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알바한테 엿먹은 썰2013.03.06 AM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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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에서 작은 피시방을 경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입니다.
2003년도떄 처음 이 업계에 발을 디뎠으니 꽤 오래 일한셈이죠.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번에 알바에게 엿먹은건 워낙 쇼킹하네요.
심심해서 새벽에 썰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내용이 워낙 길어서 이하 말투를 좀 편하게 바꿔봅니다.


1월쯤에 알바 면접을 고르고 골라서 좀 괜찮다 싶은 군필 25살로 뽑았다.
당시 오전 오후 알바 둘다 일하는게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단칼에 둘다 자르고
오후 야간으로 두명 뽑았는데 좀 걱정했던 오후 알바는 그럭저럭 일을 잘 했고,(아니 오히려 훌륭했다)
장사 안된다고 친구들 데리고 와서 매상 올려주면서 기운 내라고 볶돋아줄땐 참 고마웠다.
좀 뺀질뺸질거리는 맛이 있긴 했지만 그정도야 애교고.. 지각 조금씩 하는것도 크게 신경
안 쓰는 타입이라 계속 데리고 있고 싶었지만 2월말까지만 일하기로 해서 좀 아쉬웠다.

야간은 얌전하게 지각 한번 안 하고 일 잘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1월달쯤에 나 몰래 밤에
게임한 흔적을 찾았다. CCTV를 평소 인권침해라고 생각하고 녹화를 하지 않는 나였길래
증거는 없지만 게임을 하지 말라고 넌지시 운을 띄웠다.
그러다가 2월 26일날, 아예 카운터 근처도 아니고 멀리 떨어진 흡연석에서 게임하던걸 발견했다.
솔직히 고민에 좀 빠졌다.

원래 성격같아서야 당장 짜르고 새 알바를 구하는건데 2월 말까지만 근무하기로 한 오후 알바가
빠지면 24시간 근무가 필연. 그래서 일단 매장에 전화해서 게임을 당장 끄라고 갈궜다.
끝까지 게임을 안 했다고 알바가 우겨서 좀 당황했다.... CCTV로 보고 있다고 말하니깐 그제서야 죄송하다는데
좀 애가 보기와는 다르게 믿음이 안 간다고 생각했다.

26일 오전에 출근해서 한번 더 게임을 하는걸 걸리면 짜른다니깐 오히려 큰소리치기 시작했다
다른 매장에선 다 게임하게 해주는데 여긴 왜 그러냐고
말을 하셔도 한번 더 걸리면 짜른다가 뭐냐고
그런 식이면 2월 말까지 하고 그만두겠다고 하는거다

3달 내내 지각 한번 안 하고 일한걸 높게 평가해서 그럼 다음 알바 구할때까지 근무하라고 말했다.
여태 내가 지각한걸 트집잡길래 (2개월 모든 시간의 지각을 합쳐서 30분이 채 안 된다)
27일날 한시간 빨리 퇴근시켜줬고, 3월 1일날 월급 입금할떄는 만원 더 입금해줬다.
(본인은 말일까지 일한 임금을 1일날 바로 입금해준다. 1주일치 빼고 이런걸 구차하다고 보는 사람)

그리고 3월 4일 일이 터졌다.
서랍속에 넣어둔 갤럭시 플레이어와 갤럭시 노트
두개 중에 갤럭시 노트만 사라진것이다.
밤 11시 매장을 퇴근하면서 너무 피곤한 나머지(그날 야간알바가 결혼식 간다고 근무 뺴주고,
오후 알바가 그만둬서 총 56시간의 근무를 감행하면서 야간알바 근무를 뺴준거였다)
핸드폰을 서랍에 넣고 갔는데 그걸 누가 가져간 것이다.

그런데 정황상 야간알바가 너무 의심스러웠다
생각해보라
도둑이 물건을 골라서 훔쳐가나? 손에 잡히는대로 훔쳐가지
그리고 새벽내내 야간알바가 검색한 글을 보니깐 의심이 더 굳는것이었다.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6&docId=130279717&qb=7ZS87Iuc67CpIGNjdHY=&enc=utf8§ion=kin&rank=4&search_sort=0&spq=0&pid=RggMNF5Y7tRssv5DKxVsssssssZ-287529&sid=UTTOJHJvLBcAAGeGIUQ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5&dirId=50102&docId=113364686&qb=7ZS87Iuc67CpIGNjdHYg64W57ZmU&enc=utf8§ion=kin&rank=3&search_sort=0&spq=0&pid=RggM1c5Y7tCsss/hMQ0sssssstK-519470&sid=UTTOJHJvLBcAAGeGIUQ

전화해서 핸드폰을 가져갔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정황이 너무 의심스럽고 솔직히 니가 가져간거 같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의심받는 상황이 너무 불쾌해서 근무를 못하겠다고 큰소리치고,,, 핸드폰 따윈 본적 없는데
왜 자길 의심하냐고 명예훼손죄를 들먹거렸다.

그리고 3월달 일한 2일치 돈을 입금해달라길래 매장으로 오면 현금으로 주겠다고
전화통화로 한번, 그리고 카톡으로 한번 두번 말했다.
그랬더니 지금 일자리가 잡혀서 바쁘고 도저히 시간이 안 나서 갈수가 없으며, 돈을 입금 안 해주는걸
가지고 돈띄먹는 양반이라며 비아냥거리고 아갈을 털기 시작했다.

시발롬아 돈 준다고.


그리고 오늘 단골손님들과 말하는데 손님들이 말하길 야간알바가 그동안 심하게 개판을 쳤다 한다..
뭐 흡연석에서 여자친구 불러서 같이 담배피우면서 카운터를 몇십분 비우면서 게임하고..
대충 정산 기록을 뒤져보니 한달 내내 그렇게 겜을 한거 같다. 참 안타깝다.

사실 한편으론 마음이 편하다.
난 혹시나 내가 멀쩡히 일 잘하는애 겜 한번 했다고 의심하고, 그런 내 태도가 애를 더 돌이킬수 없게
만들어서 이렇게 두 사람이 꼬이고 꼬인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나 후회가 있었는데

그동안 매장에서 개판친거, 핸드폰 훔쳐간거, 매상이 안 맞던 짜잘짜잘한 모든 증거를 바탕으로
그냥 이놈이 원래 쓰레기였다고 생각할수 있으니 한줌의 죄책감과 책임에서 해방될수 있어 홀가분해졌다.



나는 향후로도 이 알바친구가 정신을 안 차리길 빈다.
행여나 "그떈 제가 철이 없었습니다 사장님" 하고 사과한다고 생각하면 막 소름이 끼친다.
그냥 쓰레기 그대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사장이 CCTV로 일 잘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할까 벌벌 떨면서도 서든어택에 대한 유혹을 못 버리며
쥐새끼처럼 심장이 쪼그라들어서 게임을 하고,
월급 번돈을 모조리 외국 불법 토토 사이트에 꼴아박아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짓을 반복하고,
제대로 된 취직같은건 엄두도 못 내는 그런 인생을 반복해서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사실 진보쪽 사고방식을 지녔다.
어지간한 사람은 다 교육으로 갱생시킬수 있으며, 노숙자가 인생에 실패한 사람들도
제대로 된 사회 시스템이 있었다면 구제할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런 진보쪽 믿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안 되는 인간은 안된다는 보수적 사고방식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게 느껴진다.
새누리당이냐.민주당이냐 민통당이냐를 떠나서 결국 삶의 사고방식과 주관이 진짜 정치관을
결정하는것인데, 그런 사고방식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꽉 막힌 아저씨가 되어간다는게 슬프다.

더더욱 슬픈건 잘 알면서도 멈출수가 없다는것이다.
불온한 생각은 흡사 화선지에 찍은 먹물처럼 천천히 내 마음을 검게 잠식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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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미리 언급한 내용과 다른 내용으로 배틀이 벌어질까봐 부랴부랴 덧붙여씁니다.
저 이명박 싫어해요 박근혜는 더 싫고. 시바 날 새누리당 지지자로 몰아가는건 참을수가 없어!

그리고 전 10년 내내 사람 쓰면서 최저임금 안 지켜본적 없습니다. 줄거 다 주고 일 시키자는 쪽입니다.
적자가 나도 알바 월급은 띠먹질 않아요~ 집 사정이 안 좋아서 어릴적부터 알바하면서 몇번을 월급을
띠먹히고 고용주들한테 이용 당한 드러운 기억이 많아서 제가 고용하는 사람들한테는 항상 잘해줄려고
노력합니다... 아주 가끔 엑박 하다가 늦잠 자서 지각하는거 뺴고... 존나 양심적인 고용주임...
금연석에서 흡연자들 담배도 못 피우게 함.. 뭐 그래봐야 담배 냄새 금연석으로 넘어오는건 못 막지만..

암튼 멘탈이 한번 쿠크다스화 되서 멘붕이 왔다가, 겨우 진정하고 새벽에 누가 볼지도 모르는 공간에
주절거려보네요. 마음이 아픕니다 아주..

댓글 : 10 개
장사해서 사람쓰다보면 참 별별일이 다있지요...결국 스스로 조심하는게 최선인듯...화이팅하시고 사업번창하세염.
저도 실장으로 일하면서 느낀건데 사람새끼 믿을새끼 한마리도 없다 입니다.
그래도 뭐 매상까지 사기 안친게 다행인거 같네요
그런데 폰 잃어버리신건 찾았나요? 못찾았을것 같지만...

정말 알바가 인간이 못된 사람이 많더군요.
알바가 잘못했네..
애새끼 견적을보니까 갤노트 하나로 끝나길 천만다행이예요.
진짜 운좋다고 생각하셔도 될판..;
미쳤네... 알바 ㅅㅋ ...
  • 2번
  • 2013/03/06 AM 07:49
개자석이네요
힘내세요
" 리더 " 라는 자리가 참 여러가지로 애달프죠...

그럴수록 더욱 자신을 다독거리며, 그 믿음이 강건해지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뒤돌아서면, 한없는 뒷담화와 험담을 일삼기도 하지만,

분명 실패한 인생님을 회상하며, 사회생활의 정석을 되새기는 지나간 알바생과

다가올 알바생들도 있기 때문에 말이죠.
멍청하기 그지 없군....저 놈은 저렇게 살다가 얌전히 구석탱이에서 인생 마감하는 쪽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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