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7-080] 가난한 남자친구2011.12.03 PM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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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남자친구 사귄지 1년 좀 넘었네요.

400일이 오늘이니깐요...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하고 이 글을 씁니다.

그 사람은 얼마나 가슴속으로 울고 있을까요.



우리는 만나서는 안될 인연이었나 봅니다.

그치만 사람 맘은 어쩔수가 없나봐요.

첫눈에 사랑했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사람과 저는 서로의 사랑에대해 의심해본적이 없어요.



헤어지자고 했던 이유는 단 하나예요.

그사람이 너무 가난해요.

찢어지게.





엄마는 일찌기 암으로 돌아가시고

아프신 장애등급 갖고계신 할머니 슬하에서 컸어요.



아버지는 배구선수 하다 힘 잘못썼는지 양아치짓 하다가

장애인 됐구요. 사지는 말짱해요. 그치만 일은 안하고 백수예요.

알콜중독인지 맨날 술을 달고 살아요. 인생 살기 싫겠죠. 그래보여요.



큰누나는 청각장애인.

고등학교 졸업 후 안산공단에서 일해요.

기숙사에서 사는데 혼자 자립해서 잘 살아요.



막내남동생은 스무살때 오토바이 사고나서 죽다살아났어요.

지금 6급장애판정 받고 사는데 일을 하는데도 어디서 몹슬짓 하고다니는지

피씨방 전전하면서 외박 밥먹듯이.





남자친구는 장애인 가족중에 유일한 정상인이예요.

시립대 건축학과 다니다가 돈이없어서 1학기만 다니고 자퇴했어요.

머리는 똑똑한데 상황이 전혀 받혀주질 않아요.

갖고 태어난 신체도 좋아서 쇼모델 까지 했는데

그것도 돈이없어서 포기했어요.



지금은 고모부랑 둘이 체인치킨집 차려서 일해요.

일도 열심히 하고 머리가좋아서 왠만해선 한번 배운건 잊어버리지 않아요.



지금 사는 집은 고모부와 고모 명의로 얻어준 집이예요.

작은집에 방 두칸인데 한칸은 할머니 쓰시고

또한칸은 아버지 남동생 그리고 남친 세명이 자요.

아버지가 술병 머리맡에 놓고 자니까 남자친구 일끝나도

집에들어가면 너무 우울하대요. 하얗게 새벽이 되도록 누워있어도 잠이안온대요.





아무리 돈을 벌어도 남자친구는 목돈을 못모아요.

할머니가 집에 얼마 보태라, 아버지가 조금씩 몇만원씩 뜯어가요.

돈은 모으는게 없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돈을 흥청망청 쓰는것도 아닌데...







전 이사람 이 가난까지 등에업고 같이 고생하려고 했어요.

근데, 제가 나이가 나이인만큼 하나둘씩 결혼하는 친구들

그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하니

왜 그런 고생길을 가려고하느냐,

그런 환경인 사람 만나기조차 힘들겠다

제발 정신차려라



이런얘기들 많이해요 수도없이...





정말 제 자신보다 더 사랑한 사람은 처음이예요.

적은 나이가 아닌데도 이렇게 사랑한 사람은 없었거든요.

연애를 안해본것도 아닌데... ...

거의 미친여자처럼 사랑했던것 같아요.



그사람이나 저나 이틀에 한번씩 꼬박꼬박 만나면서

진짜 서로가 아니면 안될 사람들처럼 너무 사랑했어요.

말로 쓰기엔 너무 힘드네요...

부모님 피눈물 뽑으면서... 그렇게 만났어요.

만나지 말라는거 나 그럼 죽어버린다고 협박까지 하면서...



정말,

불효라는거 알지만

남자친구와 끝내는건 너무너무 힘듭니다.

이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어쩔수없이 못헤어지겠습니다.



그 사람이 차라리 고아였다면 그게 더 나았겠다 생각들어요.

못된 생각이지만 그사람 아래 줄줄히 달려있는 그 혹들 다 떼버리고 싶어요.

같이 죽어버리자 얘기도 했었고

아무도 모르는 지방에 내려가서 연락끊고 살자 이런얘기도 했었어요.





제가 맘 독하게 먹고 일부러 잠수도 타고 연락도 끊었는데

정말 그게 너무너무 힘드네요...

지금도 사실 헤어지자고 했지만 너무 힘들어요.

심장을 도려낸것 같아요.



사랑만으로 결혼은 힘들겠지요.

답을 알면서도 글을 쓰고있는 제자신이

이나이 먹도록 사랑 타령이나 하고있는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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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헤어져야 할까요? 결혼은 현실이니까
루리웹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들 하십니까 ?
댓글 : 34 개
헤어지는게 답..
미안해서라도 남자쪽에서 먼저 헤어져야함 상태가 안좋은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따로 나와 사는 방법 이외에는 불가능
슬프지만 현실은 현실.
입금계좌는 유머인가요?
돈 좀 줄까여?
어디까지나 본인 인생이니 선택과 그 결과도 본인이 감수 해야지요
원래 현실이 제일 슬픈 법입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니까요...
언제까지고 기적을 바랄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이건 힘들어도 너무힘드네요..현실을 봐야할듯...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남자가 여자한에 먼저 헤어지자고 해야된다고 생각...
여친을 정말 사랑하면 미안해서라도 결혼 못하겠네;;;
  • ami
  • 2011/12/03 PM 10:32
아무도 뭐라고 못할 상황인 거 같다...
저 상태면 결혼해도 계속 엄청나게 힘들어질것이 뻔하군요. 상황이 좋아질 건덕지가 안보이는듯합니다.
돈이 없는게 아니라 희망이 없는거네
여자가 뭔 죄라고 일부러 저런 시궁창으로 들어갈 필요는 전혀 없음
누구도 여자를 비난하지 못함
제 친구거나 친척 가족이라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말리겠네요....
냉정하지만 어쩔수 없는듯.
현실을 봐야지.. 결혼은 현실이니..
뭐 어느정도야 서로 커버 가능하겠지만..
남자쪽이 너무 아니다....
다 떠나서 내 여동생이 저런환경의 사람이랑 결혼 한다면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을듯;;;;;
그쵸 사랑해도 언젠가는 사랑만으로도 안되는 경우가 있죠..
바로.. 현실이라는 녀석에게 말이죠..ㅠ_ㅠ
진짜 드라마네...
헤어질때 너무 일방적으로 헤어지진 마세요...
현재 인생이 이런데 헤어진단 소리들으면 충격받고 쓰러질지도 모름...
잘다독여 주고 서로 이해하고 좋게 해어지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으로 감싸기엔 너무 크다;;;;
이야;; 이건 좀 심했다...ㅠㅠ
여자분네 집안이 왠만큼 좋지 않고서는;;;;

100% 저기 남은 가족들 떠맡아야 할것같은데;;
이건 진짜 여친이 결혼해서 수발 든다면 남친되는 놈은 전생이 우주를 구한거다 ㄱ-.
뭐라 말을 못하겠네요.
그냥 안타까울뿐..
'연애' 라면 욕했겠지만
'결혼' 이라면 수긍.....
결혼은 끼리끼리 하는거임
사랑이고 지랄이고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예기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안되지
  • eery
  • 2011/12/03 PM 10:46
남자가 무슨 죄가 있을까... 그렇다고 여자도 잘못한거 없고...
남얘기지만 너무 슬프다...
지금은 정말 이 사람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람 마음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한번 변한 마음도 다시금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감을 믿고 마음이 원하는대로 하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이들앞에 축복이 내리기를...
남자집이 참...

나 같으면 나와서 혼자 살겄다
사랑하면 결혼해야죠.
음.. 이런 상황이라면... 헤어지신거 잘하셨습니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요즘 세상에는 사랑 하나로만 살 수 있는 세상이
절대로 아니지요. 만약 님이 헤어지자고 한 것에 충격 먹고
뭔가 달라진다면 그 때도 늦지 않습니다. 힘내세요... ㅠㅠ
사랑과 좋아하는것엔 아주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주제넘게 감히 말씀드리지만 좋아하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하셨군요.

당신은 그 남자분을 그냥 좋아한 겁니다.

그 남자분이 당신을 위해서 당신에게 헤어지자고 한거였다면 그건 사랑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죠.
절대 안됨 결혼하고 미래가 눈앞에 그려짐
  • S.A.C
  • 2011/12/03 PM 10:55
아무리 가족이이도 아버지랑 동생은 그냥 사고났을때 죽었어야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혼하고 살면은 사랑한게 후회스럽겠죠...평범한 집안도 아니고 말입니다.평범한 집에서도 결혼하면 힘들 날이 많이 오고 사랑한게 후회스러운 날이 옵니다.
  • Mr X
  • 2011/12/03 PM 11:01
당신은 그 남자분을 그냥 좋아한 겁니다.//

심각하게 공감이 가네요...
지랄 쌈을 싼다. 사랑한다는 계집이 그 가난한데 열심히 사는 남자친구 집안사정이며 돈없는게 싫다는 진심어린 마음을 이렇게 구구절절이 적어서 인터넷에 올려??
네이트판인가? 이글 퍼져서 남자친구 본인이 이거 보면 무슨 생각할지 생각안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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