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 비트코인 관련 개인적 에피소드 몇개...2018.01.03 PM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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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 암호학 시간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처음 만들어진 다음 해, 학교에서 때마침 암호학을 수강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이 부자되라고 주셨던 첫번째 기회가 아닐까 싶네요.


교수가 SHA 알고리즘 설명하다 ‘니들 그거 암? 이걸로 돈을 만드는 애들이 있다’고 운을 떼고는 암호화폐에서  SHA해시가 쓰이는 부분, 분산원장, 블록체인, 채굴 등 기본적인 얼개를 설명했습니다. ‘이거 채굴하는 거 과제로 내볼까?’ 농담도 하셨던 기억이… 학기 프로젝트로 비트코인 100개 채굴 뭐 이런거 내 주셨으면 지금 이고생 안하고 있을건데 ㅠㅠ... .


저야 뭐 무슨 넥슨게임코인 같은건가 하고 흘려듣고 있는데 수업시간마다 교수와 1:1 토론을 진행하시는 똑똑한 친구께서는 화폐인데 가치담보는 누가하냐, 받아주는 곳이 없는데 무슨 화폐냐, 채굴 과정은 그냥 에너지 낭비 아니냐… 그 연산력으로 휴먼 지놈 프로젝트 같은류에 일조하면 어떠냐 등등의 비범한 질문을 하시더군요. 끝자락엔 집에 가서 해봐야겠다고 마무리…  아… 똑똑한 새끼. (나중에 취직도 잘함)


지극히 평범한 저는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채굴 관련해 이것저것 찾아보다 전기세 때문에 깔끔한 포기를 합니다. 북미쪽 아파트는 렌트비에 각종 유틸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저 사는데는 전기세를 따로 내야했거든요… 에어컨도 맘대로 못틀던 때라 부모님 생각해 한푼이라도 아끼겠다고 저런 결정을 합니다.  아… 한심한 새끼.


이때만 생각하면 인터스텔라 장면이 오버랩됩니다.

야 이 XXX야 얼렁 채굴프로그램 설치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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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Jolli, the Chinese gold farmer

 

요때 밤에 적적해서 북미서버에서 와우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도 없고 일퀘 같은 골드 짤짤이도 별로 안좋아해서 필요한 골드는 현거래 해서 썼죠. 이때 게임 안에서 상담해주던 골드판매업자가가 Jolli 였어요. 길드, 인게임 친구도 별로 없는 내게 접속할 때마다 꼬박꼬박 ‘Dear my friend, need some gold?’라고 귓말 날리며 꼬박꼬박 반겨주던 친구였죠.


몇번 골드를 사니 나중엔 덤, 쿠폰코드도 주고 이런저런 잡담도 나누는 사이가 되서 중국 친구고 저랑 비슷한 또래라는 것까지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일 그만둔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뭐할건데? 물으니 비트코인 채굴 시작한다고…

 

네. 이때는 몰랐는데 꽤나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와우 골드 앵벌이꾼이 비트코인 채굴업자로 전업하는 순간이요. 각종 온라인게임에서 퍼킹 차이니즈 골드 파머라고 욕만 먹던 친구들이 몇년후 백만장자의 길로 들어서는 역사적 웨이브 앞에서 이제 쿠폰코드는 못받겠네... 하는 얕은 생각이나하며 지나쳤습니다.

 

가끔 비트코인 기사에서 중국쪽 비트코인 마이너들 얘기 나오면 얘네들 조상, 골드 앵벌이 Jolli 떠올리며 헛웃음 짓습니다. 계속 이 일했으면 벤틀리 타고 샹하이 고급맨션가를 질주하고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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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코인판 보면 완전 투기판인데 초창기에 그 가능성을 이해하고 시작하신 분들은 일단 부럽고 존경합니다. 

저처럼 머뭇대다 아무것도 못얻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댓글 : 10 개
"수업시간마다 교수와 1:1 토론을 진행하시는 똑똑한 친구께서는 화폐인데 가치담보는 누가하냐, 받아주는 곳이 없는데 무슨 화폐냐, 채굴 과정은 그냥 에너지 낭비 아니냐… 그 연산력으로 휴먼 지놈 프로젝트 같은류에 일조하면 어떠냐 등등의 비범한 질문을 하시더군요. 끝자락엔 집에 가서 해봐야겠다고 마무리… 아… 똑똑한 새끼. (나중에 취직도 잘함)"

역시 난 분들은 생각하는거 부터가 다르군요. 덜덜더;;;
네 ㅎㅎ 이런 애들이 구글, 마소, 페북 같은데서 커리어 시작합니다. 부럽고 무섭죠.
3년전에 회사.팀장님이 같이 비트코인 체굴 하자고 했었습니다.
그때 12만원 정도 할때...
다른과장님이 비트코인은 너무 올라서 거품인구 같다고 라이트코인이면 할생각있다고 한게 생각나네요 ㅎㅎ
아 ㅎㅎ 그때라도 시작하셨으면 지금 백만장자셨을텐데요..
그때 라이트건 비트건 아무거나 하셨으면 백만장자인데
오? 이거 굉장히 재미있는 글 이네요.
steemit 같은 곳에 올리시면 사람들이 좋아할법한 글 입니다. (대충 블로그인데, 좋아요를 받으면 steem 코인을 보상으로 받습니다. 아마 이정도 글이면 10$정도는 나올거 같네요.)
혹시 계정 없으시면 하나 만들어서 올려보세요!

+ 암호화폐의 경우 단순히 기술적으로 접근해도 안되고, 단순히 경제학적으로 접근해도 안되서.. 정체 파악이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데 요즘은 그냥 투기자산이 된 것 같아 가슴이 쓰라립니다. ㅠㅠ
구글 검색 결과에 가끔 나오던 사이트군요! 참고하겠습니다.
우와..이 글 먼가 재밌숴용 1도 상관없는 분야인 제게도 먼가 리얼하게 다가오네욥
재작년 놀고있을때 비트코인 채굴 해볼가 하면서 전기세랑 비교 하면서 고민하다가 다들 전기세가 더나옴 이래서 안했는데...
그때 채굴했어도 아마 몇만원에 팔았을거임. 나중엔 더 땅을 치고 후회하겠죠. 진짜 처음부터 이거 예상하고 도중에 안팔고 지금 시세까지 가지고 있었을 사람은 얼마나 됐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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