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09 유럽 배낭여행기 - 피렌체2010.05.11 PM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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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둑투둑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뜹니다.

오늘은 피렌체로 가는날. 아마도 밖에 비가 내리는 듯 합니다.





주인어른께 인사를 드리고 어제 미리 챙겨둔 가방을 가지고 밖으로 나옵니다. 시간은 아직 9시가 안됐습니다.





새벽녘에 비가 와서인지 도로가 젖어 있습니다.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고...

그러고 보니 3대 미항중 하나라는 나폴리의 항구는 구경도 못한게 생각납니다.





아쉽긴 하지만.. 뭐 그다지 상관없습니다. 이놈의 도시엔 정이 별로 남질 않습니다.

이탈리아노에게 큰소리로 욕질을 당했다거나. 중.고삐리들에게 위협을 당해서 그런건 아닙니다.ㅜ

어제 예약 해둔 기차 는 IC. 원래는 유로스타였는데... 쩝.

등급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뭐 오늘 갈수만 있다면 뭐라도 상관없습니다.





IC좌석 내부. 확실히 등급이 떨어지다보니.. 6명좌석에 시트는 언제 갈았는지 때가 누렇게 찌들어 있고...

음.. 그닥 출발이 좋지 않습니다. 왠지 오늘일정도 사나울것 같은 예감입니다.

좌석을 확인하고 머리위에 있는 선반에 가방들을 올려 놓습니다.





앞쪽에는 거울이 달려있어 머리위의 짐을 확인할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기차표랑 좌석을 확인하고 자리에 앉습니다.





생명수. 설탕덩어리 물이지만 많이 걸어다닐때에는 먹을것보다 오히려 이게 더 좋은듯 합니다.

두시간쯤 지났을까. 중간역인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나폴리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있어서 그런지 여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로마에 있을까...라는 미♡생각이 30초간 듭니다.

하지만 그럴순 없으니 쩝.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피렌체에 빨리 도착하기만을 바랍니다.

로마에서 두시간쯤 더갔을까. 피렌체 RIFREDI 역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역이 중앙역인가 하는것입니다. 폼페이에서 한번 격고 경험치가 쌓여서 인지, 의심부터 납니다.





가지고 있는 표는 RIFREDI 역까지 가는 표니 일단 이곳에서 내리기로 합니다.

기차에서 내려 역 밖으로 나온것 까진 좋은데... 나와보니 이곳이 중앙역이 아니라는 퓔!이 확 솟구칩니다.

사람이 너무 없습니다...게다가 역에 있는 열차들은 대부분 화물열차...





그 영어 한마디 못알아 듣던 나폴리 아저씨가 피렌체 중앙역이 아닌 화물역까지 가는 표를 끊어준게 틀림없습니다.ㅜ

시바...

어찌되었건 이미 내렸으니 이제 중앙역 근처에 있는 숙소로 가야합니다.

문제는 여기가 어디인지 도저히 모르겠다는것입니다.

여행책의 조그만 지도로는 이곳이 어디인지 확인도 안됩니다.





별수 없이 지나가는 행인을 하나하나 붙잡고 중앙역 가는 길을 물어 봅니다.

그런데 다들 반응이 시원찮습니다... 처음엔 영어를 잘 못해서 그러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걷다보니 가는길이 복잡하고 멀어서 설명하기가 조까튼 것이었습니다.ㅜ





길 헤매는 중에 본 베스파. 한참을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알지도 못하는곳을 쏘다니자.

그 모습을 이상하게 본 흑인횽아가 저멀리서 다가옵니다.




(비슷한 짤)

오...쉽... 조또 무섭습니다. 여태까지 이탈리아에서 본 흑인은 짝퉁을 파는 비쩍마른 아프리카계 뿐이었는데,

이횽은 키도 등치도 엄청나게 큽니다. 금반지에 목걸이에...옷도 힙합풍.

이역만리 타국에서 흑횽한테 뒤지나...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다가와서 길을 잃었냐고 묻습니다.

여기서 길을 잃었다고 하면 데려다 준다고 하면서 마약소굴이나 임상실험 마루타로 팔려나갈수도 있...





진않을것 같아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헤헤

그랬더니 이곳에서 중앙역까지 걸어서 가기엔 너무 멀다면서 몇번버스를 타야 하는지.

어디서 타야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겉모습에 움찔해 의심부터 했던 옹졸한 내가슴을 자책하며, 고맙다고 한뒤 버스를 탑니다.





버스를 탄지 10분 쯤 지났을까. 드디어 피렌체 S.M.N 역에 도착했습니다.

중앙역에도 도착했고, 숙소는 바로 이 근처인듯 하니 일단 요기부터 해야겠습니다.





피렌체 중앙역 내부. 성수기는 지났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이 많이 보입니다.

엉뚱한 역에서 내려 이리저리 헤매다 보니 어느덧 4시.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습니다.

배는 고파 죽겠고...딱히 아는 음식점이 있을리 없으니 그냥 역안 맥도널드로 가야겠습니다.





안에는 여러 외쿡인들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배낭을 맨것으로 봐서 관광객인듯 합니다.

차례를 기다려 빅맥세트를 주문하니 6유로... 후덜...

살짝 비싼듯 하지만 레스토랑보단 싸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먹습니다.ㅜ

든든히 배도 채우고 역 밖으로 나와 근처에 있는 숙소에 들려 짐만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나중에 찾아본 지도. RIFREDI역과 중앙역인 S.M.N역이 지도상으론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론 복잡하고 멀어 버스를 타고 가야합니다.


나올때 주인아저씨께 지도를 받고 나옵니다. 관광객용 지도인지 관광객들이 들러 볼곳에 체크가 되있습니다.





피렌체의 볼거리는 대체로 중앙역 (S.M.N) 아래부분인 남쪽에 몰려 있는듯 합니다.

짐도 맡기고 가볍게 나오니 흥이납니다. 피렌체에 온이상 가장먼저 봐야할곳은 두오모! 두오모를 보러 갑니다.

가는도중 문득 젤라또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왠지 근사해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미♡척 하고 가장 큰 콘으로 주문합니다.





6유로, 한종류당 2유로씩 하는셈...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할 지출이지만,

허파에 바람이라도 들어갔는지 미칠듯하게 비싼 젤라또를 쳐묵습니다.

젤라또를 먹으면서 조금 걷다보니, 가죽시장에 도착했습니다.





피렌체의 가죽시장. 멀리서부터 가죽냄새가 엄청풍깁니다.

오후에 바닥이 젖을정도로 비가 왔지만 장사는 계속하나 봅니다.

특유의 가죽냄새를 계속 맡으며 여기저기 계속 기웃거립니다.





계속 둘러보니 가죽으로 못만드는게 없는듯 합니다. 옷과 가방은 물론 샌들까지 가죽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습니다.

5시가 넘었는데도 거리에 사람은 줄지 않고 시장도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로마의 벼룩시장은 오후2시면 끝났는데, 여긴 상설시장이라 다른가 봅니다.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하던 중, 옷가게가 눈에 들어옵니다.





ㅋㅋㅋ 다비드의 피렌체에 있는 다비드의 심볼? 인듯 한데, 빤스로 만들엇 팔고 있습니다. 가격은 10~15유로선.

친구놈 선물로 사갈까 하고 잠깐 생각하다 어짜피 피렌체엔 내일 모레 까지 있으니 천천히 사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빤스를 뒤로하고 여기 저기 둘러보니 가죽으로 만든 책 커버도 팔고 있습니다.





오호... 가죽가방이니 뭐니 이런것들은 별로 살마음이 안들었는데, 이 책커버를 보고있자니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살까 말까 고민을 정말 20분간 계속하다가 눈 딱감고 두개 질러 버렸습니다.ㅜ

원래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집에 있는 책의 크기가 어느정도 되는지 몰라서 그냥...ㅜ





산 책커버 입니다. 하나는 일반 소설책 크기고 다른하나는 그보다 약간 작은 정도입니다.

앞표지는 피렌체의 상징인 백합무늬가 있습니다.


물건도 샀겠다 발걸음을 안쪽으로 옮깁니다.

가죽시장 바로 옆에는 유명한 피렌체의 두오모가 있습니다.





오호... 이게 그 유명한 '피렌체의 두오모'인것 같습니다.

정식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Santa Maria del Fiore]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 되어 일본인들이나 한국여성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한듯 합니다.

물론 저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아서 그런거 잘모릅니다. ^^





아...카메라의 한계인지 찍는사람이 뱅쉰인지 건물이 심하게 꺾여 나옵니다.ㅜ

사진기를 빌려올걸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ㅜ

어쨋든, 두오모의 앞쪽에 똠방하게 있는 건물은 세례당이고. 본당과 본당 오른쪽에 죠또(...)의 종탑이 있습니다.

이 죠또(Giotto di Bondone,1266~1337)란 사람은 그전까지의 2차원적이었던 성화를

최초로 원근법과 함께 인물에게 표정을 넣음으로써 르네상스의 시작을 연 인물입니다.





이런저런 복잡한 사실은 제쳐두고서라도, 피렌체의 두오모는 굉장히 화려하게 보입니다.

토스카나 지방에서만 생산된다는 녹색대리석과 빨간색 대리석이 떡시루 처럼 층층 쌓인모습을 보니 그냥 입이 벌어집니다.

안에 들어가서 내부도 보고 싶지만, 개장시간이 지난 관계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른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두오모의 바로옆은 피렌체의 번화가입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사진을 찍는데, 왠 소년이 불쑥 뛰어듭니다.





수줍은 표정으로 최고 ^^b를 하는 이탈리아노 소년. 갑자기 튀어나왔을땐 놀랐지만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소년을 뒤로한채 계속 걷습니다. 시내는 번화가 답게 이런저런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신기한 음식들도 보입니다. 이곳 토스카나 지방의 과자인듯 한데.

럭셔리한 가게 안에 진열되 있어 굉장히 비쌀듯 합니다.ㅜ

자꾸 먹을거에만 관심이 가는걸 보니 어느덧 저녁먹을 때인가 봅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 7시.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잠깐 쉰다음, 야경을 보러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저녁에 다시 찾은곳은 시뇨리아 광장의 베키오 궁전입니다.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와 토스카나 지방을 다스리던 메디치가의 궁전이었던 이곳은,

현재 피렌체 시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청 바로 옆에는 조각상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곳이 피렌체 유일의 무료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도 좀 뭐한것이 원래 마굿간이던 곳에 조각상들이 늘어선 것이니...





조각상들 중에 하나, 청동으로 만든 페르세우스 입니다. 왼손에 들고 있는것은 당연 메두사의 목.

청동으로 만든 조각상임에도 섬짓할정도로 묘사를 해놨습니다. ㅎㄷㄷ

시뇨리아 광장을 가볍게 훑어보고 베키오 다리로 갑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사람들이 피렌체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시끌시끌한 로마의 밤과도, 무서웠던 나폴리와도 다르게 피렌체의 밤은 조용한 느낌입니다.

피곤했던 하루도 이렇게 끝나갑니다...



To be continued...




댓글 : 3 개
아 부럽네요. ㅠ.ㅠ 저도 일상을 탈출해 해외 여행 좀 한 번 가봤으면 좋겠네요.
  • miues
  • 2010/05/11 PM 09:31
피렌체라... 어크2 때문에 굉장히 익숙하게 느껴지네요ㅎㅎ

대학생되면 배낭여행 떠나는게 목표였는데
현실은 국토대장정도 힘들판이네요 ㅋㅋㅋㅋ
여행가고싶다!!!!!!!!!!는 생각이 들게만드는군요 ㅠㅠㅠ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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