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me] 5을 구입할 계획은 없습니다 - 전장의 발큐리아42018.05.15 AM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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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장의 발큐리아 4 짤막 평론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넘어가고 포인트만 집어서 이것이 어떤 게임이고 어떤 감상을 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미지도 스킵합니다.

 

 전장의 발큐리아를 알게 된 건 제법 오래전 일입니다. 1편의 전투 시스템을 보고 이건 꼭 해봐야겠다 생각했었고 이후 스팀에 등록, 한글 패치까지 등장해서 언젠가 꼭 해야지 벼르던 중 4편의 정발 소식이 들렸고 주저 없이 구매했습니다.

 

 전투 시스템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반 리얼타임 턴제 전투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조작을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하고 이동시키면 다른 유닛들은 이동하지 않지만, 적군의 경우는 아군이 시야에 들어오면 공격을 아군의 경우는 지원사격을 해주는 형태입니다. 즉 어떻게 조작하냐에 따라 피해를 줄일 수도 늘릴 수도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병과도 다양하고 개성이 있어 상황에 맞춰 여러 유닛을 활용하는 재미가 있었고 3D 맵에서 펼쳐지는 전투라 예상치 못한 곳에 잠복하고 있는 적이라던가 반대로 아군이 진형을 짜서 적을 포위 섬멸하는 맛이 있습니다.

스토리도 괜찮은 편입니다. 연방국과 제국군의 싸움. 열세에 빠진 연방국 최후의 작전을 펼치고 설원을 넘어 제국의 본진을 격파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발생하는 미니 이벤트도 보는 맛과 플레이 하는 맛 둘 다 좋았고. 등장인물들의 뾰족 턱만 제외하면 전장의 발큐리아4는 참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의 중반까지만요.

 

 이건 좀 아닌 거 같은 데라는 인상을 처음 받은 건 전투가 아니라 개발 메뉴부터였습니다. 개발을 하나 할 때마다 나오는 캐릭터의 반복된 음성은 듣기 싫을 뿐 아니라 게임 플레이 타임을 잡아먹어서 모니터를 주먹으로 치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게임 중반을 넘어가면서 하나를 눈치챘습니다. 이 게임은 적 전멸이 아니라 빠르게 적 진영을 차지해서 이기면 장땡인 게임이란 걸요. 이게 어떤 의미냐면 맵에 있는 적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돌진한 후 적 본진에 있는 적들만 격파, 점령하면 게임이 끝난다는 겁니다. 전략이고 전술이고 하는 게 무의미해서 허탈했습니다.

 

 물론 맵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든 적을 찾아 격파하면 나름의 보너스는 있습니다. 어딘가 숨어있는 네임드 적을 격파하면 특별한 장비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하느니 빠르게 맵을 클리어하고 높은 평가를 받아 경험치와 자금을 얻는 쪽이 훨씬 더 이득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게임 시스템이 모두 해금되려면 중반을 넘어서야 합니다. 소대, 소대장, 센추리온 지원까지 해금되고 전투의 규모도 커지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센추리온은 작중 여러 가지 이유로 불참하여 꼭 필요할 때 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센추리온 업그레이드에 투자한 자금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라 짜증이 솟구쳤었습니다.

 

 놀랍지만, 여기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불만은 있으나 감수할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쓰레기 같은 스테이지 구성입니다.

 

 사람마다 SRPG를 즐기는 이유와 방법은 다르겠지만, 전 체스 게임의 전자오락 형태라고 봅니다. 50 : 50의 공정한 싸움이 아니라 30 : 70 정도로 아군이 불리한 상황에서 주변의 지형지물 혹은 전략을 이용하여 승리를 거머쥐는 게임이요. 전장의 발큐리아의 전, 중반부까지는 이런 모습이나 후반부에 가면 체스 게임이 아닌 패턴 게임이 되어 버립니다.

 

 아군이 특정 지역에 들어서면 적의 보스와 증원이 때거지로 나오고 승리 목표도 거점 점령에서 보스격파로 바뀌는데 사전에 이걸 모르고 진행하면 대책 없이 두들겨 맞고 전멸합니다. 대신 공략은 간단합니다. 적 보스가 나오는 위치에 아군 병력을 둘러놓고 이벤트를 발생시킨 다음. 일제 공격으로 격파하면 끝입니다. 즉 전략이 아니라 공략을 알고 모르냐에 따라 게임을 클리어하고 말고의 여부가 결정됩니다. 1회차를 플레이하면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는 이벤트를 겪게 하고 모르면 죽어야지 그리고 다시 도전해라라는 식이라 짜증이 대폭발했습니다.

 

 스토리도 한소리 하고 싶은데. 처음엔 민간인을 죽여 본보기로 매달아 놓는 등. 제국군의 악행에 분노했던 주인공 일행들이 마지막에 가선 제국의 민간인들을 제물 삼아 수도를 폭발시켜 버리려고 하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악의 구분이 어중간한 것도 이야기의 반전도 모두 아귀가 맞지 않고 어설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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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합니다.

 

 전장의 발큐리아4는 뼈대가 탄탄한 게임이나 그 위에 쌓아 올려진 것들이 형편없었습니다. 차라리 엑스컴을 구입할 걸 후회가 드는 게임이었고 남에게 쉽사리 추천하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불리한 전장 상황에서 아군의 활약으로 전황이 뒤집히는 이벤트가 생겼으면 하지 이번처럼 뜬금없는 보스, 적의 증원으로 패턴 외우기 식의 전투는 없었으면 합니다. 뜀뛰기 점령전도 사양하고 싶고요. 여기에 힘 빠지는 이야기 구성까지 더해져서 할 맛이 안 났습니다.

 충분히 지금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게임을 그렇게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고 그만큼 짜증 났던 게임입니다.

 

  

 

 

댓글 : 2 개
저는 나름대로 재밌게 즐겼지만...전쟁치곤 너무 가벼움과 더불어 자잘하게 나눠진 스토리 영상도 좀 짜증 유발했네요...ㅠㅠ 적군 완전 전멸 이런 구성도 종종 있었으면 좋았을텐데...공감하고 갑니다 ㅎㅎ
말씀하신 부분의 핵심 <적 진영을 차지에 이기면 장땡>
1편에서 알리시아로 닥돌해서 진영 점거하면 끝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어떤 전략을 쓸까 하며 고민고민하는 게 그냥 알리시아 하나에
전술 달아주면 끝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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