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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밀덕] 지뢰제거에 대해서.-1부-2011.05.27 PM 09:26
지뢰(mine, landmine)란 놈은 좁게는 땅에 묻어두고 누가 밟아주길 원하는
폭발물들이고 넓게는 항공기나 포병이 투발하는 살포형에서 클레이모어같은 지상설치,
폭발물을 사용한 부비트랩이나 상대방 진지까지 굴을 파고들어가 묻어둔 폭약도
포함됩니다.
많은 경우 방어적이며 정적인 병기인거죠.
일단 지뢰에 대해 들어가기 전, 폭발물의 구조에 대해서 약간만 알아보고 들어가보죠.
포탄이나 폭탄이나 이런저런 폭발물은 폭약(bursting charge, 작약)을 일정 형태로
채워넣고 거기에 신관(fuze)를 꼽아넣은 물건입니다.
작약은 화약류중 반응속도가 빠르며 그에 걸맞게 단시간내에 분해되면서 아주 많은
양의 열과 가스를 내놓을 수 있는 물질입니다.
또한 그 형태에 따라 혼합물 형태냐 아니면 화합물 형태냐로 구분될 수 있죠.
혼합물 형태의 경우 가장 좋은 예는 폭약은 아니지만 한 때 작약으로 사용된
흑색화약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이건 산화제 역활을 하는 질산칼륨과 연료 역활을 하는 숯가루가 혼합되며 반응 촉진제
겸 연료 역활을 하는 황이 들어갑니다. (황이 반응 촉진제 역활을 한다는 것은 황을 뺀
질산칼륨과 숯의 혼합물은 반응이 흑색화약보다 더욱 느리게 진행된다는 것에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해 TNT와 같은 화합물 형태는 물질 구조가 외부충격(반응 에너지)을 받아
깨지고 분해될 때 나오는 에너지와 반응 산물을 이용해 파괴를 하게 됩니다.
중요한건 둘다 산소가 있건 없건 '적절한 반응을 개시할만한 에너지만 가해주면
반응에 돌입' 한다는 점이죠.
간혹 지식인이니 뭐니 이런데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진공에서도 폭탄이 터져요? 같은
이야기는 터진다가 정답이란 겁니다.
신관은 외부에서 받아들여진 열이나 기계적인 충격, 전류등과 같은 변화요인을
잡아내어 그 힘을 작약까지 전달해 작약을 터트릴 수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전달된 변화요인을 받아들여 이걸 다른 형태로 바꾼 다음
전달하는 하기도 하며 그 힘을 증폭시켜서 전달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그리 어렵게 안보이는 형태의 신관을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작동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누군가가 전지를 가져와 전극에다 연결하고 일정이상의 전류를 흘리면 먼저
뇌관속에 든 전열선이 달아오르게 됩니다.
전류를 열 형태로 변화시킨거죠.
2. 전열선이 달아오르며 나온 열에 의해 염소산칼륨 혹은 질산칼륨에 황화안티몬의
혼합물을 면화약으로 버무려 굳힌 점화제(igniter)가 반응합니다.
3. 점화제에 의해서 흑색화약을 발라놓은 지연 요소(delay element, 쉽게해서
도화선이라 생각하세요)가 반응하여 일정 시간동안 타오르게 됩니다.
4. 지연 요소가 다타면 면화약과 아지화연(lead azide)을 버무린
기폭제(initiator/detonator)가 반응합니다.
여기서 아지화연과 같이 마찰이나 열, 불꽃, 충격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일차폭약(primary explosive)라 부르기도 합니다.
5. 기폭제의 반응으로 뜨겁고 급격히 팽창하지만 그 양은 얼마안되는 가스구름이
생깁니다.
이걸로 작약을 반응시킬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 또 작약에 따라서는
반응시키기는게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폭제의 반응 결과를 받아들여 증폭시켜줄 전폭약(booster)을 쓰기도
합니다.
저기에서는 테트릴(tetryl)을 썼습니다.
6. 전폭약으로 쓴 테트릴이 터지면서 꽤많은 에너지를 작약에 전달합니다.
그러면 이제 작약으로 충전된 RDX가 반응하게 되죠.
작약은 보통은 그저 폭약 혹은 고폭약(high explosive)이라 부르는 것중 안정적인
놈들을 쓰고 이들은 또 이차폭약(secondary explosive)이라 부릅니다.
7. 작약이 반응하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폭발과 동시에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또다른 RDX 뭉치를 터트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납관에다 TNT따위를 꽉 채워넣은 도폭선(detonating cord)를 사용합니다.
초당 5000m이상의 속도로 폭굉하면서 다른 곳에 있는 폭약도 건드려 주죠.
지뢰의 경우도 저기서 사용된 것을 필요에 따라 추가하거나 빼내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신관이 어떤 외부의 영향에 따라 움직이냐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압력(pressure)
밟거나 누르면 작동하는 아주 고전적인 형태죠.
그냥 수직 또는 수평으로 누르는 힘말고도 비스듬하게 힘을 줘서 경사를 주면
터지는 방식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2. 압력해제(pressure release)
먼저 압력을 가하면 신관이 활성화됩니다.
이 상태에서 압력을 제거하면 신관이 작동합니다.
아마 이거 보시면 영화에서 곧잘 나오는 지뢰 밟았는데 신관 해제해줘 라는 뻘짓이
생각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신관쓰는 지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밟으면 쾅하는 압력식으로 처리합니다.
되려 이런건 부비트랩 만들 때 곧잘 사용하죠.
좋은 예: 상자속에 압력해제 신관을 설치하고 뚜껑을 덮으면 신관에 압력이
가해지게 해둡니다.
이 상태에서 누군가 상자 뚜껑을 열면? ... !
3. 장력(pull / tension)
인계선(trip wire)를 건드려 신관을 건드리면 작동합니다.
4. 장력해제(tension release)
인계선을 쓴다는 것에서 장력식과 비슷합니다만 이건 압력해제처럼 장력이 걸리면
활성화되고 풀리면 작동합니다.
사용예: 막대기를 땅에 박아두고 인계선을 막대기까지 끌어당겨 장력을 겁니다.
이 상태에서 누군가 저 막대기를 건드리면 인계선이 풀리면서 장력 해제가 되고
터지는거죠.
5. 시한 (timer)
말그대로 입니다.
설정된 시간동안 가만히 있다 터지는 것들이죠.
관련해서 가장 간단한 형태는 영화에도 나왔지만 timing pencil을 들 수 있을
겁니다.
꼭지 부분에 부식성 화학약품이 든 유리 앰플이 들어있고 납이나 구리선이 앰플
주변에 있는데다 이 금속선이 공이를 잡고 있죠.
앰플이 든 부분을 눌러서 터트리면 부식성 화학약품이 세어나와 금속선을 천천히
녹이다 어느 순간 끊어지며 공이를 놔버리면 기폭이 일어나죠.
좀 더 복잡한건 기계식 시한장치(쉽게 말해 스톱워치)를 사용하며 요즘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시계가 돌아다니는 상황 덕분에 전자식 시한 신관들도 여러가지가
나오는 중입니다.
민간용 시계가지고 장난치시는 분들도 계시죠.
6. 지령(command)
원격 폭파방식으로 누군가 격발기나 버튼을 눌러서 터트리는 겁니다.
클레이모어처럼 유선으로 터트릴 수도 있고 무선으로도 가능하며 이제는 아예
휴대폰가지고도 터트리는 세상이죠.
7. 기타
자기장의 변화를 감응하거나 소리나 진동에 맞춰서 폭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적외선따위를 감지하거나 해서 작동되게도 만들 수 있고 레이저나 전파의
반사파를 잡아서 터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전부 다 시도됩니다.
혹시 모르죠.
나중에는 영화 스크리머(Screamers)에 나온 것처럼 자기가 진화하며 공격하는
괴물이 나올지도.
한편 지뢰의 덩치와 목표에 따라서는 익히 아시듯이 2가지로 구분됩니다.
1. 대인지뢰(AP mine, Anti-Personnel)
사람 잡기 좋은 정도의 크기이며 보통 속에 든 폭약이 몇십에서 몇백 그램
수준입니다.
개중에는 손바닥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M14 발목지뢰나 소련제 PFM-1
버터플라이같은 물건들도 존재하죠.
또한 밟으면 튀어올라오는 도약식 지뢰부터 다양한 폭약을 사용한 부비트랩들도
여기에 속합니다.
땅속에만 들어있지 않으며 나무위나 건물 구석, 문뒤나 계단에도 설치될 수
있습니다.
2. 대전차지뢰(AT mine, Anti-Tank)
전차를 완전히 파괴할만한 수준의 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차량 파괴를 목적으로 했다고 할 수도 있으며 전차 정도의
목표라면 완파가 아닌 기동력 파괴에 촛점을 맞춥니다.
그러니 탱크라면 궤도를 날려버리고 동륜과 보기륜에 피해를 입혀 전차를
앉은뱅이로 만든다는거죠.
물론 개중에는 밟으면 튀어올라와 전차 상면을 공격하는 지능형 지뢰에서 그보다는
훨씬 단순하지만 이미 2차대전때부터 사용된 대전차 로켓(혹은 판처파우스트같은
물건)과 연결된 전차용 부비트랩도 존재합니다.
또 성형작약이나 자기단조 파편의 원리를 사용, 전차 바닥등을 관통하는 물건도
존재하며 저기 이라크등에 있는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 중에서도 이런걸
응용한게 나돌 정도죠.
지뢰는 지상에 단순하게 매설되는 것만 있는건 아닙니다.
지상 설치는 물론이고 화포나 로켓(다연장 포함), 유도폭탄이나 확산탄등으로 투하되며
살포되는 살포식 지뢰(scatter mine)도 존재하죠.
특히 항공기 살포의 경우는 이미 2차대전초에 이미 사용된 전적을 가집니다.
이건 급하게 방어망을 만들거나 반대로 공격시 적의 퇴로등을 차단하는 식의 공격적인
운용도 가능하죠.
그러나 확실한건 지뢰가 아무 곳에나 뿌려지는건 아니란 점일 겁니다.
누군가 밟아줄 대상이 오지도 않을 곳에 지뢰를 뿌리면 그건 낭비이자 기껏 힘들여
지역 거부(areal deny)해봐야 별 의미도 없다는거죠.
그리고 이를 확대해본다면 지뢰는 제거될 수 있고 지뢰가 제거되지 않게 하기위해 미리
그 곳의 좌표를 따두는 센스는 가져야 할겁니다.
누군가 그곳에 얼쩡대면 포화로 날려버릴 수 있게.
만약 이런 식의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걸프전 당시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버린
이라크군의 지뢰밭꼴이 될겁니다.
반면 지뢰를 제거하는 입장에서는 지뢰밭은 포화가 지킨다는 점때문에 그만큼 빠른
제거를 위한 수단들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지뢰밭 부근에서 얼쩡대다 얻어터지는 것보다는 신속하게 처리하고 돌파해버리는게
남는 장사니.
어쩌건 지뢰 제거는 아래와 같은 방법들이 동원됩니다.
1. 사람이 하나하나 발견하고 제거하기(manual breaching)
전통적인 방법은 총검이나 쇠막대기를 가지고 땅을 찌르면서 지뢰를 찾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발전하면 지뢰 탐지기나 지뢰 탐지견이 동원되기도 하며 요즘은
폭발물의 흔적을 찾는 '전자코'나 지면아래를 보여주는 투시장비까지 동원되죠.
한마디로 사람이 직접 나서서 폭발물을 발견하여 제거하는 거죠.
투입되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사실상 지뢰를 100%제거할 수도 있는 방법이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며 시간당 처리량이 대단히 적은 방법이죠.
즉, 제거 효과면에선 좋지만 단위시간당 효율과 투입되는 자원에선 거의 악몽에 가까운
방법입니다.
2차대전때만해도 이 방법이 사실 지뢰 제거의 대부분을 의미했으나 지금 전장에서는
안하려는 짓입니다.
대신 수복된 지역에서의 사후처리로 이 방식이 곧잘 사용되죠.
단, 지뢰 뿌린 인간들이 악날하면 이런저런 부비트랩까지 같이 설치하므로 이런 처리도중
다치거나 부상당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더하여 요즘은 지뢰와 폭발물 탐지기를 장비한데다 필요하다면 원거리에서 지뢰를 쏴서
폭발시킬 수 있는 '총'까지 장비한 로봇을 쓰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한 방법이죠.
2. 폭파통(파괴통, Bangalore Torpedo)
영화 라이언 구하기에서 나온 물건이죠.
긴 파이프속에 폭약을 채운 것으로 끝단에 신관이나 뇌관을 꼽을 수 있게 되어져
있습니다.
여러개를 연결해 긴 장대모양으로 만들 수 있으며 지뢰지대 개척외에 철조망 파괴,
장애물 제거, 많은 폭약이 들었다는 점을 사용해 적진지 무력화에도 사용할 수 있죠.
1912년, 보어 전쟁과 러일 전쟁시 철모망을 폭파시켜 제거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도의
벵갈(Bengal)지방에 주둔하던 한 영국군 공병 장교가 고안해냈다 하네요.
그가 이걸 처음 시험해본게 벵갈 지방인데다 꼭 어뢰같이 길쭉하다고 Bangalore
Torpedo란 별명이 붙여준게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중이라죠.
최초로 나온 것은 5.5m짜리 쇠파이프에 27kg의 다이너마이트가 들어있었다고 하죠.
1차대전시 철조망 파괴와 진지 파괴에 사용됐고 2차대전초에 지뢰지대에 상당히
유용하다는 점이 밝혀져 지뢰 제거에도 널리 사용되게 됩니다.
만약 이게 없다면 공병 폭약(TNT나 C4) 뭉치를 긴 장대에 일정 간격으로 매달고나
도폭선을 장대에 감아 응급조치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3. 마인 플로우와 마인 레이크(mine plow, mine rake)
마인 플로우는 전차나 장갑차량등의 앞에 장착하는 쟁기처럼 생긴 물건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저런걸 track-width mine plow(TWMP)라 하며 말그대로 전차의
궤도폭만큼의 면적을 갈아엎을 수 있습니다.
마인 플라우는 묻혀있는 지뢰를 옆으로 떠내어 밀어버리는 방식으로 제거합니다.
지뢰 제거라고 하지만 그저 옆으로 떠넘기고 교통로를 개척하는 것뿐입니다.
고로 저런게 앞에서 지뢰제거해주면 갈아엎어진 부분만 밟고 지나가야지 그 주변으로
나가면 안됩니다.
그 속에는 지뢰가 그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
보통 마인 플로우는 전차나 장갑차량에 설치되며 유압등으로 올리고 내리게 할 수
있습니다.
장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폭 60cm, 깊이 30cm정도에 있는 지뢰를 떠내어 장착
차량바깥쪽으로 치워낼 수 있습니다.
최초로 개발된건 1918년, 프랑스군에 의해서였다죠
그당시 독일군들도 전차에 대항해 지뢰처럼 폭발물을 파묻었고 이걸 제거하기위해 르노
FT전차앞에 장착한게 효시였다나요.
그러나 실제로 사용된건 2차대전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영국군에 의해서 입니다.
호바트경(Sir Percy Cleghorn Stanley Hobart, 1885.6.14 ~ 1957.2.19)의 79
기갑사단(79th Armoured Division)에 배속된 Hobart's Funnies라 불린 전차중에는
Bull's Horn(or Bullshorn, 황소의 뿔)이라 불린 마인 플로우 장착형들이 있었고
이들은 소드 해안에서 제역활을 해내죠.
마인 레이크는 걸프전당시 미군이 처음 사용한 물건입니다.
Full-Width Mine Rake(FWMR)라 불리며 빗모양의 삽날을 땅속에 박아넣어 지뢰를 전차
전면 넓이만큼 밖으로 밀어내게 되어져 있죠.
원리자체는 마인 플로우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마인 플로우가 넓은 삽날이 달린 쟁기를 쓰는 것에 반해 이건 더 가늘지만
튼튼한 기둥이 박힌 빗모양의 것을 사용하는게 다르죠.
만약 대전차 지뢰정도의 폭발물이 폭발할 경우 마인 플로우의 삽날들은 거의 한번에
깨져버리지만 마인 레이크는 가느다란 봉이 폭발 에너지를 덜 홉수하여 꽤 오래 견뎌줄
수 있다고 하죠.
또 무게가 가벼워 장착과 운용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인 레이크는 지뢰 제거시 속도가 잘 안나온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죠.
걸프전 당시 미군은 이걸 막 개발중인 상황이었고 1990년 11월부터 1개월안에 설계를
완료하고 제작하여 59개가 지급됐다 합니다.
사소한 문제라면 야전 지휘관들은 지뢰제거시 느린 속도문제로 이걸 앞에 두기보다는
다른 지뢰제거 수단이 동원된후 뒤따라가며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게 하는데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4. 마인 플레일(mine clearing flail)
바퀴겉에 여러개의 쇠사슬을 달고 땅쪽에 댄다음 바퀴를 돌리면 쇠사슬은 땅을
칠것이고 그 땅속에 지뢰가 있다면?
최초의 아이디어는 영국군에 복무중이던 남아공 출신 공병 장교에게서 나왔다 하죠.
그는 궤도차량의 스프로켓에 감긴 쇠사슬이 땅을 쳐대는걸 보고 지뢰제거에 이런걸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곧 몽고메리의 8군(8th Army)이 그 생각을 현실화합니다.
1942년 8월에 쇠사슬에 쇠뭉치를 달아둔 도리깨 24개가 달린 Scorpion이란 물건이
등장했고 엘 알라메인(El Alamein)전투에서 독일군이 만든 악마의 정원(지뢰밭)을
제거하는데 꽤 괜찮은 성능을 발휘했다 하죠.
그후 미군과 영국군은 이걸 바로 채용했고 Hobart's Funnies중 하나인 셔먼 Crab도
여기에 속합니다.
단, 이 도리깨들은 대인지뢰에 대해 사용하지 대전차 지뢰에선 잘 사용을 안한다고
하죠.
대전차 지뢰 수준이면 도리깨들을 완전히 박살내어 파편화시켜 주변에 뿌릴 수 있기
때문이죠.
5. 마인 롤러(Mine Roller, MCRS: Mine Clearing Roller System)
무거운 롤러를 밀거나 끌어서 지뢰밭위로 보내면 지뢰는 폭발할 겁니다.
최초로 등장한건 1차대전말 영국군에 의해서였죠.
그러나 그리 성공적이진 못했다고 하죠.
그러다 2차대전초에 소련에서 무갈레프(Mugalev)의 롤러가 등장합니다.
소련은 핀란드로 들어가면서 지뢰 지대를 개척하는 도중 포화에 손해를 입기
십상인데다 그만큼 빠른 지뢰제거가 절실하다는걸 경험하죠.
이에 무갈레프(P.M.Mugalev)가 니콜라예프(Nikolayev)에 있던 공장에서 무갈레프의
롤러라 불릴 물건을 만들게 됩니다.
1940년에 T-28 전차에 초기형이 테스트되며 1942년 T-34나 KV를 비롯, 다양한 전차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설계가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변속기에서 동력을 뽑아온다는
점에서 T-34가 장착 작업이 쉬워 다른 전차보다 T-34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현재 사용중인 것은 무거운 쇠바퀴가 여러개 달린 롤러 세트를 장갑차량앞에 달아주는
겁니다.
이 롤러의 경우 때에 따라 지나치게 무거워 사용이 불편하거나 토양 상태에 따라 성능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걸프전 당시 미군도 마인 롤러를 썼는데 단단한 유럽 토양에 맞춰진 것이었던터라
부드러운 모래로 덮인 이라크의 사막에서 무거운 롤러들은 모래속에 빠져들며 헛돌거나
마치 불도저의 삽날처럼 흙을 앞으로 밀어내려는 경향을 보여줬다 하죠.
그래서 미해병대는 미육군의 MCRS의 성능에 실망해 미해군 건설대(Seabees,
Construction Battalions 줄여서 CBs에서)의 도움을 받아 큰 강철 수도관에 콘크리트를
채워넣은 Roller Dude란 급조품을 만들어서 썼다 하죠.
6. 대형 폭파통(Snake)
1941년말, 영연방 캐나다군 소속의 장교가 생각한 겁니다.
처음에는 그 부대 지휘관의 이름을 따서 Worthington Wiggler(워싱턴의 흔드는 물건)라
불렸으나 곧 snake라 불리게 됐죠.
76mm 지름의 긴 쇠파이프에 폭약을 채우고 전차로 이걸 지뢰지대에 밀어넣은 다음
기폭시킨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초대형 폭파통인 셈인거죠.
7. MICLIC(Mine Clearing Line Charge)
처음에 아이디어를 낸건 역시 영국군이었죠.
Conger(붕장어)라 불린 것으로 1942년에 개발됐다 하죠.
Conger는 5인치 로켓으로 지름 50mm, 길이 300m정도의 고무 호스를 발사한후 여기에
니트로글리세린이 포함된 액체 폭약을 채어넣고 기폭한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이 Conger는 폭약때문에 위험했고 그리 선호됐던건 아니라 합니다.
그러다 미군이 1980년대에 들어서며 폭약을 채운 유연한 관을 로켓으로 쏘고
기폭시킨다는 것으로 발전시키게 되죠. (이미 2차대전중 미군은 영국군의 snake를 보고
보병이 들고다닐 수준의 소형 로켓으로 소형화시킨 snake를 날려보낸 후, 기폭시킨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죠. 성능이 시원찮아 잊혀졌긴 하지만.)
지금 우리나 미군이 사용중인 MICLIC은 1,750 파운드의 C-4 뭉치가 장전된 100m길이의
선형 폭약을 5인치 로켓으로 발사하는 겁니다.
또 개인 휴대가 가능한 MICLIC 비슷한 물건도 등장해있죠.
이스라엘제 POMINS (Portable Mine Neutralization System)로 지금 우리 나라
한화에서도 비슷한 걸 개발한 상태입니다.
미클릭의 성능은 상당히 좋게 평이 나있지만 지면에 유연한 폭약 코드들이 떨어지고
끌리면서 손상당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손상당한 부분을 겅계로 터지지 않는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게 결점도 있습니다.
한편 몇년전의 이라크 침공에서는 도로 주변의 저항을 무력화하기위해 도로위에
미클릭을 쏘고 폭파시키는 방법도 써먹습니다.
8. 포격이나 폭격
드물긴 하지만 대량의 포격을 퍼부어 지뢰지대를 무력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전 사례는 엘 알라메인(El Alamein)에서 주축군이 만든 지뢰 지대 - 한 50만개정도
심었다고 하죠 - 돌파시 탄막 사격으로 지뢰지대부터 방어지역을 쓸어내버리는 생각을
하죠.
물론 결과는 그저 그랬답니다.
이 지뢰밭을 가로지르는 회랑 만드는데 손실된 인명과 장비를 본다면.
또 지뢰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포화와 개척장비외에 병사들이 일일이 손으로 찾고
표시하고 제거하는 방법도 역시나 사용됩니다.
9. 기화폭탄(FAE. Fuel-Air Explosive) 혹은 공중폭발하는 대형 폭탄
FAE는 가연물을 에어로졸(aerosol) 상태로 분사한 후, 점화하여 급격한 연소와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를 사용해 대상물을 파괴하는 폭발물입니다.
폭압과 충격파는 보통 폭발물보다 낮게 나오지만 일반 폭탄의 폭이 좁고 위로
올라가려는 형상의 폭발과는 달리 넓은 면적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발생합니다.
덕분에 이걸로 넓은 지뢰밭을 일소해보자라는 생각이 당연히 나오게 된겁니다.
고정익 항공기 투하외에 헬기 투하나 포 혹은 로켓으로 쏜다라는 생각도 하게되죠.
그러나 장점만 있는건 아니라고 FAE도 결점은 존재하니 바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거죠.
가령 비가 오는 날이나 바람이 부는 날에 FAE를 터트릴려고 하면 가연성 에어로졸이 잘
퍼지지 않거나 바람에 쓸려가는 일이 벌어지겠죠.
또한 연료를 에어로졸로 확산하고 터트린다는 것 때문에 간혹 알려진 것처럼
초대형으로 만들기 꽤나 까다롭습니다.
너무 덩치가 커지면 연료 확산에 시간이 걸리고 고른 확산도 어려워지죠.
대형 폭탄의 공중폭발은 BLU-82가 대표적일 겁니다.
이건 1970년 초에 월남에서 실전사용된 15000 파운드짜리 통상폭탄(!)으로
21700파운드의 MOAB(GBU-43/B)이 나오기 전만해도 미공군이 보유했던 것중 한덩치하던
폭탄이었죠.
Big Blue 82란 별명으로 불렸던 이 폭탄은 내부에 12,600파운드의 GSX 폭약을
충전됩니다. (GSX는 Gelled Slurry Explosive로 질산암모늄과 알루미늄 분말을
겔상으로 만든 함수 슬러리 폭약의 일종입니다.)
월남전 당시 헬기 착륙장 만드는데 사용된 덕에 Daisy Cutter란 별명도 붙여져 불렸다
하죠.
덩치와 무게 덕분에 주로 C-130에 대형 화물들처럼 탑재됐고, 이 경우 Commando
Vault란 별명으로 불립니다, 고도 6천피드정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 부조종사가
레이더로 목표를 확인해주면 후방 램프를 열고 팔레트와 낙하산에 접속된 BLU-82를
화물투하하듯 투하합니다.
투하된 BLU-82는 500피트가 되기 전에 낙하산을 분리시키고 지면으로 낙하하여
폭발합니다.
걸프전중 이라크군의 지뢰지대를 포함한 방어진지 앞에 위력 시위겸해서 터트렸던
전적을 가지죠.
p.s:
지뢰 탐지기(mine detector)는 엄밀히 말하면 금속 탐지기(metal detector)입니다.
금속의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응용해서 금속을 찾아내죠.
원리는 딴 것보다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걸 최초로 쓴건 사람몸에서 총알을 찾기위해서 였죠.
1881년 7월 2일, 미국의 대통령이던 제임스 가필드(James Abram Garfield)는 팔과
가슴부분에 총을 맞았고 가슴에 맞은 총알은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화기의 발명자로 알려진 - 이설도 존재합니다 - 벨(Alexander Graham
Bell)이 전자기 유도를 응용한 금속 탐지기를 가져와 총알을 찾으려 합니다만
실패하죠. (누워있던 침대의 금속이 방해를 했으리라 봅니다.)
어쩌건 가필드 대통령의 가슴에 있는 총알은 찾지 못했고 총알 찾는다고 지저분한
탐침과 손가락으로 헤멘 의사들 덕분에 대통령은 폐혈증 증세를 보이며 2개월뒤인 9월
19일에 사망합니다.
리스터의 깨끗한 소독법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이런거보면 암담한 상황이랄까요.
그 후로 저 금속 탐지기는 지뢰 탐지에 동원되며 지금은 보안 목적으로도 자주
사용중입니다.
공항은 물론이고 수능 시험장에서도 사용중이죠.
한편 지뢰도 저런 지뢰 탐지기(금속 탐지기)에 대항해 비금속으로 만든게 일치감치
등장합니다.
나무나 유리로 만든 것에서 지금은 플라스틱 사용은 기본이죠.
그래서 폭약의 화학적인 흔적을 찾아내는 탐지견과 같은 동물(쥐를 쓴다는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또는 전자코, 지중레이더(GPR: Ground Penetrating Radar)등의 새로운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죠.
p.s:
위는 2차대전 영국군의 패턴 37 webbing입니다.
3번의 야전삽(entrench tool) 자루와 8번 총검을 결합하면 지뢰 탐지봉(mine probe)가
만들어지죠.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탐지봉을 가지고 지뢰를 수작업으로 제거했답니다.
p.s 엑박으로 나온다고해서 다시올립니다...
이번엔 괜찮을려나..
폭발물들이고 넓게는 항공기나 포병이 투발하는 살포형에서 클레이모어같은 지상설치,
폭발물을 사용한 부비트랩이나 상대방 진지까지 굴을 파고들어가 묻어둔 폭약도
포함됩니다.
많은 경우 방어적이며 정적인 병기인거죠.
일단 지뢰에 대해 들어가기 전, 폭발물의 구조에 대해서 약간만 알아보고 들어가보죠.
포탄이나 폭탄이나 이런저런 폭발물은 폭약(bursting charge, 작약)을 일정 형태로
채워넣고 거기에 신관(fuze)를 꼽아넣은 물건입니다.
작약은 화약류중 반응속도가 빠르며 그에 걸맞게 단시간내에 분해되면서 아주 많은
양의 열과 가스를 내놓을 수 있는 물질입니다.
또한 그 형태에 따라 혼합물 형태냐 아니면 화합물 형태냐로 구분될 수 있죠.
혼합물 형태의 경우 가장 좋은 예는 폭약은 아니지만 한 때 작약으로 사용된
흑색화약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이건 산화제 역활을 하는 질산칼륨과 연료 역활을 하는 숯가루가 혼합되며 반응 촉진제
겸 연료 역활을 하는 황이 들어갑니다. (황이 반응 촉진제 역활을 한다는 것은 황을 뺀
질산칼륨과 숯의 혼합물은 반응이 흑색화약보다 더욱 느리게 진행된다는 것에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해 TNT와 같은 화합물 형태는 물질 구조가 외부충격(반응 에너지)을 받아
깨지고 분해될 때 나오는 에너지와 반응 산물을 이용해 파괴를 하게 됩니다.
중요한건 둘다 산소가 있건 없건 '적절한 반응을 개시할만한 에너지만 가해주면
반응에 돌입' 한다는 점이죠.
간혹 지식인이니 뭐니 이런데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진공에서도 폭탄이 터져요? 같은
이야기는 터진다가 정답이란 겁니다.
신관은 외부에서 받아들여진 열이나 기계적인 충격, 전류등과 같은 변화요인을
잡아내어 그 힘을 작약까지 전달해 작약을 터트릴 수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필요하다면 외부에서 전달된 변화요인을 받아들여 이걸 다른 형태로 바꾼 다음
전달하는 하기도 하며 그 힘을 증폭시켜서 전달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그리 어렵게 안보이는 형태의 신관을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작동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누군가가 전지를 가져와 전극에다 연결하고 일정이상의 전류를 흘리면 먼저
뇌관속에 든 전열선이 달아오르게 됩니다.
전류를 열 형태로 변화시킨거죠.
2. 전열선이 달아오르며 나온 열에 의해 염소산칼륨 혹은 질산칼륨에 황화안티몬의
혼합물을 면화약으로 버무려 굳힌 점화제(igniter)가 반응합니다.
3. 점화제에 의해서 흑색화약을 발라놓은 지연 요소(delay element, 쉽게해서
도화선이라 생각하세요)가 반응하여 일정 시간동안 타오르게 됩니다.
4. 지연 요소가 다타면 면화약과 아지화연(lead azide)을 버무린
기폭제(initiator/detonator)가 반응합니다.
여기서 아지화연과 같이 마찰이나 열, 불꽃, 충격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일차폭약(primary explosive)라 부르기도 합니다.
5. 기폭제의 반응으로 뜨겁고 급격히 팽창하지만 그 양은 얼마안되는 가스구름이
생깁니다.
이걸로 작약을 반응시킬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 또 작약에 따라서는
반응시키기는게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폭제의 반응 결과를 받아들여 증폭시켜줄 전폭약(booster)을 쓰기도
합니다.
저기에서는 테트릴(tetryl)을 썼습니다.
6. 전폭약으로 쓴 테트릴이 터지면서 꽤많은 에너지를 작약에 전달합니다.
그러면 이제 작약으로 충전된 RDX가 반응하게 되죠.
작약은 보통은 그저 폭약 혹은 고폭약(high explosive)이라 부르는 것중 안정적인
놈들을 쓰고 이들은 또 이차폭약(secondary explosive)이라 부릅니다.
7. 작약이 반응하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폭발과 동시에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또다른 RDX 뭉치를 터트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납관에다 TNT따위를 꽉 채워넣은 도폭선(detonating cord)를 사용합니다.
초당 5000m이상의 속도로 폭굉하면서 다른 곳에 있는 폭약도 건드려 주죠.
지뢰의 경우도 저기서 사용된 것을 필요에 따라 추가하거나 빼내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신관이 어떤 외부의 영향에 따라 움직이냐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압력(pressure)
밟거나 누르면 작동하는 아주 고전적인 형태죠.
그냥 수직 또는 수평으로 누르는 힘말고도 비스듬하게 힘을 줘서 경사를 주면
터지는 방식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2. 압력해제(pressure release)
먼저 압력을 가하면 신관이 활성화됩니다.
이 상태에서 압력을 제거하면 신관이 작동합니다.
아마 이거 보시면 영화에서 곧잘 나오는 지뢰 밟았는데 신관 해제해줘 라는 뻘짓이
생각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신관쓰는 지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밟으면 쾅하는 압력식으로 처리합니다.
되려 이런건 부비트랩 만들 때 곧잘 사용하죠.
좋은 예: 상자속에 압력해제 신관을 설치하고 뚜껑을 덮으면 신관에 압력이
가해지게 해둡니다.
이 상태에서 누군가 상자 뚜껑을 열면? ... !
3. 장력(pull / tension)
인계선(trip wire)를 건드려 신관을 건드리면 작동합니다.
4. 장력해제(tension release)
인계선을 쓴다는 것에서 장력식과 비슷합니다만 이건 압력해제처럼 장력이 걸리면
활성화되고 풀리면 작동합니다.
사용예: 막대기를 땅에 박아두고 인계선을 막대기까지 끌어당겨 장력을 겁니다.
이 상태에서 누군가 저 막대기를 건드리면 인계선이 풀리면서 장력 해제가 되고
터지는거죠.
5. 시한 (timer)
말그대로 입니다.
설정된 시간동안 가만히 있다 터지는 것들이죠.
관련해서 가장 간단한 형태는 영화에도 나왔지만 timing pencil을 들 수 있을
겁니다.
꼭지 부분에 부식성 화학약품이 든 유리 앰플이 들어있고 납이나 구리선이 앰플
주변에 있는데다 이 금속선이 공이를 잡고 있죠.
앰플이 든 부분을 눌러서 터트리면 부식성 화학약품이 세어나와 금속선을 천천히
녹이다 어느 순간 끊어지며 공이를 놔버리면 기폭이 일어나죠.
좀 더 복잡한건 기계식 시한장치(쉽게 말해 스톱워치)를 사용하며 요즘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전자시계가 돌아다니는 상황 덕분에 전자식 시한 신관들도 여러가지가
나오는 중입니다.
민간용 시계가지고 장난치시는 분들도 계시죠.
6. 지령(command)
원격 폭파방식으로 누군가 격발기나 버튼을 눌러서 터트리는 겁니다.
클레이모어처럼 유선으로 터트릴 수도 있고 무선으로도 가능하며 이제는 아예
휴대폰가지고도 터트리는 세상이죠.
7. 기타
자기장의 변화를 감응하거나 소리나 진동에 맞춰서 폭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적외선따위를 감지하거나 해서 작동되게도 만들 수 있고 레이저나 전파의
반사파를 잡아서 터지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전부 다 시도됩니다.
혹시 모르죠.
나중에는 영화 스크리머(Screamers)에 나온 것처럼 자기가 진화하며 공격하는
괴물이 나올지도.
한편 지뢰의 덩치와 목표에 따라서는 익히 아시듯이 2가지로 구분됩니다.
1. 대인지뢰(AP mine, Anti-Personnel)
사람 잡기 좋은 정도의 크기이며 보통 속에 든 폭약이 몇십에서 몇백 그램
수준입니다.
개중에는 손바닥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M14 발목지뢰나 소련제 PFM-1
버터플라이같은 물건들도 존재하죠.
M14, 발목지뢰라고 불리는 물건이죠.
또한 밟으면 튀어올라오는 도약식 지뢰부터 다양한 폭약을 사용한 부비트랩들도
여기에 속합니다.
땅속에만 들어있지 않으며 나무위나 건물 구석, 문뒤나 계단에도 설치될 수
있습니다.
2. 대전차지뢰(AT mine, Anti-Tank)
전차를 완전히 파괴할만한 수준의 물건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차량 파괴를 목적으로 했다고 할 수도 있으며 전차 정도의
목표라면 완파가 아닌 기동력 파괴에 촛점을 맞춥니다.
그러니 탱크라면 궤도를 날려버리고 동륜과 보기륜에 피해를 입혀 전차를
앉은뱅이로 만든다는거죠.
물론 개중에는 밟으면 튀어올라와 전차 상면을 공격하는 지능형 지뢰에서 그보다는
훨씬 단순하지만 이미 2차대전때부터 사용된 대전차 로켓(혹은 판처파우스트같은
물건)과 연결된 전차용 부비트랩도 존재합니다.
또 성형작약이나 자기단조 파편의 원리를 사용, 전차 바닥등을 관통하는 물건도
존재하며 저기 이라크등에 있는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 중에서도 이런걸
응용한게 나돌 정도죠.
IED에 의한 피해 - 이라크
지뢰는 지상에 단순하게 매설되는 것만 있는건 아닙니다.
지상 설치는 물론이고 화포나 로켓(다연장 포함), 유도폭탄이나 확산탄등으로 투하되며
살포되는 살포식 지뢰(scatter mine)도 존재하죠.
특히 항공기 살포의 경우는 이미 2차대전초에 이미 사용된 전적을 가집니다.
이건 급하게 방어망을 만들거나 반대로 공격시 적의 퇴로등을 차단하는 식의 공격적인
운용도 가능하죠.
그러나 확실한건 지뢰가 아무 곳에나 뿌려지는건 아니란 점일 겁니다.
누군가 밟아줄 대상이 오지도 않을 곳에 지뢰를 뿌리면 그건 낭비이자 기껏 힘들여
지역 거부(areal deny)해봐야 별 의미도 없다는거죠.
그리고 이를 확대해본다면 지뢰는 제거될 수 있고 지뢰가 제거되지 않게 하기위해 미리
그 곳의 좌표를 따두는 센스는 가져야 할겁니다.
누군가 그곳에 얼쩡대면 포화로 날려버릴 수 있게.
만약 이런 식의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걸프전 당시 너무나 허무하게 끝나버린
이라크군의 지뢰밭꼴이 될겁니다.
반면 지뢰를 제거하는 입장에서는 지뢰밭은 포화가 지킨다는 점때문에 그만큼 빠른
제거를 위한 수단들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지뢰밭 부근에서 얼쩡대다 얻어터지는 것보다는 신속하게 처리하고 돌파해버리는게
남는 장사니.
어쩌건 지뢰 제거는 아래와 같은 방법들이 동원됩니다.
1. 사람이 하나하나 발견하고 제거하기(manual breaching)
전통적인 방법은 총검이나 쇠막대기를 가지고 땅을 찌르면서 지뢰를 찾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발전하면 지뢰 탐지기나 지뢰 탐지견이 동원되기도 하며 요즘은
폭발물의 흔적을 찾는 '전자코'나 지면아래를 보여주는 투시장비까지 동원되죠.
한마디로 사람이 직접 나서서 폭발물을 발견하여 제거하는 거죠.
그닥 하고 싶지 않은 일
투입되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사실상 지뢰를 100%제거할 수도 있는 방법이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야 하며 시간당 처리량이 대단히 적은 방법이죠.
즉, 제거 효과면에선 좋지만 단위시간당 효율과 투입되는 자원에선 거의 악몽에 가까운
방법입니다.
2차대전때만해도 이 방법이 사실 지뢰 제거의 대부분을 의미했으나 지금 전장에서는
안하려는 짓입니다.
대신 수복된 지역에서의 사후처리로 이 방식이 곧잘 사용되죠.
단, 지뢰 뿌린 인간들이 악날하면 이런저런 부비트랩까지 같이 설치하므로 이런 처리도중
다치거나 부상당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미 꽤나 사용된 지뢰, 특히 대전차 지뢰의 손대면 엿먹이는 방법.
2번째는 심하면 3단 케이크로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2번째는 심하면 3단 케이크로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더하여 요즘은 지뢰와 폭발물 탐지기를 장비한데다 필요하다면 원거리에서 지뢰를 쏴서
폭발시킬 수 있는 '총'까지 장비한 로봇을 쓰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한 방법이죠.
미해군의 Talon 3B
2. 폭파통(파괴통, Bangalore Torpedo)
영화 라이언 구하기에서 나온 물건이죠.
긴 파이프속에 폭약을 채운 것으로 끝단에 신관이나 뇌관을 꼽을 수 있게 되어져
있습니다.
여러개를 연결해 긴 장대모양으로 만들 수 있으며 지뢰지대 개척외에 철조망 파괴,
장애물 제거, 많은 폭약이 들었다는 점을 사용해 적진지 무력화에도 사용할 수 있죠.
1912년, 보어 전쟁과 러일 전쟁시 철모망을 폭파시켜 제거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도의
벵갈(Bengal)지방에 주둔하던 한 영국군 공병 장교가 고안해냈다 하네요.
그가 이걸 처음 시험해본게 벵갈 지방인데다 꼭 어뢰같이 길쭉하다고 Bangalore
Torpedo란 별명이 붙여준게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중이라죠.
최초로 나온 것은 5.5m짜리 쇠파이프에 27kg의 다이너마이트가 들어있었다고 하죠.
1차대전시 철조망 파괴와 진지 파괴에 사용됐고 2차대전초에 지뢰지대에 상당히
유용하다는 점이 밝혀져 지뢰 제거에도 널리 사용되게 됩니다.
연결해서 찔러넣고
뇌관이나 신관 연결하고 안전거리에서 누르면...
만약 이게 없다면 공병 폭약(TNT나 C4) 뭉치를 긴 장대에 일정 간격으로 매달고나
도폭선을 장대에 감아 응급조치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3. 마인 플로우와 마인 레이크(mine plow, mine rake)
마인 플로우는 전차나 장갑차량등의 앞에 장착하는 쟁기처럼 생긴 물건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저런걸 track-width mine plow(TWMP)라 하며 말그대로 전차의
궤도폭만큼의 면적을 갈아엎을 수 있습니다.
마인 플라우는 묻혀있는 지뢰를 옆으로 떠내어 밀어버리는 방식으로 제거합니다.
지뢰 제거라고 하지만 그저 옆으로 떠넘기고 교통로를 개척하는 것뿐입니다.
고로 저런게 앞에서 지뢰제거해주면 갈아엎어진 부분만 밟고 지나가야지 그 주변으로
나가면 안됩니다.
그 속에는 지뢰가 그대로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
보통 마인 플로우는 전차나 장갑차량에 설치되며 유압등으로 올리고 내리게 할 수
있습니다.
장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폭 60cm, 깊이 30cm정도에 있는 지뢰를 떠내어 장착
차량바깥쪽으로 치워낼 수 있습니다.
최초로 개발된건 1918년, 프랑스군에 의해서였다죠
그당시 독일군들도 전차에 대항해 지뢰처럼 폭발물을 파묻었고 이걸 제거하기위해 르노
FT전차앞에 장착한게 효시였다나요.
그러나 실제로 사용된건 2차대전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영국군에 의해서 입니다.
호바트경(Sir Percy Cleghorn Stanley Hobart, 1885.6.14 ~ 1957.2.19)의 79
기갑사단(79th Armoured Division)에 배속된 Hobart's Funnies라 불린 전차중에는
Bull's Horn(or Bullshorn, 황소의 뿔)이라 불린 마인 플로우 장착형들이 있었고
이들은 소드 해안에서 제역활을 해내죠.
이 분이 호바트경
Bullshorn
마인 레이크는 걸프전당시 미군이 처음 사용한 물건입니다.
Full-Width Mine Rake(FWMR)라 불리며 빗모양의 삽날을 땅속에 박아넣어 지뢰를 전차
전면 넓이만큼 밖으로 밀어내게 되어져 있죠.
원리자체는 마인 플로우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마인 플로우가 넓은 삽날이 달린 쟁기를 쓰는 것에 반해 이건 더 가늘지만
튼튼한 기둥이 박힌 빗모양의 것을 사용하는게 다르죠.
만약 대전차 지뢰정도의 폭발물이 폭발할 경우 마인 플로우의 삽날들은 거의 한번에
깨져버리지만 마인 레이크는 가느다란 봉이 폭발 에너지를 덜 홉수하여 꽤 오래 견뎌줄
수 있다고 하죠.
또 무게가 가벼워 장착과 운용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인 레이크는 지뢰 제거시 속도가 잘 안나온다는 단점이 있다고 하죠.
걸프전 당시 미군은 이걸 막 개발중인 상황이었고 1990년 11월부터 1개월안에 설계를
완료하고 제작하여 59개가 지급됐다 합니다.
사소한 문제라면 야전 지휘관들은 지뢰제거시 느린 속도문제로 이걸 앞에 두기보다는
다른 지뢰제거 수단이 동원된후 뒤따라가며 지뢰를 완전히 제거하게 하는데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4. 마인 플레일(mine clearing flail)
바퀴겉에 여러개의 쇠사슬을 달고 땅쪽에 댄다음 바퀴를 돌리면 쇠사슬은 땅을
칠것이고 그 땅속에 지뢰가 있다면?
최초의 아이디어는 영국군에 복무중이던 남아공 출신 공병 장교에게서 나왔다 하죠.
그는 궤도차량의 스프로켓에 감긴 쇠사슬이 땅을 쳐대는걸 보고 지뢰제거에 이런걸
써보면 어떨까 생각했고 곧 몽고메리의 8군(8th Army)이 그 생각을 현실화합니다.
1942년 8월에 쇠사슬에 쇠뭉치를 달아둔 도리깨 24개가 달린 Scorpion이란 물건이
등장했고 엘 알라메인(El Alamein)전투에서 독일군이 만든 악마의 정원(지뢰밭)을
제거하는데 꽤 괜찮은 성능을 발휘했다 하죠.
마틸다 스코피언
그후 미군과 영국군은 이걸 바로 채용했고 Hobart's Funnies중 하나인 셔먼 Crab도
여기에 속합니다.
단, 이 도리깨들은 대인지뢰에 대해 사용하지 대전차 지뢰에선 잘 사용을 안한다고
하죠.
대전차 지뢰 수준이면 도리깨들을 완전히 박살내어 파편화시켜 주변에 뿌릴 수 있기
때문이죠.
5. 마인 롤러(Mine Roller, MCRS: Mine Clearing Roller System)
무거운 롤러를 밀거나 끌어서 지뢰밭위로 보내면 지뢰는 폭발할 겁니다.
최초로 등장한건 1차대전말 영국군에 의해서였죠.
그러나 그리 성공적이진 못했다고 하죠.
그러다 2차대전초에 소련에서 무갈레프(Mugalev)의 롤러가 등장합니다.
소련은 핀란드로 들어가면서 지뢰 지대를 개척하는 도중 포화에 손해를 입기
십상인데다 그만큼 빠른 지뢰제거가 절실하다는걸 경험하죠.
이에 무갈레프(P.M.Mugalev)가 니콜라예프(Nikolayev)에 있던 공장에서 무갈레프의
롤러라 불릴 물건을 만들게 됩니다.
1940년에 T-28 전차에 초기형이 테스트되며 1942년 T-34나 KV를 비롯, 다양한 전차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설계가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변속기에서 동력을 뽑아온다는
점에서 T-34가 장착 작업이 쉬워 다른 전차보다 T-34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현재 사용중인 것은 무거운 쇠바퀴가 여러개 달린 롤러 세트를 장갑차량앞에 달아주는
겁니다.
SPARK: Self-Protective Adaptive Roller Kit
이 롤러의 경우 때에 따라 지나치게 무거워 사용이 불편하거나 토양 상태에 따라 성능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걸프전 당시 미군도 마인 롤러를 썼는데 단단한 유럽 토양에 맞춰진 것이었던터라
부드러운 모래로 덮인 이라크의 사막에서 무거운 롤러들은 모래속에 빠져들며 헛돌거나
마치 불도저의 삽날처럼 흙을 앞으로 밀어내려는 경향을 보여줬다 하죠.
그래서 미해병대는 미육군의 MCRS의 성능에 실망해 미해군 건설대(Seabees,
Construction Battalions 줄여서 CBs에서)의 도움을 받아 큰 강철 수도관에 콘크리트를
채워넣은 Roller Dude란 급조품을 만들어서 썼다 하죠.
MCRS: Mine Clearing Roller System
6. 대형 폭파통(Snake)
1941년말, 영연방 캐나다군 소속의 장교가 생각한 겁니다.
처음에는 그 부대 지휘관의 이름을 따서 Worthington Wiggler(워싱턴의 흔드는 물건)라
불렸으나 곧 snake라 불리게 됐죠.
76mm 지름의 긴 쇠파이프에 폭약을 채우고 전차로 이걸 지뢰지대에 밀어넣은 다음
기폭시킨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초대형 폭파통인 셈인거죠.
7. MICLIC(Mine Clearing Line Charge)
처음에 아이디어를 낸건 역시 영국군이었죠.
Conger(붕장어)라 불린 것으로 1942년에 개발됐다 하죠.
Conger는 5인치 로켓으로 지름 50mm, 길이 300m정도의 고무 호스를 발사한후 여기에
니트로글리세린이 포함된 액체 폭약을 채어넣고 기폭한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이 Conger는 폭약때문에 위험했고 그리 선호됐던건 아니라 합니다.
그러다 미군이 1980년대에 들어서며 폭약을 채운 유연한 관을 로켓으로 쏘고
기폭시킨다는 것으로 발전시키게 되죠. (이미 2차대전중 미군은 영국군의 snake를 보고
보병이 들고다닐 수준의 소형 로켓으로 소형화시킨 snake를 날려보낸 후, 기폭시킨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죠. 성능이 시원찮아 잊혀졌긴 하지만.)
지금 우리나 미군이 사용중인 MICLIC은 1,750 파운드의 C-4 뭉치가 장전된 100m길이의
선형 폭약을 5인치 로켓으로 발사하는 겁니다.
이렇게 트레일러형말고 차량 탑재형도 있습니다.
줄줄이 비엔나 --;;;
한번에 길이 100미터, 폭 8미터 정도의 공간이 청소됩니다.
또 개인 휴대가 가능한 MICLIC 비슷한 물건도 등장해있죠.
이스라엘제 POMINS (Portable Mine Neutralization System)로 지금 우리 나라
한화에서도 비슷한 걸 개발한 상태입니다.
미클릭의 성능은 상당히 좋게 평이 나있지만 지면에 유연한 폭약 코드들이 떨어지고
끌리면서 손상당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손상당한 부분을 겅계로 터지지 않는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게 결점도 있습니다.
한편 몇년전의 이라크 침공에서는 도로 주변의 저항을 무력화하기위해 도로위에
미클릭을 쏘고 폭파시키는 방법도 써먹습니다.
8. 포격이나 폭격
드물긴 하지만 대량의 포격을 퍼부어 지뢰지대를 무력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전 사례는 엘 알라메인(El Alamein)에서 주축군이 만든 지뢰 지대 - 한 50만개정도
심었다고 하죠 - 돌파시 탄막 사격으로 지뢰지대부터 방어지역을 쓸어내버리는 생각을
하죠.
물론 결과는 그저 그랬답니다.
이 지뢰밭을 가로지르는 회랑 만드는데 손실된 인명과 장비를 본다면.
또 지뢰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포화와 개척장비외에 병사들이 일일이 손으로 찾고
표시하고 제거하는 방법도 역시나 사용됩니다.
9. 기화폭탄(FAE. Fuel-Air Explosive) 혹은 공중폭발하는 대형 폭탄
FAE는 가연물을 에어로졸(aerosol) 상태로 분사한 후, 점화하여 급격한 연소와 그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를 사용해 대상물을 파괴하는 폭발물입니다.
폭압과 충격파는 보통 폭발물보다 낮게 나오지만 일반 폭탄의 폭이 좁고 위로
올라가려는 형상의 폭발과는 달리 넓은 면적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발생합니다.
덕분에 이걸로 넓은 지뢰밭을 일소해보자라는 생각이 당연히 나오게 된겁니다.
고정익 항공기 투하외에 헬기 투하나 포 혹은 로켓으로 쏜다라는 생각도 하게되죠.
그러나 장점만 있는건 아니라고 FAE도 결점은 존재하니 바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거죠.
가령 비가 오는 날이나 바람이 부는 날에 FAE를 터트릴려고 하면 가연성 에어로졸이 잘
퍼지지 않거나 바람에 쓸려가는 일이 벌어지겠죠.
또한 연료를 에어로졸로 확산하고 터트린다는 것 때문에 간혹 알려진 것처럼
초대형으로 만들기 꽤나 까다롭습니다.
너무 덩치가 커지면 연료 확산에 시간이 걸리고 고른 확산도 어려워지죠.
대형 폭탄의 공중폭발은 BLU-82가 대표적일 겁니다.
이건 1970년 초에 월남에서 실전사용된 15000 파운드짜리 통상폭탄(!)으로
21700파운드의 MOAB(GBU-43/B)이 나오기 전만해도 미공군이 보유했던 것중 한덩치하던
폭탄이었죠.
Big Blue 82란 별명으로 불렸던 이 폭탄은 내부에 12,600파운드의 GSX 폭약을
충전됩니다. (GSX는 Gelled Slurry Explosive로 질산암모늄과 알루미늄 분말을
겔상으로 만든 함수 슬러리 폭약의 일종입니다.)
월남전 당시 헬기 착륙장 만드는데 사용된 덕에 Daisy Cutter란 별명도 붙여져 불렸다
하죠.
덩치와 무게 덕분에 주로 C-130에 대형 화물들처럼 탑재됐고, 이 경우 Commando
Vault란 별명으로 불립니다, 고도 6천피드정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 부조종사가
레이더로 목표를 확인해주면 후방 램프를 열고 팔레트와 낙하산에 접속된 BLU-82를
화물투하하듯 투하합니다.
투하된 BLU-82는 500피트가 되기 전에 낙하산을 분리시키고 지면으로 낙하하여
폭발합니다.
폭발후 완전히 날아간 밀림에서 정지작업중 - 월남전중.
걸프전중 이라크군의 지뢰지대를 포함한 방어진지 앞에 위력 시위겸해서 터트렸던
전적을 가지죠.
p.s:
지뢰 탐지기(mine detector)는 엄밀히 말하면 금속 탐지기(metal detector)입니다.
금속의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응용해서 금속을 찾아내죠.
원리는 딴 것보다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미군의 SCR-625
이걸 최초로 쓴건 사람몸에서 총알을 찾기위해서 였죠.
1881년 7월 2일, 미국의 대통령이던 제임스 가필드(James Abram Garfield)는 팔과
가슴부분에 총을 맞았고 가슴에 맞은 총알은 찾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화기의 발명자로 알려진 - 이설도 존재합니다 - 벨(Alexander Graham
Bell)이 전자기 유도를 응용한 금속 탐지기를 가져와 총알을 찾으려 합니다만
실패하죠. (누워있던 침대의 금속이 방해를 했으리라 봅니다.)
어쩌건 가필드 대통령의 가슴에 있는 총알은 찾지 못했고 총알 찾는다고 지저분한
탐침과 손가락으로 헤멘 의사들 덕분에 대통령은 폐혈증 증세를 보이며 2개월뒤인 9월
19일에 사망합니다.
리스터의 깨끗한 소독법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이런거보면 암담한 상황이랄까요.
그 후로 저 금속 탐지기는 지뢰 탐지에 동원되며 지금은 보안 목적으로도 자주
사용중입니다.
공항은 물론이고 수능 시험장에서도 사용중이죠.
한편 지뢰도 저런 지뢰 탐지기(금속 탐지기)에 대항해 비금속으로 만든게 일치감치
등장합니다.
나무나 유리로 만든 것에서 지금은 플라스틱 사용은 기본이죠.
그래서 폭약의 화학적인 흔적을 찾아내는 탐지견과 같은 동물(쥐를 쓴다는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또는 전자코, 지중레이더(GPR: Ground Penetrating Radar)등의 새로운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죠.
p.s:
위는 2차대전 영국군의 패턴 37 webbing입니다.
3번의 야전삽(entrench tool) 자루와 8번 총검을 결합하면 지뢰 탐지봉(mine probe)가
만들어지죠.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탐지봉을 가지고 지뢰를 수작업으로 제거했답니다.
p.s 엑박으로 나온다고해서 다시올립니다...
이번엔 괜찮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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