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방] 고인의 물품.. 꼭 다 버려야 하나요? ㅠㅠ2021.03.08 AM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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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이피 글 자주 안쓸려고 했는데..

 

술김에.. 그리고 홧김에... 너무 속이 타들어가서 다른사람들의 생각은 어떨지 또 글 쓰게 되네요....

 

살아생전 고인이 쓰던 물품들.. 다 버리는게 맞는건가요..?

 

그것들을 끝까지 가지고 있는게... 고인의 안식을 방해하는.. 그런 행위인가요...?

 

맞아요.. 나둬봤자 남아있는 사람만 힘든거죠.

 

살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그런 말..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근데... 저 마저 잊어버리면.. 지난 그 추억들은 누가 다 기억해주나요?

 

저라고 다 버리고 싶은 그런 충동 없었던것도 아니고.. 그거 기억해주는 사람 나밖에 없는데..

 

그 기억 버리는게 아쉬워서 지금도 살고 있는데.. 

 

아니다.. 너의 그런 기억들이 고인의 편안한 안식을 방해하는거다..

 

보낼 사람은 보내야 한다.. 니 주변에 있는 모든 고인의 물품은 다 버려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 너무 상처로 받아들여집니다.. ㅠㅠ

 

...버리기 싫어요.. 아니, 버릴수가 없어요.....

 

물건 하나하나에 너무나도 많은 추억이 담겨져 있는데.. 내가 살아숨쉬는 이유가 거기에 남이있는데..

 

물론 그런 저의 기억들이 고인의 안식을 방해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방해하라죠! 애초에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이 미워서라도 전 그 안식을 방해할렵니다!!

 

안그러면... 제가 너무 힘들꺼 같아요..

 

오늘도 전 제 집을 청소 못했습니다.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집사람이 마지막으로 먹은 밥그릇도 싱크대에 그대로입니다.

 

물론 곰팡이 펴있고.. 온통 개판이지만...... 정리 못하겠어요..

 

가끔 일 마치고 집에 갑니다. 

 

예전에 봤던 그 풍경들이 절 반겨줘요. 마치 집사람이 어디선가 갑자기 나와서 절 반겨줄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 정리를 못하겠어요... 이런 제가 이상한건가요?

댓글 : 19 개
곡차를 드셔서 오늘 글 업로드가 많은 것이로군요 ㅎㅎ 그래도 오늘 소식 접하니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듭니다.

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저라면 유품을 소중히 간직할 수도
유품을 보는 것 자체가 괴로워서 다 처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유품을 간직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잘 관리하려고 했을듯해요.
버리는 의미에서의 정리 말고
가지런히 재배치한다는 의미에서의 정리로 접근하시는 건 어떠실지..
잘 보이는 곳에 이쁘게 두면 되져~
잘 보이는곳에 이미 잘 배치해뒀습니다!! ㅎㅎ
집사람이 항상 놔두던곳이 잘 보이는곳 잘 배치해둔거죠 ㅋ
항상 집에 갈때마다 아빠미소로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ㅎㅎㅎ
  • Pax
  • 2021/03/08 AM 01:27
경우는 다릅니다만...
아버지께서 병원 응급실에 얼굴까지 시트를 덮은 채 누워 계시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이 학교에 있었던 저이기에 아버지께서 DOA당시 지니고 계시던 물건들을 제가 받았습니다.

딱히 버릴 생각은 안 했습니다만... 25년쯤 지나니 어느샌가 하나 둘 씩 없어지더군요.
그렇게 시간에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도 괜찮은데 꼭 고인과의 어떤 단절선을 만들어야만 하는건가 싶긴 합니다.
자기 마음이죠 ㅎㅎㅎ
저의집은 저의가 쓸수 없는건 아름다운제단에 기부하고 쓸수있는건 지금도 쓰고있고, 기억용 유품들은 다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관리가 힘들어질수는 있는데....그때버리면되죠.
굳이 미리 버릴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편하실대로 하면 됩니다. 저희집 같은 경우 아버지가 생전 쓰시던 핸드폰을
아직 정리 못하고 가지고 있습니다.. 간간히 충전해서 켜보기도 하는데..(폴더폰)
가끔 켜보면 다시금 저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살아갈 힘을 주는 물건이기도 하거든요.
다만 그 물건과 물건의 본주인의 생각에 자꾸 얽매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나중에 먼저간 사람과 지금의 사람이 만난다고 쳤을때.. 계속 과거에 머물러서
현재를 못산 모습을 알게되면.. 나중에라도 만났을때 힘들거 같다는 생각에..
솔직한 말로 그까짓게 뭔가 싶은 생각입니다
이성적으론 치워버리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결국 본인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생각이라 보입니다.
즉문즉설 한번 들어보시고 깨닫는 바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쥔장님의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결국은 다 자기 만족이에요. 유품 볼때마다 혼자가 아닌 느낌, 든든한 느낌을 받으신다면 남겨 두시고 유품 볼때마다 울적해지고 생활이 힘들 정도다 싶으면 정리하시는게 좋지요.

저도 아버지 유품 반 강제적으로 대부분 정리 했지만 제가 간직하고 싶은 유품은 남겨놨습니다. 행운이 언제나 함께 하라고 주셨던 2달러 지폐는 액자에 넣어서 제 방에 놔두었고

언제나 제 지갑에 넣어 두었던 아버지 군대 시절 사진도 코팅해서 아직도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이런 유품들은 볼때마다 우울해지기 보다는 아직도 제 곁에서 지켜주시는 것처럼 든든한 느낌이 들어서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아버지 건강하셨던 시절 마지막 봉사활동 다니시던 사진은 제가 볼때마다 슬퍼져서 가지고 다니진 못하고 납골당 아버지 칸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주인장 님을 슬프게 하는 유품은 안보이는 곳으로 옮겨 놓으시거나 정리 하시고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유품은 간직하고 계세요.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관없습니다.

보통은 다들 소각해버립니다. 그 이유는 아시는대로 망자의 물품을 함부로 써서 좋은 일이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다른 뜻으로는 남은 사람들이 그 물품을 계속 보다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거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걸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죠.

다만 정말 사랑했던 이라면 한 가지 정도는 기일이나 중요한 날 그를 기리는 용도로 남겨두기도 합니다.

분명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가슴에 돋친 칼날에 스스로가 상하는 일은 없도록 하시길 바랄게요. 슬픔이란 인간의 감정 중 하나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그 정리가 늦어져 본인도 어쩌지 못하는 슬픔에 잠겨들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건네지 못하는 걸 용서하세요.
사람 수만큼이나 답이 존재하는 문제같네여
많은분들 댓글 감사합니다!

일단 저를 슬프게 하는 유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ㅎㅎ
사소한 물건 하나하나도 추억속에 파묻히다보면 나도 모르게 희미한 웃음을 짓게 만들어주거든요!
오히려 그런거 볼때마다 살아가는 힘이 납니다!

유품은 정리 안하는데 맞을꺼 같아요. 물론 나중에 그 물건들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을때.. 그때 정리 할렵니다.
아직까진... 제가 그 단계가 안되는거 같아요.

지금 이 순간도.. 집사람이 너무 보고 싶네요 ㅎ
추억을 간직할 만한 물건은 가지고 있을 수는 있다고 보지만,
적어도 눈앞에서 치워서 어디에 보관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들 하나하나를 매일 같이 보면, 그게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란 생각을 하거든요.
냉정한 말이지만 사용할 필요가 있을만큼 필요한게 아닌 이상, 사람이 사는 공간처럼 정리라도 해야하고 새출발에 방해가 된다면 없애야죠.

특히 곰팡이 핀 풍경은 주변분들이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일테니 적어도 설겆이라도 해서 정돈해두는게 어떨까요?
유품 몇가지는 간직하는건 당연히 괜찮지요. 하지만 집안의 흔적이나
생활의 흔적은 마음이 정리되는대로 정리 하는것이 옳다고 봅니다.
아직 정리되지않으셨다고는 해도 그릇까지 치우지않으신걸보니
가슴이 아프네요 ...
본인의 선택일뿐이에요.
허나 너무 많이 생각나면 안되니까 어느정도 정리를 해두는방향이 좋다고 생각해요.
  • Ditch
  • 2021/03/08 AM 02:37
주변 분들의 말들도 그분들 입장에서야 틀린 말은 아닐 수 있겠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결국 본인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저도 이별을 참 못견뎌하는 편이고, 기억 혹은 추억이라는 것에 지나칠 정도로 연연하는 편이어서 의미가 있는 물건을 버리지 못합니다. 최근에는 생각이 많이 변했는데, 버릴 수 없다면 받아들이면 될 것이고, 받아들이기 벅차다면 버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간직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잃어버리게 된 것들도 있고요. 물질적인 것에 마음을 두시기보다는 고인을 가슴 한켠에 잘 담아두신다면 물건들이야 어찌됐건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부디 어떤 방법으로든, 본인 스스로의 평화를 찾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정리할필요 없죠

다만 삶의 목적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스스로에게 가득할수도 있겠지만
저는 경험해보니 조금 알겠더라구요

구태여 어떤 이유를 덧붙이거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그저 살아있고 살아있음으로 인해
하루를 버티고 살아낸 순간을 문득 느낄때

그래 이거구나
살아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왜 그런건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살아야겠고
살아보고 싶더라구요

형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냥...
오늘도, 내일도
살아야지 라는 마음이요
마음의 평안을 얻는 방향으로 하시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정 사진 이외에 전부 정리 했습니다. 그나마 사진도 벽쪽으로 돌려놓기는 했지만...
추억하는거랑 집착은 다르니까요....
버리라고 하면 알아서 한다고 해주세요...
물품 버리는거도 마음이 준비되어야 하는거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는데
남들이 아무리 버리라고 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차라리 당장에 할수있는건 버리는거 보다는 이쁜 상자 같은데 넣어서 보관하다가
마음 준비되면 하나씩 정리하는게 좋죠 한번에 정리하라는건 좀 무리수인듯 합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물건을 대신에 많이 비웠어요
공간의 재배치는 천천히 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물건들 사진으로 다 찍어두고 보관한 뒤에 하나씩 정리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산사람은 살아야된다는 말 들을 때마다 진짜 소름끼치게 듣기 싫었었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난 뒤에는 맞는 말인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힘든 사람한테는 알지만 절대 하지 않는 말입니다.
입밖으로 내지말고 스스로 깨우쳐야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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