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념] 인디 뮤지션의 메이져 입성, 미완의 실험으로 끝나는가?2009.02.13 AM 03:25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서두에 밝힌 바와 같이, 짧은 기간이나마 부족한 능력으로 음악잡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이 바닥이 얼마나 열악하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지 목격해왔다.

...일단 락/메탈 수입 음반의 판매량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판매량의 10/1 정도 된다고

(그것도 심심치 않게 팔린 것들이) 생각하면 되고, 일반 팝쪽은 그보단 좀 나은 수준

이지만.. 팝음악 잘 안듣는 한국인 취향상 유행을 심하게 타는 편이다. (원스 OST, 드림걸즈

OST가 그렇게 팔릴줄은.. 반면에 빌보드 1위곡이나 그래미 어워드 같은건 관심도 없고

판매량에 전~혀 영향을 안미치는 참 독특한 나라)

솔직히 심하게 말해서,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대중의 눈높이가 심하게 낮다.

라고 말할수 있겠다. 다소 도발적인 말이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의 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워낭소리의 흥행결과를 봐라. 좋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라면 촌스럽게 주연이 누구냐

돈이 얼마가 들어갔나 보다 '재밌다'는 입소문을 더 믿는 한국 관객이다.

솔직히 말해서 훌륭하게 만들어진 웰메이드 코미디 '과속스캔들' 은 10년 전만해도

아니, 불과 5년 전 만해도 두달 이상 간판이 걸려있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관객이 알아서 찾아서 봐준 것이다. 수요의 수준이 높으니까

공급의 수준도 따라서 올라 가는 것이다.

비단 예를 들고 싶진 않지만 2000년대 초반 두사부 일체 수준으로 대충 만들어서 명절

특수를 노렸던 모 영화의 흥행 실패를 봐도 대중의 수준이 올라왔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것이

다. (그렇다고 김기덕 영화가 백만 넘을 거란 환상은 드림시어터가 마이클잭슨이 될

확률만큼 낮으니까. 태클걸진 말아 주시고..)

그런데, 음악에 대한 대중의 수준은 앞서 말한대로 너무 '낮은' 수준이다. 사실 음악의

완성도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 같은건 없기 때문에, 완성도가 낮다 라기 보단

음악을 듣는 대중의 정신연령이 심각하게 '유치한' 수준 인것이 문제다.

불과 15년 전만해도 20대가 듣는 음악과 10대가 듣는 음악은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10대 들의 음악이 노이즈,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따위로 대표 됐다면 20대의 음악은

넥스트, 이승환, 전람회, 이소라 같은 뮤지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10대가 바라보는 세상과 20대가 바라보는 세상이 '달랐던' 것이다.

어린 시절의 동심을 소재로 했지만 넥스트의 '날아라 병아리' 와 서태지와 아이들의

'아이들의 눈으로' 는 그 가사 만큼이나 깊이에 차이가 있다. (한쪽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대중들은 뮤지션들의 노력과 깊이를 이해했고, 그들이 전하려 하는 다소 현학적인

부분을 기꺼이 배우려 했다.

...그런데, 그것들이 한번에 TV와 아이돌에 의해 부숴져 버린 것이다.

이제 30대가 되어버린 90년대의 20대는 하룻밤 술값으로 돈을 버릴 망정 자신의 청년시절을

바친 뮤지션과 함께 하지 않으며, 20대는 막말로 소녀들의 궁둥이를 쫓아 다니기

바쁜 것이다.

물론 아이돌도 좋다. (개인적으로 여성 아이돌 좋아한다..) 그러나, 사람의 건강도

한가지 음식만 고집해선 영양의 불균형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아이돌들을 추방하자는 것이

아니라, 뮤지션들의 고민에 좀더 귀를 기울여 주자는 것이다.

길고도 긴 잡담이 늘어났다.

이런 장문의 푸념을 떠들어 댄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신해철을 수장으로 세워졌던

엔터테인먼트 '싸이렌' 의 공식 홈페이지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사실 비밀스런 이야기지만, 홈페이지 대금을 처리 못해서 문을 닫았다는건

비단 온라인 홈페이지 만을 지칭하는 문제가 아니다.

실질적인 사업부분에서 훨씬 이전에 정리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아직 조금 더 두고 볼 문제이지만 모르긴 몰라도 싸이렌 엔터테인먼트는 문을 닫게 된듯하다.

인디의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메이져로 올라오는 당연하고도 당연한 '통로' 를

만들겠다고 시도했던 인디 뮤지션들의 반란이 채 3년만에 진압된 것이다.

...팔리지 않는 상품은 도태되는 자본주의. 좋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씁쓸해 진다.




댓글 : 3 개
좋은 글이네요 출처 밝히고 퍼가도될까용?
전설의라르크// 얼마든지요~ -ㅁ-; 퍼갈정도의 글은 아닌데.. 어머
...안망했다네요 싸이렌에서 이름 바꿨대요..ㄱ-;; 그래도 다행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