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음악하고 싶어요.2009.01.16 AM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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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해야할일 99가지 였나 하는 류의 제목이

유행을 했던 때가 있었다.

20대, 30대, 40대 베리에이션도 다양했던 이책에 해야할일도 많아서

30가지에서 50가지 100가지 200 가지 등등

...것참 짧디 짧은 인생에 해야하는 경험은 뭐 그렇게 많은지

사람을 프리텐더로 만들것도 아니고 말야.

개인적으로 이런 사회입문서/ 처세서를 혐오하는 편이지만

(누구나 쓸수 있는 뻔한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이야기를 모은 책에

적당히 자극적인 이야기에 명사의 추천을 붙여서 베스트 셀러를 만드는

더러운 자본주의의 출판문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에, 혹은 30대에 밴드를 해봐라! 라는 이야기엔 공감하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제서야 좀 허섭한 하드락 밴드를 굴리고 있는데

(그래서 6년간 피워왔던 담배도 올해 들어 끊게 됐다.)

나처럼 별볼일 없는 사람에게도 음악적인 고민이나 꿈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있어서 글을 쓴다.

사실 음악 경력은 나도 짧은 편이지만, 음악을 들어온 세월은 길다면 길고

나름 음악 전문지(!)의 기자 생활도 해봤던 허섭한 경력을 내밀어

몇가지 충고를 하자면.


1. 당신은 젊다. 여전히 젊다. 당신이 나이가 들었음에도 젊다.

당신이 10대라면 당신이 지금 기타를 잡아도, 더블 베이스를 밟아도

잉베이가, 딘 카스트로 노보가 될수 있다. 당신은 적어도 '시간' 이라는 무한한

가치를 가졌다. 늦지 않았다. 시작하라.

2. 집에서 반대해요.

그럼. 당연히 반대 하겠지. 대한민국 어느 부모가 음악 한다는데 옆에서 열심히

해보라고 악기 사주면서 연습 안하냐고 걱정할까? (사실 전공자들..이라면 있긴하겠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대다수의 부모는 음악이 밥벌이가 안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 어떻게 할까?

부모님을 말씀대로 음악에 대한 꿈을 접고 평범하게 살까?

그런데, 사실 솔직히 말해서 부모님 말씀 잘 듣는다고 당신 인생 잘살게 되는건 아니다.

설령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을때 가정의 평화와 부모님의 마음이 편안해 지긴 하겠지만

당신 마음은? 당신 욕구는? 아르바이트 라도 해서 한푼 두푼 모아서 악기를 사서

연습하고 교본사서 이해가 안가면 여기 저기에 물어보면서 시작해 보라. 처음엔 다 그렇다.

그리고 당신이 정말 음악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 부모님의 영향을 벗어난 성인이 되었을때

그때 시작해라. 그때 시작해도 안늦다.

3. 노래를 잘하고 싶어요.

나도 그렇다. 나도 잘하고 싶다. 그런데, '노래'를 잘하고 싶은 것인가 노래를 잘하는 것 처

럼 '보이고' 싶은 것인가? 비슷해 보이지만 이는 분명 다른 문제다. 후자의 시각으로 보면

U2의 보노는 그닥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보컬이 아니지만, 보노는 분명 훌륭한 보컬

이다. 소위 김*기 의 글로 유명해진 두성이니 반가성이니 하는 테크닉적인 논의는 사실

낙원상가에서 공허하게 울려퍼지는 스윕피킹 만큼이나 무의미 한것이다.

사람마다 성량이 다르고, 보이스 톤이 다르고 호흡이 다른데... 그것들을 하나같이 하드락적인

/헤비메탈 적인 보컬로 교육한다니. 그런 바보 같은..

개인적으로 현재 난립하는 실용음악 학원 보컬들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싶다.

맛깔스러운 바이브레이션 두터운 저음 다 좋은데, 개성들이 없다. 학원은 다르지만 이를

가르친 교사의 스타일이 몰개성적이라 학습받은 보컬들의 스타일도 몰개성 적인 것이다.

최근은 소울/R&B의 얼반 보컬이 유행이라 개나 소나 얼반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걸 보면

...것참 스스로 만족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F* island의 보컬과 버*의 보컬이 이와 같은 학원 교습 보컬의 예 라고 할수 있겠다.

노래는 자신만이 가진 악기로 자신만의 개성을 보일수 있는 분야다. 전문적인 교육으로

안정적인 호흡을 갖는 것도 좋겠지만 그에 앞서 자신의 톤과 개성을 찾는게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세상에 나쁜 목소리는 없다. 나쁜 스타일만 있을뿐.

4.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시작해라. 주변에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 모아서 파트도 나누고 합주도 하면서 그렇게 시

작해 봐라. 처음부터 과도한 욕심 부리지 말고 보컬한답시고 멤버들을 노래방 반주기 세션

취급 하는 놈이랑 같이 하지말고, 친구들과 같이 '음악'을 시작해라. 다들 그렇게 시작한다.

5. 악기는 어떤걸 사야 하나요?

솔직히 개인적으로 가장 성의없어 보이는 질문인데. 요즘같은 인터넷 검색 시대에 커뮤니티

돌아다니면 차고 넘치는 정보들을 찾는 노력도 없이 그냥 물어보나.

정말 솔직히 말하면, 당신이 바라는 20만원대 가격으로 메탈리카 제임스 헷필드 톤을 바라면

그게 사기다. 눈높이를 좀 낮추고,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 기타는 다들 잘 만드니 취향대로

골라라. 남들이 이걸 추천하던데.. 이게 좋던데.. 이런거 하지 말고. 아니, 당신이 하고싶

어서 하는 음악까지도 남들 눈치를 보고 남들 추천을 들을텐가?

이 추천도 하나같이 뻔한 것이어서 - 플로이드 로즈 사지 마세요. 초보는 역시 스트라토나 레

스폴 스타일로 가는게 좋죠. ...뭐 맞는 말이긴 하지만, 같은 스트랫형 기타라도 메이커가

다르고 픽업이 다른데? G 250 말고, 당신 마음에 드는 기타를 찾아봐라. (G250 까는건 아님.

가격대에서 적당 적당히 쓸만한 기타라고 생각하긴 함)

..뭐 도움도 안되는 얘길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놨는데.. 뭐 궁금한거 있음 도움은 안되겠지만

물어 보시라.


댓글 : 3 개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도 서른에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 메탈밴드결성의 꿈을 접지않고 있는터라 공감가는 점이 많네요. 대학 동아리에서 밴드를 하면서 그 좁은 방에서 맴버들과 같이 합주할때의 즐거움...아마도 그게 제가 아직까지 꿈을 버리지 않는 이유인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그닥 재능이 없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곤 합니다만...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너무 하고싶은걸요. 하하.
즐거운 밴드활동 하시길 바랍니다.
-_-;;;
저도 학생 때는 악기(베이스 기타)를 했었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이상하게 악기를 하나씩 다룰 줄 알았었더라는...;;; 보컬만 없을 뿐이지 파트별로 다 있었...
지금도 그놈들과는 제일 친한 친구로 지내지만...
이상하게 요즘은 다들 일하고 공부하고 뭐하고 뭐하고...
바빠서 시간을 내기도 어렵네요...;;;
다들 안정되면 자그만 지하실이라도 빌려서...
자주 모이진 않더라도 모여서 연주라도 해보고 싶은...;;;
쿨럭쿨럭...쓰다보니 잡담...
전 어렸을때 피아노+플롯 배웠는데
이게 너무 싫었음 ㅡㅡ
그래서 음악하면 토나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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