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스마트폰2012.05.13 AM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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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bgm소리가 들리고 곧 몇마리의 성질난 새들이 특이한 울음소리를 냈다.

그저 스마트폰의 유행하는..아니 이제는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났지. 아무튼 스마트폰의
게임 하나를 켰을 뿐인데도 j의 기분은 한없이 씁쓸했다.

"저기 말야. 섹스하는 중이잖냐.."

s의 얼굴이 스마트폰으로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j는 초조함과 안타까움, 짜증과 분함이
뒤섞인 희한한 기분이 되어서 냅다 스마트폰을 뺏어서 던져버릴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가,
행여나 그랬다가 s가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서 옷을 입고, 행위를 거부한체
모텔문을 나서면 어쩌나.. 하는 불안에 차마 그러질 못했다.

찌질해. j는 본인에게 속삭였다. 아.. s가 날 얼마나 찌질하게 생각할까.

"맞아. 우리 하고 있는 중이야."

s가 말하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과 손을 때지 않았다. 뵤로롱.하는 소리가 들렸다.
j의 눈에 화면이 보일리도 없겠지만 그의 머리속에 우아한 곡선을 그리면서
원수인 돼지를 향해 날아가는 빨간, 그리고 빡친 새가 그려졌다.

"그럼 집중 좀 해주면 안될까? 나 완전 기분 상했거든?"

j는 반쯤 투덜거림, 그리고 반쯤의 애원을 담아서 말했다.
그의 기분이야 어찌됐든 간에 그의 상징이 죽어버린건 사실이었다.
s는 스마트폰을 옆으로 슬쩍 치워서 j의 얼굴을 물끄러미 처다보곤
한쪽 다리를 쭉 펴서 들어올렸다.
들어올린 다리는 천천히 완만하게 곡선을 그리며 j의 목을 감쌌다. s가 모텔 라운지에서
가져온 사탕을 꽈작 소리나게 씹으며 말했다.

"집중을 해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집중을 하게 만드는게 태크닉이거든"

스스로의 테크닉을 부정당한 j는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맙소사. 내가 고자라니.
j는 투덜거리면서도 반격을 시도했다.

"애초에 말야. 난 그 스마트폰이 마음에 안 들어."
"왜? 편하잖아"
"스마트폰이란건 말야.. 소비 문화의 집약체이면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멀게 하는 요물이라고..켰다하면 사용자의 지갑을 털어갈 생각 뿐이지.
쉬운 구매. 쉬운 예약 구매, 쉬운 카드 결제.."

s가 까르르 웃었다.

"거기다가 말야. 현대 사회에는 스킨쉽이 부족해. 사람은 좀더 살을 맞대면서 살 필요가 있다고,
문자 메세지니 채팅이니 영상통화니, 카카X톡 같은 걸로는 전달할수 없는 무언가가 있단 말야."

j가 섹스라는 원래 목적을 잊고 열변을 토하는걸 물끄러미 처다보던 s가 움직였다. 그녀의 허리와
다리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고, 팔과 다리가 얽히고 엮이면서 j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살을 맞대란 말이지?"

j 가 미처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리는 사이에 s가 쐐기못을 박는다.

"자긴 이상한 애무할때보다 그렇게 희한한 소리 할때가
훨씬 섹시하더라. 이번엔 내 귀에다 대고 속삭여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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