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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순례길 (2014)] [10 Day] 2014년 3월 11일 그라뇽 - 비야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33km2017.01.04 PM 04:35
파리에서 보낸 시간까지 합치면 집에서 떠나온지 10일이 넘었다.
마치 집에서 나서는것 같은 기분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다.
시작부터 내리막길이 보여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입김 나올 정도로 싸늘했던 아침이라는게 함정.
걷기 시작한지 3시간 정도 지나서 이런 내리막길을 만나면 부담스럽다.
난 무릎 수술 경력도 있기 때문에 배낭을 지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긴 내리막길은 많이 힘들다.
그나마 길을 나서자 마자 나오는 내리막길은 정신 차리고 조심히 내려가면 되니까 좀 낫다.
애초에 누구랑 같이 올 생각도 아니었고 알베르게에서 다른 순례자들을 만나면 같이 먹고 친하게 지내지만 걷는 것 만큼은 혼자서 하고 싶었다.
해가 뜨기 전에 어서 그늘이 좀 있는 지역으로 걸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주가 바뀐다.
프랑스 길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레온' 주에 들어왔다.
이 간판을 봤다는 건 순례길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점인 부르고스에 곧 도착한다는 뜻이다.
다음에 주가 바뀐다는 표지판을 만났을때 내 순례여행은 절반이 끝나있겠지?
내 발자국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만 들으면서 한참 걷다보면 이렇게 다음 마을이 나온다.
'10분만 쉬고 가면 좋겠다' 혹은 물이 다 떨어졌을때 신기하게 다음 마을이 이렇게 나타나곤 한다.
옛날부터 있던 돌 다리가 많이 늙어서(?) 새로 다리를 설치한것 같다.
돌 다리는 통행이 금지되어있다.
다리를 건너면 '빌로리아 데 리오하' 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참 조용했다.
어지간한 규모의 도시급 마을이 아닌 이상에야 다 조용했지만 기억에 남을 정도로 유독 조용햇던 곳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 날은 유난히 길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진도 많이 찍지 않았다.
4일간 120km를 걸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그랬을까?
벨로라도를 그냥 건너뛰고 토스 산토스까지 왔다.
원래는 여기서 쉬어야 체력젹으로 맞지만 부활절 이전에는 알베르게가 열지를 않아서 쉴 곳이 없다.
굳이 쉬려면 비싼 호스텔에서 쉴 수도 있었으나 지도를 펴 보니 '비야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에서 바로 산을 타야 한다.
이왕 타야 할 산이면 아침에 일어나서 100% 체력에서 타는게 나을것 같다는 판단에 6km 더 걸어서 '비야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로 간다.
한참 걷다가 뭔 동네가 나오는데 동네 한가운데를 고속도로가 가로질러서 마을 아니고 휴게소인줄 알았다.
그런데 지도 펴보니 여기가 '비야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라고 한다.
아무래도 4일 연속 약 30km씩 걸으니까 몸이 먼저 힘든걸 알더라.
식재료 1인분씩을 안팔아서 돈 아껴보려고 조금씩 먹고 다닌 이유도 체력 저하에 한 몫 했을거다.
그래서 오늘은 음식으로 사치를 한번 해보기로 한다.
식재료 비용으로만 8유로를 썻다.
지나간 한국사람이 남기고 간 쌀이 있길래 소고기 볶음밥하고 파스타를 했다.
대충 3인분은 될 것 같아 보였는데 먹기 시작하니까 음식물 쓰레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먹었다.
그동안 힘이 들긴 들었나 보다.
알베르게 7유로
식재료 8.41유로
15.41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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