위스 프랑. 유로로는 120유로 정도 합니다.

미칠듯이 비싼 가격이지만 스위스 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글라이딩을 하는것은

인생에 한번 할까말까 하는일이니 쿨하게 지불 합니다.





케이블카에서 돈을 지불하고 내리면 절벽에 가까운 내리막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래로 달려내려간다음 그대로 뛰는것 같습니다. ㅎㄷㄷ





하기전에는 재밌겠다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막상 하러 올라오니 머리가 텅비고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멍하니 옆에서 풀이나 뜯고있는 소를 보니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도 안됩니다. ㅎㄷㄷ





아저씨가 준비를 마치고 이쪽으로 오라고 합니다.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기면서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될지도 모르는 풍경을 담습니다.

글라이딩 장구를 착용하고 낭떠러지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합니다.





글라이딩 무게때문에 자빠질뻔 했지만 아저씨의 도움으로 뛰는데 성공 했습니다!

으아아아아~!!


낭떠러지에서 발을 떼는 순간, 온몸을 덥치는 산바람으로 몸이 뒤로 확 밀립니다.

이리기우뚱 저리기우뚱 하면서도 숙련자의 도움을 받으니 아무걱정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상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니 바로앞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호수를 휘감은 알프스 산맥과 뿌연 안개가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반대쪽에도 산들이 병풍을 두른것처럼 도시를 감싸안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절경은 눈앞을 가로막는것이 있어야 멋지다고 하는데, 확실히 그말이 맞는듯 합니다.





계속 하늘에 떠 있을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점점 땅이랑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런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패러글라이더가 호수 한가운데 까지 가서 계속 머무릅니다.ㅎㄷㄷ

쓰레기 하나 안보이는 푸르른 호수가 밑바닥이 안보일정도로 깊어보이는게 오금이 저립니다.





슬슬 착률지점을 향해 이동합니다.

아저씨는 다른 패러글라이더도 봐줘야 하기 때문에 아저씨와 제가 제일먼저 땅에 도착합니다.

하늘 높이 있었을땐 아래가 마치 개미들 같아 무섭지 않았는데, 점점 착륙할때가 되니 묘하게 무섭습니다. ㅎㄷㄷ





우왁... 착률할때 달리기를 하듯 땅을 박차야 하는데,

땅에 닿는 순간 갑자기 무게가 쏠리는 바람에 그만 자빠링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아저씨가 넘어지지 않고 저 혼자 넘어진게 다행입니다. ㅜ


아저씨는 도착하자마자 쉴새도 없이 다른 패러글라이더들을 조율하기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무전기로 지시를 내리면서 통제하는게, 정말 베테랑 같습니다.

더 타보고 싶지만 한번밖에 못타니ㅜ

아쉽지만 아저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곳 브루넨 에서 루체른으로 돌아가는데는 두가지 길이 있습니다.

첫째는 올때처럼 기차를 타는것이고,

두번째는 베네치아의 바포레트 같은 수상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방법입니다.

기차는 올때 타봤으니, 돌아갈때는 배를 타고 가기로 합니다.





역앞에서 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봅니다.

아직까지 패러글라이딩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게, 꼭 꿈을 꾼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리저리 둘러 보면서 배를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있지 않아 배가 도착 합니다.

루체른으로 바로가는 배는 없고 다른 곳에서 한번 갈아타야 합니다.





배에 타고 보니 선실이 텅 비어 있습니다.

배안을 잠깐 돌아다니다 밖으로 나오니 아까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내려보았던 산이 저 멀리 보입니다.

배 옆쪽에 있으니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시원하다 못해 추울정도...

근데 사람이 한명도 없는게 이상합니다. 분명히 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람을 피하러 뒤쪽으로 가보니 헉. 왠 사람들이 버글버글;

안에 있기는 갑갑하고 배 옆은 바람이 많이 부니, 배 뒤쪽에 다 모여 앉아 있습니다. ㅋ;





중간기착지에 도착해 이곳에서 배를 갈아타야 합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선원들이 배가 흔들리지 않게끔 능숙한 솜씨로 배를 고정시키는것이 인상적입니다.ㅋ





배에서 내려 루체른으로 가는 배가 올때 까지 짧은 시간동안 선착장 주위를 휘~ 하고 둘러 봅니다.

이곳 리기산은 융프라우 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탓에 관광객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가면 뒤쪽으로 펼쳐진 융프라우 산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스위스에 다시 오는 사람들은 융프라우가 아닌 이쪽으로 몰린다고 합니다.





스윽 하고 훑어보고 있으니, 루체른행 배가 들어옵니다.

도심지로 돌아가는 배여서 그런지 선실안쪽에도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제일 좋은 곳은 역시 뒷편입니다. ㅎ

풍경도 감상하고 바람도 별로 불지 않으니 일광욕하기 딱 좋은듯 합니다.





뒷자리에 앉아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고 있노라니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요트들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두시간 쯤 탔을까. 루체른에 도착했습니다.

기차를 타면 30분 밖에 안걸리는 거리지만, 배를 타고 오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스위스의 풍경은 정말 뛰어난것 같습니다.

이제 루체른 시내를 둘러봐야 하는데 그전에 먼저 기차 예약부터 변경해야 겠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이곳 스위스를 떠나 프랑스 파리로 가게 되는데, 아침 7시 기차를 잡아놨습니다;

게다가 취리히에서 타야하는지라 이곳에서 취리히 까지 가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기 때문에..

베네치아에서의 뻘짓을 생각한다면 시간대를 바꾸는 편이 좋을듯 합니다.





이곳 루체른의 예약 센터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기차표를 바꾸려는데...



안ㅋ돼ㅋ





아... 이미 표가 다 팔려서 자리가 없으니 바꿀수가 없답니다. ㅋㅋㅋㅋ

스위스 떨어지자마자 바로 갔었어야 했는데.. ㅠㅠ슈발

이미 다 팔려서 자리가 없다니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야 할듯...ㅜ

아오 슈발 빡쳐





쓰린속을 다잡고 역 바깥으로 나옵니다. 루체른 중앙역 바로 옆에는 카펠교가 있습니다.

이 카펠교는 유럽에서 가장오래되고 가장 긴 목조다리라고합니다.





다리 안쪽 중간즈음에는 기념품 가게가 들어서 있습니다.

딱히 뭘 살건 아니지만, 아이쇼핑이라도 할겸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으아.. 온통 빨빨 빨갱이... 죄다 빨갱이들이네염. 다 코렁탕 먹을듯.ㅋ

스위스 국기를 문양으로 쓴 제품들이 많은데,

국기가 빨간색이다보니 빨간제품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스위스 하면 역시 스위스 나이프!

이곳에 온 다른 관광객들이 접이식 나이프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종류도 매우 다양해서 카드처럼 생긴 나이프부터 무식하게 큰 군용나이프 까지, 종류도 다양 합니다.

카펠표 구경도 다 하고 이제 루체른의 명물인 빈사의 사자상을 보러 가야겠습니다.

빈사의 사자상은 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버스를 타고 가는게 좋지만

걸어서도 충분히 갈수 있으니 걸어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멀리서 무언가가 눈에 띕니다.





바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입니다...

다른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대로 한복판 벤치에서 돈이 걸린 놀음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여행기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사양하고 싶습니다만,

이런점들 때문에 중국인이 싫어집니다.

하려면 호텔 안에서나 하던가... 사람들 다 지나다니는 곳에서...-_-


구질구질한 기분을 뒤로 하고 빈사의 사자상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10분쯤 돌아다녔을까. 빈사의 사자상이 있는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 빈사의 사자상은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머물고 있던

궁전을 지키다가 전사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의 충성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스위스 용병들을 상징하는 사자가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고

사자의 발 아래에는 부르봉 왕가의 문장인 흰 백합의 방패와 스위스를 상징하는 방패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사자기념비를 "세계에서 가장 슬프고도 감동적인 바위"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바티칸에서도 스위스 용병들이 교황을 지키다 전사했는데,

프랑스에서도 그런일이 있었던 것을 보면 옛날의 스위스가 얼마나 가난한 지방이였는지 알것 같습니다.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공원 밖으로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한글로 안내문이 씌여진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한글을 보니 괜시리 반가운 마음이 들어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뭐 딱히 살것도 없으니 사진이나 찍으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황급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합니다.

깜짝 놀라 있으니 자기네 가게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합니다.-_-;

그런건 팻말을 좀 붙여 놓지... 사람 무안하게 시리 쩝;





기념품점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시간도 늦은 오후로 접어들어 거리엔 어둠이 깔리고 있습니다.

천천히 구시가지를 돌면서 다시 카펠교 쪽으로 향합니다.





해는 아직 지지 않았는데 카펠교 너머로 보름달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하지 않더라도 저 멀리 보이는 보름달이 눈앞에 있는듯 엄청 커보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09.10.04)은 추석입니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잘 계실까요.

사실 여행오기전에 추석이 낄것 같아 일정을 좀 앞당기려고 했는데...

표가 없는 바람에 늦어져서 결국 추석을 남의 나라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나 타국에서의 명절은 정말 안오느니만 못한것 같습니다.

괜시리 기분이 울적해 집니다.





감상에 젖어 멍하니 앉아 있다보니 어느새 해가 완전히 넘어 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아침에 숙소에서 먹은 밥 말고는 딱히 뭘 먹은게 없습니다.





뭔가를 먹긴 해야겠는데... 이놈의 스위스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음식점 가서 먹을 엄두는 나지 않습니다.

수중의 스위스 프랑도 얼마 남지 않았고...

가지고 있는 프랑을 탈탈 털어서 피자 한조각과 닭다리 하나, 콜라 한병을 사서 배를 채웁니다.





벤치에 앉아서 저녁을 먹고 보니 시간이 어느새 8시가 넘었습니다.

내일은 새벽 일찍 일어나 프랑스로 가야 합니다. 미리 짐도 챙겨야 하니 오늘은 일찍 들어가기로 합니다.

스위스에서의 짧았던 3박일정(실제론 2박)이 끝나갑니다.

떠날때가 되니 시간이 없어 미처 보지 못한 취리히 같은 도시들에 대한 미련이 남습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스위스는 꼭 다시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To be continued...



댓글 : 4 개
나왔드아!!
과거 스위스가, 지리학적 위치가 안좋다 보니 농업 중심 사회 때에도 농사는 엄두도 못냈죠.
게다 지대는 높아 눈은 엄청 내리고 하니 결국 남는 건 인력.
그래서 발전한게 세공 등의 공방(나중에 시계나 멀티 나이프 등)을 중심으로 한 기술인력과
용감함으로 이름 높은 스위스 용병인력이죠.
...라고 들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잘봤네요. 다담달에 신혼여행으로 이태리발 스위스행 여행 떠나는데...
이거 보니까 더 기대 됩니다. 페러글라이딩은 무조건 해야 할듯 합니다.
우랏챠!
우와........스위스 패러글라이딩 진짜 영화속 장면 같네요. 부럽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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