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흡연자를 위한 변변찮은 변(辯)2009.01.11 PM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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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스러운 말이지만, 내 흡연 기간은 제대후 불과 5년쯤?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남들은 군대에서 배워서 나온다는 흡연을, 제대하고 나서 피우기 시작했으니 다소

특이한 케이스 이긴 하지만 어쨌든 담배로 인해 얻게되는 장점과 단점은 뚜렷했다.

무엇보다 머릿속에 복잡하게 꼬인 생각들이 한번에 정리 되고 심적인 안정을 가져왔다.

작곡때나 합주때 받는 스트레스들도 어딘가 날아가는 기분인 동시에 잉베이 맘스틴이나 반헤일

런 같은 쿨 함도 맛볼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입장의 흡연자를 약자의 편에서

대변한다는 기분도 느꼈었다.

그런데, 작년 여름쯤 제대로 목소리가 나지 않아서 받아본 진단에서 '성대결절'

판단을 받았다. 젠장- 빌어먹을- 안 그래도 허접한 목소리 가지고 부르던 노래에

성대 결절이라니.

그런 이유로 담배를 끊어야 했지만 몇번이나 실패 한 끝에 결국 새해를 맞아

오늘로 6일째.

금연 패치 덕분인지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전보다 훨씬 덜한 느낌이다.

그런데,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위치에 서고 보니 느끼는 건데, 비흡연자 입장에서 흡연자들이

주는 피해와 간접흡연의 위험성이야 충분히 알고 있지만

과도한 공격성이 갖는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다소 사족 같은 이야기지만 10년 전만 해도 고속 버스 안은 물론 극장과 어지간한 실내는

'흡연구역' 이 당연한 것이었고, 그러한 흡연에 대해 비 흡연자들이 뭐라 비난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었다. 적어도 흡연자들이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지는 않았단 얘기다.

그런데, 그 10여년간 국가의 담배에 대한 접근도 달라지고, 웰빙이다 참살이다 어쩌면서

대중에 건강을 향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담배는 인류의 적인 동시에

웰빙을 꿈꿔야할 고귀하고 소중한 내몸을 해치는 1순위의 적이 되었다.

담배가 (흡연자가) 싫은 이유가 그들의 흡연이 내 몸에 간접흡연으로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라

사실 뒤집어 놓고 보면 개인주의적인 현대 사회의 분위기를 대변해 주는듯 하기도 하다.

그냥 흡연자 입장에서 투덜거리는 이야기.

댓글 : 13 개
감기걸린사람이 옆에서 계속 재채기하면 기분 안나쁜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할수도 있죠. 저도 비흡연자이고 앞으로도 그럴입장인데 솔직히 다짜고짜 흡연자까고 쯧쯧거리는 인간들도 꼴불견이긴 함.
넵. 저도 그냥 그런 의도에서 쓴 글입니다 간접 흡연이 나쁘고 흡연자로 인해 비흡연자들이 겪는 피해는 억울하긴 함.
상쾌한 아침에 길거리, 정류장에서 담배 연기 뿜는거 맞으면 짜증이 나는건 사실이죠. 다른 사람한테 피해 안주면서 흡연하면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을텐데.. 피해 안 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은게 현실..
올해로 25년 살면서 담배 한번 안 피워본 사람의 리플입니다 -_-
네. 저도 끊고 나니까 제 쪽으로 담배연기 날아오면 참 그렇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흡연자 모두를 미개인 취급하는건 좀 심하지 싶어요.
  • kdy
  • 2009/01/11 PM 04:51
지금의 흡연 문화는 담배의 해로움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착되었죠. (과거에는 경고문에 가능성이라고만 적혀있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폐암을 유발시킨다고 바뀌었습니다.) 믿고 먹던 음식이 알고보니 몸에 해로운 싸구려 불량 재료 썼다고 분노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담배의 해로움이 밝혀졌는데도 흡연자들이 그 습관을 바꾸지 못하고 심지어 흡연 문화도 바뀌지 않는 건 좀 아이러니..
그런데, 그 습관과 흡연문화 자체를 비판해야지 흡연자 전부를 비난 하는것도 아이러니죠. 담배 자체가 나쁜데 왜 피우냐 는 접근이 아니라, 저 새*가 담배 피워서 내 몸을 나쁘게해! 라는 접근이니.
  • kdy
  • 2009/01/11 PM 05:05
실제로 담배연기를 내뿜을 때 다른 이를 배려하고 있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떨이가 없는 곳에서 담배 펴는 분들도 많고 운전중에 재를 차량 밖으로 턴다든가(자동차에 재떨이 있는데도 차에 담배냄새 난다고) 담배꽁초를 달리는 차량속에서 차량 밖으로 던진다든가.. 이건 흡연자가 잘못한 게 맞죠. 흡연문화를 탓하기 이전에 그렇게 '행동'을 한 흡연자 책임이죠.
똑같이 이기적이라고 양비론을 펼치기 전에 발암물질에 당장 기침을 유발시키는 걸 생각해보면 [가해자]쪽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네, 가해자들이 잘못했다는 건 당연한거고 부인할수 없는 사실은데, 그렇다고 가해자들에게 가해지는 인신공격 수준이 좀 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한 얘기거든요. 여기서 좀 심하지 않냐 라고 말하면 담배 끊으면 되잖아 수준의 댓글이나 달리고 있구요. 내가 담배를 피우느냐 안피우냐를 떠나서 누군가를 향해서 그렇게 증오섞인 공격이 가해지는것 자체가 비이성 적이라고 생각되거든요.
  • kdy
  • 2009/01/11 PM 05:15
긴 세월동안 흡연자들이 누려온 권리(?)에 비흡연자들이 받아온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역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흡연자들은 바뀌지 않거든요. 그 과정에서 슈하님처럼 섬세한 분들은 충분히 상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죠. 그래서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끊은 지금도 그냥 투덜거리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슈하님 같은 분들만 괜히 피해보는게 현실이라 안타깝네요.
뭐 안타까울거 있나요 ㅋ 사실 잘못한건 맞는데요. 의견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끊는게 아니라 참는거죠 ㅋㅋ 저도 2년째 참는데 죽겟심 그래도 한달만 참으면 그담까진 할만할거에요 ㅋ 술자리 피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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