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방] 예전.. 입대하던 그날 있었던 에피소드2016.08.19 AM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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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가족끼리 식사하던중,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니는 진짜 어렸을때부터 희안하게도 죽을고비 엄청 넘겼다.. 니는 기억 안나제?'

 

... 물론 기억 안납니다-_-; 내가 어렸을때부터 그렇게 유별난 애였나..

 

여튼 이 기억도.. 그 말을 듣고보니.. 그 죽을고비 중 하나였던듯 하군요.

 

 

 

 

때는 2006년 2월.

 

원래는 2005년 4월 입대였는데.. 그당시 공부중인 자격증 시험이 코앞이었던지라

 

한 몇달만 미뤄보자 하며 한 입대 연기 신청이.. 무려 10개월 뒤로 미뤄지면서

 

따뜻해질 초봄 입대가 늦겨울 입대로 바뀐 그때..

 

군대 가는 절 배웅이라도 해주듯 새벽부터 미친듯이 눈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심지어 그 눈 안오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춘천 102보로 가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난 가족들은 '하..이래서 고속도로 우째 갈려나..' 하며 한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쩌랴.. 일단 출발! 하지만 고속도로는 이미 눈밭이라 재속도를 내기도 힘들었죠.

 

앞에 가던 큰 유조트럭도.. 옆에 오던 승용차들도.. 다들 조심조심 천천히 눈 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휴게소가 나오고, 주변 차들도 지쳤는지 다들 똑같이 휴게소로 들어가더군요.

 

간단히 화장실 다녀온 후, 가족들과 다같이 출발할려고 차에 올라탔는데.. 갑자기 따뜻한거랑 단게 막 먹고싶어졌습니다.

 

부모님을 졸라서 다시 휴게소 안 편의점으로 들어갔고, 그 사이 우리와 같이 들어온 차들은 이미 출발하고 있더군요.

 

따뜻한 캔커피랑, 미니 오레오 한통을 사고 (하지만 결국 못 먹었습니다.. 2년 내내 그걸 왜 안 먹었나 후회했음.. .ㅋㅋ)

 

뒤 늦게 고속도로 눈 길을 달립니다.

 

 

 

 

 

한 10분 달렸나.. 갑자기 운전하시던 어머니가 어!! 하고 소리칩니다.

 

먼가해서 앞을 보니.. 아까부터 우리 앞을 달리던 유조트럭이.. 도로 위 가로로 쓰러져 있더군요.

 

근처 타이어 자국을 보니.. 눈길 위를 미끄러져 쓰러진 모양입니다. 

 

서둘러 주변에 차를 세우고, 운전석으로 달려갑니다. 운전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서 신음중이네요.

 

...네.. 우리 가족이 최초 발견자였습니다. 얼른 멘탈 정비 후 119에 신고하고 기사 아저씨 일으킬려고 하는데

 

왠일로 응급차가 벌써 도착합니다. 알고보니 우리 바로 다음에 사고현장 발견한 맞은편 차선 어떤분이

 

발견과 동시에 신고부터 하셨다네요.

 

사고 현장 정리하는걸 지켜보며 멀리서 담배 태우시던 아버지가 조용히 말하십니다.

 

'....저 차 뒤를 계속 따라왔다면 우리도 위험했겠는데....'

 

하긴 맞는말이죠.. 눈위를 달리고 있는데 앞차가 갑자기 쓰러진다면.. 우린 그걸 피하며 운전 할수 있었을까..

 

그리고.. 난 왜 휴게소에서 갑자기 따뜻한거와 달달한게 먹고 싶었던걸까...

 

그 당시엔 입대!!! 때문에 크게 신경쓰고 싶지 않았는데 지금은 뭔가 색다르게 느껴지네요.

 

밑에 구급대원분 글 보니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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