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리터리] 동티모르 방위군(F-FDTL)2009.09.25 PM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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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UN감시단의 도움으로 치뤄진 주민투표와 1999-2002년 UN 동티모르 잠정통치기구(UNTAET) 및 UN주도의 평화유지활동을 통해 마침내 2002년 동티모르는 오랜 인도네시아의 가혹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독립 주권국가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한 국가의 주권을 상징하는 동티모르 자체의 군대가 2001년 2월 창립됩니다.

원래 사나나 구스망이나 호세 라무스 호르타 등 동티모르의 독립 지도자들은 독립 이후 동티모르에는 별도의 군사력 없이 치안을 담당하는 소수의 경찰력만을 유지하고자 하였으나, 1999년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당시 친인도네시아 민병대와 동티모르 주민간의 유혈충돌 및 극도로 불안한 치안상황,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재침략을 우려한 새 정부는 결국 3,000명 규모의 경찰과 비슷한 규모의 군대를 창설하기로 합니다.

동티모르 방위군(FALINTIL-Forças de Defesa de Timor Leste)의 전력은 현재 2개의 경보병대대와 각종 지원부대(동티모르군 사령부, 통신대, 군수지원부대, 1개 헌병 중대), 그리고 약 50명의 수병들과 포르투갈에서 기증한 고속정 2정입니다. 각 대대 병력의 총 인가는 600명으로, 총 병력의 인가는 모두 1,500명. 공군력은 아예 없고, 박격포나 대전차화기 등은 물론 일체의 장갑차량도 없는, 순수하게 소화기(그것도 대부분 외국에서 기증한)만으로 무장한 군대죠. M16A2 소총 1,560정, M203 유탄발사기 75정, FN 미니미 75정, M1911A1 권총 50정, 그리고 M2HB 기관총 몇 정...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초라한 '군대'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물론 빈약한 무장은 외부에서 침략할 만한 적국이 없다는 점과, 동티모르군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가 국내 치안 유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만큼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동티모르군의 발전 상황은 결코 순탄치 않습니다. 창설 초기부터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팔린틸(FALINTIL) 게릴라들이 많은 동티모르 동부 출신의 병사들과, 인도네시아계가 많은 서부 출신의 병사들 사이의 지역감정이 두드러졌죠. 게다가 동티모르 헌법에 의하면 군과 경찰 모두 국내 치안임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임무 분담을 놓고 군과 경찰간의 갈등과 충돌 역시 빈번했습니다. 여기에 훈련 부족으로 인한 낮은 전투력, 낮은 급료, 사기 저하는 덤이었죠.

결국 이 모든 모순과 갈등들이 2006년에 절정을 이루어, 동티모르군과 동티모르 정부까지 마비시키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서부 출신 병사들이 동티모르군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군인에 대한 처우 개선, 자신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군부의 주요 요인들은 동부 출신이었음) 등에 항의하여 시위를 벌이고, 동티모르군 사령관은 시위에 참여한 594명(사실상 전군의 반)을 해고합니다. 이러자 분노한 병사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여기에 오랜 실업으로 인해 실의에 빠져있던 청년들과 반정부 폭력배들까지 가세하면서 대통령궁과 의회까지 점거하고 수도 딜리를 무법천지로 만듭니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군인들마저도 정부가 강경 유혈진압을 명령하는 것에 반감을 일으켜 무기를 들고 반군 편으로 탈영하는 등, 모두 34명이 죽고 155,000명의 난민이 발생하죠. 결국 2002년 이후 동티모르를 떠난 평화유지군이 돌아오고 전복 위기에 빠진 동티모르 정부를 간신히 구합니다.

2006년의 사건 이후로 사실상 박살난 동티모르군은 현재는 호주군, 뉴질랜드군, 포르투갈 경찰 등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의 도움 없이는 단독 작전이 불가능한 존재로 평가됩니다. 현재 동티모르군은 인가된 1,500명의 전력을 보충하고, 호주/뉴질랜드(ANZAC) 평화유지군으로부터 훈련을 받고 2006년 이전의 전투력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동시에 평화유지군 병사들 및 동티모르 경찰과 합동 순찰을 수행하면서 불법무기 회수 및 치안유지 작전에 전념을 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티모르군이 외국의 군사원조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지요. 한국군도 상록수 부대를 파병했던 동티모르는 아직도 외국의 원조와 간섭으로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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