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09 유럽 배낭여행기 - 폼페이2010.03.28 PM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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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모님이 차려주신 맛나는 아침을 먹고 어제 챙겨둔 짐을 들고 나옵니다.


오늘은 나폴리로 가는 날입니다. 기차시간이 빠른편이 아니니 여유있게 나옵니다.






기차를 타기전 창구로 가서 유레일 패스를 개시(도장찍기)를 해야 합니다.


패스 개시는 매표창구에서 하는데, 만약 하지 않으면 무임승차로 간주하고 기차표값과 함께 벌금도 내야 합니다.



어제 봐둔 매표 창구에서 패스를 개시한 다음, 패스에 날짜를 기입해 놓습니다.






위는 구간 좌석권. 아래쪽은 셀렉트 패스로 2달 사이에 15일을 골라서 탈수 있는 패스 입니다.


밑에 유레일 패스를 잃어버리면 여행을 계속 못할수도 있으니 잘 간수해야 합니다.



패스도 개시 했겠다. 열차 시간표 앞에서 언제 도착하는지 확인 합니다.


요새는 좀 덜하지만, 예전 이탈리아 기차 연착은 알아주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멍하니 서있으니, 저 안쪽에서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게 보입니다. 아마 시내투어 하는 팀인것 같습니다.


보고 있자니 처음 로마 왔을때의 흥분과 기대감, 이제는 떠나야 한다는 아쉬운 감정이 뒤섞여 싱숭생숭 해집니다.



자리를 옮겨 기차가 올 선로 앞으로 가서 기다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간이 되니 기차가 도착, 빠르게 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온 표는 이탈리아의 고속열차인 에우로스타 2등석 입니다.


근데 좌석 배치가 참 뭣같은게...서로 마주 보면서 가도록 되있어 앞사람과 발이 자꾸 엇갈립니다.



한 두시간 정도 지나 나폴리 역에 도착했습니다...만 어째 공사중인지 휑 하니.. 왠지 어수선 합니다.


짐덩이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니 금방 배가고파 집니다.






둘레둘레 먹거리 파는 집이 없나보니 역안에 맥도널드 매장이 있습니다.


버거라도 먹을까 하고 들어가보니 정작 햄버거 매장은 썰렁하고 옆에 피자집에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저렴합니다. 손바닥보다 더 큰 피자 한조각이 1유로 밖에 안합니다.


싼 가격에 감탄하며 앉아서 피자를 먹고 있자니 문득, 거지같던 로마 물가가 떠오릅니다.



배도 채우고 숨도 돌렸겠다. 역 밖으로 나와 숙소로 갑니다.






밖으로 나온 나폴리의 첫인상은 뭐랄까... 너저분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곳은 로마에 비하면 관광객들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도를 보고 숙소로 찾아가 가방을 놓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주인 아저씨께서 여기는 위험하니


가방을 항상 크로스로 매고 지갑엔 큰돈 넣고 다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치안상태가 얼마나 안좋길래...ㅎㄷㄷ



나폴리 도착해서 짐만 내려 놨는데 어느새 오후가 되었습니다. 폼페이까지 보려면 시간이 빠듯하니 빠르게 움직여야 겠습니다.






폼페이에 가기전 제가 보고싶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부터 갑니다.


나폴리는 확실히 남쪽이라 그런지 햇볕도 뜨겁고 나무들도 야자나무 같이 생겼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박물관을 찾아가는 도중에 갑자기 누가 불러 세웁니다.


깜짝놀라 옆을 보니 왠 아저씨가 자신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합니다.






갑작스런 요구에 당황했지만 왠지 서글서글함이 느껴져 사진을 찍습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왠지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처음 본 사람에게 다짜고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다니,


아무래도 제가 '사진을 잘 찍어주게 생긴 얼굴형' 인것 같습니다.








시내를 지나가다보니 이곳 나폴리의 생활상이 그대로 보입니다.






널려있는 빨래들, 정돈되지 않은 거리 등이 확실히 로마와는 다릅니다.


로마는 관광지여서 그런지 일반 시민들 구경하기가 어려웠었는데, 이곳에 오니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경찰에게 길을 물어가며 한참을 헤매면서 걷다보니 저 멀리 빨간색 건물이 보입니다.






경찰이 얘기한 빨간색 건물이 국립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인것 같습니다.



고고학 박물관. 이곳 나폴리에 온 이상 한번쯤은 들려야 할 곳입니다.






아르테 카드를 사려고 창구를 찾는데, 왠 남자가 다가와 유창한 영어로 가이드 투어를 받을거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전 영어도 잘 못알아듣고... 이곳에선 한가지만 볼 목적이니 패스합니다.



입구 안쪽 창구에서 입장권 대신 아르테 카드를 삽니다.






3일동안 캄파니아 지방의 박물관, 역사유적지등을 2회까진 공짜, 3회째 부터는 50%할인을 해주고


같은 기간동안 모든 공공교통 수단을 무료로 탈수 있는, 나폴리 여행의 필수카드 입니다.



입장권도 샀겠다.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인 이수스 전투를 찾아 나섭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회화 종류보다는 조각상의 종류가 훨씬 많은게 눈에 띕니다.






이수스 전투를 찾는길에 만난 거대한 헤라클레스상.


바티칸에서 네로 얼굴을 한 짝퉁과는 위압감이 다릅니다.



헤라클레스를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니 로마시대 황제들의 석상이 늘어서 있습니다.






조각상을 보면서 느낀점은, 이것들이 아무런 칸막이나 보호 없이 그냥 공개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조를 전시해논 것인지, 아니면 안 만진다는걸 믿는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1층을 대충 훑어보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 홀 한가운데에는 천공(天空)을 짊어진 아틀라스상이 있습니다.






아틀라스는 티탄신족으로 제우스와 싸워 패한뒤 천공을 짊어지는 벌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2층까지 둘러봤는데 이수스 전투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1층에 있답니다.



1층을 대충보고 올라왔더니... 쩝. 다시 내려가 아까봤던곳의 반대편으로 가보니...






오오... 이거시... 알렉산드로스와 다리우스3세 이수스 전투가 보입니다.


당초 예상 했던것 보다 꽤나 큰 크기 입니다. 좀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봐야겠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겁에 질린 다리우스등, 모자이크화 답지 않은 세밀한 묘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모자이크 하나하나의 크기도 깨알같은게, 매우 작습니다.


이런 물건이 수도도 아니고 지방도시의 개인집에서 발견되다니... 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세밀한 모자이크화를 봤으니 이곳에 온 목적은 달성한 셈입니다. 이제 밖으로 나가는데...






성-_-기왕이 눈에 띕니다. 음... 부럽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_-*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박물관을 관람을 마치고 이제 폼페이로 가야 합니다.


나폴리에서 폼페이까지는 사철을 타야 합니다. 사철은 아르테 카드는 적용이 안되므로 표를 끊어야 합니다.






사철 구간표 입니다. 140MINUTI는 140분 안엔 마음껏 환승이 가능하단 뜻 입니다.


그래 봤자 폼페이까지 가는데 2시간 정도 걸리니 별 의미는 없습니다만...



열차를 타고 폼페이로 이동하는 도중 폼페이라고 써져 있는 역 두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Pompei와 Pompei scavi. 어느역에서 내릴지 망설이다 옆에 있는 할아버지께 여쭤보니 폼페이에서 내리랍니다.



할아버지 말도 들었겠다. 폼페이 역에서 내려 유적지 입구를 찾습니다.


내리면 바로 입구가 있겠거니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유적지를 찾을수 없습니다.






가도가도 보이지 않고 야자수 같은 열대나무들만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폼페이시 중앙쯤 인거 같은데... 유적지 입구가 어딘지 찾을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유적지로 가는 길을 모르겠습니다. ㅠ


큰길에서 우왕좌왕 하다 근처 경찰에게 길을 물어 알려준 곳으로 가다보니 이정표가 나옵니다.






아...슈바... 속았습니다. 그냥 pompei가 아니라 pompei scavi 였던 것입니다. 책보단 현지인 말을 믿었는데... 슈발ㅜ


뒤늦게 후회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이정표도 찾았겠다. 시간이 별로 없으니 빨리 움직입니다.



이정표를 따라 폼페이의 입구인듯 한곳에 도착 했는데 왠지 모르게 좀 썰렁합니다.


세계적 유적지 답지 않게 초라하다고 할까요? 사람도 별로 없어 보이고...뭔가 좀 이상합니다.






아무튼 여기가 맞는듯 하니 개찰구에 표를 넣고 들어가려는데...


어...안되잖아? 안돼 출입을 할수가 업써 안돼



직원이 뛰어나와서 표를 확인하더니 3일이 지났다고 입장료를 내랍니다.


27유로나 퍼주고 산지 3시간도 안됐는데 3일이 지났다고?






직원에게 오늘 샀다고 항의하자 티켓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지들끼리 뭐라뭐라 쑥덕 댑니다.






셋이서 컴퓨터도 두들기고 표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표를 도로 가지고 나오더니 들어가라고 합니다. =.=


이것들이 사람가지고 장난하나...하지만 참습니다. 전 소심한 관광객이니까요. 헤헤



입구에서 부터 빠꾸를 먹으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안으로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구경을 하려고 하는데...






어?...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안내 지도 같은것도 없고... 유적지에 흔한 관광객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맞는것 같은데 관광객이 한명도 안보이는게 이상합니다.






한참을 두리번 거리면서 사람들을 찾고 있는데...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하늘을 보니 점점 어두워 지는게 비가 더 내릴 모양 입니다.


사람들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관광객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들 반대쪽에 있는걸 보니 아무래도 제가 들어온 입구가 후문인듯 합니다.


아... 우산도 없는데 빗줄기가 조금씩 강해집니다. 어서 비 피할곳을 찾아야 겠습니다.


역하나 잘못 내려 이고생을 하다니... 어흙ㅜ



출구. 누군가 각국 언어로 써논거 같은데 맨 밑에 누군가 한글로도 써놨습니다.






사람들을 찾아 간신히 정문입구로 나온건 다행인데 문제는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가 폭우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문입구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30분이 지나도록 기칠 기미는 커녕 점점 더 거세집니다.



문닫는 시간도 다가오고... 아무래도 폼페이 구경은 여기서 포기해야 겠습니다...






관람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미♡듯이 쏟아집니다.


엄청난 폭우로 겉옷은 물론 신발 속옷 할것 없이 몽땅 젖어버렸습니다.






완전 옷입고 물에 빠진 꼴 입니다.


오전 날씨가 맑아서 이런 폭우가 갑자기 쏟아질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짜피 다 젖은것... 비가 내리던 말던 그냥 맞으면서 가야겠습니다.






시♡시♡ 거리면서 기차역쪽으로 걷고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 무리가 보입니다.


하나같이 우비나 우산을 쓰고 있고 대형빠-스가 호텔로 데려다 주는걸 보니 심보가 꼬입니다.


속으로 욕을 하며 걸어가는데 우산장수가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엄블렐라?"라고 묻습니다.






씨풋. 다 젖은거 안보이나...히죽히죽 웃는것이 짜증납니다.


하지만 분노를 터뜨려선 안됩니다. 베수비오 화산이 제 분노에 반응해 터져버릴지도 모르니까요...크큭






구경도 포기하고 기껏 역근처까지 왔더니 비가 갭니다...날씨가 개는걸 보니 다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3초간 듭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 한들 빤쓰까지 다 젖고 관람시간도 끝나 볼수도 없으니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기껏 기대한 폼페이 구경이 이렇게 어이없이 끝나버리다니...좃또 억울한 마음이 솟구칩니다.ㅜ






그렇다고 여기서 미련을 가지고 계속 미적미적 대면 내일 일정에도 차질이 갈 수 있습니다.


감기라도 걸려 탈이 난다면 몇일이 날아가버리니 그냥 깨끗이 포기하기로 합니다.ㅜ



사철을 타고 나폴리로 돌아갑니다. 이동하는 중에 저 멀리 베수비오 화산이 보입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 구름이 산 꼭대기에만 걸려있는게 특이합니다.






베수비오는 79년에 분화한 이래 소규모 분화는 몇차례 있었지만 크게 분화한 적은 없었습니다.


학자들의 지층연구결과에 의하면 2000년 주기로 활동한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 곧...?



나폴리에 도착하니 어둑어둑 하니 벌써 저녁먹을 시간입니다.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수구 대표팀 이민수 선수와 함께 야경 구경을 나옵니다.






이민수 선수는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로 코치연수를 위해 이곳에서 유학생활중 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는 수구가 축구 다음 스포츠라고 합니다. 리그도 몇개 존재하고 인기도 많다고 합니다.



원래 저녁을 먹은후엔 밖에 나올 생각이 없었습니다.


어둠이 깔리니 거리에 취객들이 늘어지고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고함을 지르는등


치안상태가 그다지 안전하다곤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나오니 바닷바람도 쐬고 저 멀리 소렌토의 야경도 볼수 있습니다.


야경을 찍는데는 삼각대가 필수지만 여행 오기전 배낭에 넣고오지 않은것이 후회됩니다.ㅜ



뒤죽박죽 인채로 오늘 하루가 끝납니다. 내일은 온전히 갔다올수 있을까요?




To be continued...



댓글 : 4 개
아저씨 인상이 좋네요 ㅎㅎ
폼페이 유적을 못보신게 아쉽겠네요. 하필이면 비가오다니...
제가 갔을때는 너무 햇 볓이 강해서 더워 죽는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그나저나, 폼페이 후문쪽에서 찾아가기는 누구나 다 힘든 모양이네요. 저도 해메다가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서 겨우겨우 찾아갔지요.
이때는 아르테카드가 사철 이용이 안 됬나요?

지금은 사철뿐만아니라 아말피가는 시타버스까지 다 이용되던데...

매번 잘보고 갑니다
  • 2010/04/26 AM 12:30
아저씨 인상이 참 훈훈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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