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진심 스펙터클했던 출근길.2014.12.03 PM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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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눈이 오는 것을 보며 짐싸고 나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눈으로 뒤덮힌 아침을 맞이하게 됐죠.

저는 산 위에 살아요. 차 두대면 꽉 차는 구불구불하고 가파르게 이어진 길 끝에 삽니다.

국가에서 놓은 길도 아니라 포장상태도 지멋대로고, 경사도 지멋대로라

보통 눈이 쌓이면 다른 곳으로 피신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눈덮힌 길을 가게 됐죠.

존나 고민했어요. 차끌고 가도 지각, 눈길을 걸어가서 버스타면 존나 지각.

어쩔수 없이 차를 탔음. 아오 똥차. 눈만 내리면 집에 못오게 만드는 원흉.

작년에도 스파크도 착착 처올라가는 경사로 헛바퀴돌며 26만원주고 산. 그것도 처음 장착한 우레탄체인 태워먹는 전적이 있는 똥차입니다. LPG차라 파워가 심히 폐차수준이에요.

그래도 미끄럼방지라는 체인 스프레이도 뿌리고, 기어1단으로 갔는데...

출발한지 50미터도 안갔는데 첫번째로 쭈욱 미끌어집니다.

미끌어지며 보니 아뿔싸. 내가 미끌어지는 그 길 중간에 눈을 쓸고계신 아저씨가 보였죠.

크락션을 울렸습니다. 아저씨가 미친새끼 보듯 처다보며 옆으로 지나가시네요.

옆에 동생이 "오빠 정말 이데로 가도 되는걸까?" 라고 물어봅니다.

그럼 가야지. 눈ㅍ녹기전까지 집에는 이제 못돌아가는데.

그래도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10미터쯤 더 갔을까 또 미끄러집니다. 근데 이번엔 코너입니다. 정면은 벽이네요.

5초정도 미끄러지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듭니다. 아 씨발 좆됐다. 걍 늦어도 걸어갈걸. 조금더 일찍일어날걸. 어제 그냥 나갈걸.

그래도 할건해야되서, 일단 사이드 브레이크를 밟고, 장딴지가 터지도록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가까스로 차가 멈췄어요.

벽과 거의 밀착한 상태로 멈췄네요.

아. 결국 도착하고 파킹하고 학교 정문에서 다리가 풀려버렸네요.

아직도 눈때문에 걱정입니다. 햇볕도 안드는 산위인데 눈은 녹았을까. 혹시 그대로 얼진 않았을까.

오늘 집에 갈 수 있을까...
댓글 : 4 개
그냥 애초에 '언덕길이 없는' 우회도로를 알아놔야합니다. [...]
미끄러져서 꼬라박아도 문제가 적을것 같은 도로로요.

아아.. 저도 집에 어떻게 가야할지.. -_;;
집에서 도로까지 이어진길이 그거 하나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ㅠ

집이나 팔림 좋겠는데 보러오는 사람도 없고...
눈길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건 체인이나 스프레이보다 스노우 타이어입니다.
눈길 운전이 불가피하시다면 한번 고려해보시는게..
참고로 스프레이는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지속시간이 길어야 10분정도
전 바이크 타고 산넘고 물건너 간신히 회사앞 주차장까지 와서 미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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