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일본어 번역의 딜레마라고 해야할까...2015.07.04 AM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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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써갈긴 글을 그대로 옮긴 거라 반말이라는 점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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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어 번역을 할 때 원문중시랍시고 일본어한자를 그대로 우리말 독음으로 옮겨적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애당초 한자는 뜻글자고, 한글은 소리글자다. 한자를 그대로 한글로 옮겨봤자 한자로 있었을 때의 뜻을 꼭 완전히 전달할 수는 없다. 대표적인게 학원(學院, 學園). 일본어의 學院, 學園를 학원이라고 옮겨적어봤자 본질적인 의미인 학교의 다른 뜻이 전달될까? 정 대체할 우리말을 찾지 못하면 독음으로 옮겨적되 주석 정도는 적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學院, 學園을 학원이라고 번역했다 치자. 일단 두가지 서로 다른 표기가 학원이라는 한글로 통일되어 원문을 살린다는 의도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원문으로는 두 학원이 다른 표기로 되어 있지만, 한글로는 '학원'으로 통일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じゅく(塾)까지 나타난다면...? 學院, 學園, 塾를 '원문 중시 표기'로 전부 번역하면 학원, 학원, 학원(설마 숙이라고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이 되어 버린다. 표기의 차이점을 전달하지 못하게 되어버리는 것. 게다가 어떤 것이 학교이고 학원인지도 분간할 수 없게 된다(세 학원을 섞어놓을 테니 원래 의미의 학교를 찾을 수 있는 사람?). 정 뭐하면 괄호치고 한자를 표기하면 되지만, 그것조차 용인하지 않는 번역가라면 한자의 독음을 그대로 옮겨적는건 무의미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일본어한자를 그대로 우리말 독음으로 옮겨적어봤자 번역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본 문화를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학원이라는 말에서 학교의 다른 뜻을 연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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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34 개
대부분의 번역의 딜레마가 아닐까요 이건.
그래서 의역이 중요하게 되는 거고...
대부분 마찬가지이긴 한데 일본어가 좀 심한 편이죠. 어순도 비슷한데다가 일본어 한자를 한글 독음으로 적어도 대부분 통하니까요.
음... 공감가는 글이군요.
생각해보니 가끔 학교를 왜 학원이라 그러지? 하는 경우가 있긴 했네요.
실제로 학원이라는 이름을 쓰는 학교들이 있고,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학교가 아니라 학원이라는 애매한 이름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소설이면 주석달아서 해결. 자막이면 학교로 번역.
그게 그나마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무난한 타협법이긴 하더군요.
번역이라는 것이 언어의 표층적 의미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문화 자체를 옮기는 것이죠. 그래서 전자는 번역축에 속하지 않아요. 요즘은 누구나 일본어를 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번역의 이해가 안 되어있는터라, 표층적 의미만 옮긴 것을 번역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문제입니다 ㅠㅠ 번역 퀄리티가 땅을 뚫고 들어갔는데도 그걸 모르는 사람들뿐이니...
근데 그게 맞는 번역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드럽게 많아요.
특히 소위 '오덕'계 콘텐츠 경우에.
속 터져요 -_-;; 번역이 정말 어려운건데 그걸 가르치는 기관이나 사람이 제대로 없으니...
하마아찌// 네 맞는 말씀입니다. 안그래도 그 부분으로 논쟁을 벌이고 와서 심란해져서 이런 글을 쓰기도 했구요. ㅠㅠ
일본어보다는 우리말을 더 자세히 알아야하는데, 답답합니다. 번역이 아니라 해석을 해 놓고 그걸 번역이라 바득바득 우기고있으니...
비슷한 예로 가끔 자막번역들을 보면

번역이 필요없는 분들을 위한 번역들이 보이더군요.

가령 "언제나의 XX잖아?" 이런 건 우리나라말 문법상 엄청 어색한데

일본어를 아는 사람에게는 무슨 뜻인지 정확히 감이 잡히죠

그냥 해석하기가 편해서 그렇게 한 건지 ㅋ;
그건 해석이지 번역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요즘은 이런 것도 싸잡아 번역이라는 이름을 붙혀버리니 번역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너무 넓어졌어요 ㅠㅠ 참 문제...
번역문에 일본어(원문)가 그대로 보이면 좋은 번역이 아니다...

제 번역을 교정해주신 담당자님의 말씀이죠. 이 말 들은지 얼마 안됐지만, 개인적으로 이 말 깊이 새겨듣고 실행중입니다. ㅎㅎㅎ; 그래도 잘 안 되긴 하지만요;
안산출신마리오//근데 원문 안 보이고, 작가의 삘(?)이 안 살면 번역이 아니라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ㅋㅋ 그럴거면 그냥 원문을 보지 ㅋㅋㅋ
'스스로 입에 담아보아서 어색하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번역문이 아니다'라는 것도 지금 저를 지도[?]해 주시는 유명한 번역가분의 말씀이죠. 저도 이 말을 새기고 초벌번역을 하곤하는데, 할 땐 몰라도 다시 볼 때는 왜 이리 어색한지 과거의 저를 때리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합니다 ㅋㅋ ㅠ
저는 어두에 시작되는 っていうか를 랄까로 번역하는 게 싫어요.
특히 인터넷 혹은 실생활에서 진짜로 랄까 랄까 거리는 사람은 개극혐.
동감 ㅎㅎㅎ

근데 정말 '테이우카' , '츠으카'는 어떻게 번역을 해야 그럴 듯 할까요 ㅋ;
그게 왜 극혐이죠? 자연스러운데.
이이노크//그런데, 그나저나, 뭐랄가, 근데 말이야, 근데 저기 등등...
표현할 방법은 많습니다.
무조건 a=b로 치환할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쓰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이랄지.. 번역도 결국 모국어의 어휘가 풍부해야 더 자연스러워 지죠.
하마아찌// 최대한 원어의 느낌에 비슷한 말을 찾으려고 하는 데

그러기가 너무 힘든게 또 일본어 같습니다 ㅋ
한국어는 조사만 떼서 사용하지 않으니까요.
아 어두에 시작되는을 못봤군요. 랄까만 쓰는 어법은 한국에 없으니 당연히 틀린 번역이겠네요 그건.
근데 저 예시는 조금 다른게 학원이랑 학교도 일부러 다르게 부르는 부분이라 부적합한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의미전달이 전혀 안되는 의역보다 차라리 직역이 낫다고 생각하는지라 흠...하긴 번역이라는 범주에서 직역이 옳은건 아니죠.
하지만 학원이라고 쓴다면 굳이 다른 뉘앙스를 표현하기 이전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겠죠. 학교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교육기관이라는 뜻으로요. 이 부분을 조율하는게 번역가의 재량이겠네요.
그런 부분은 지식의 파트이기 때문에 확실히 번역가로서는 머리가 아픈일이겠네요 ㅜㅠ
딜레마라기보다는 한국어 어휘 또는 한국어 능력 부족같습니다. 한국어도 잘 해야 번역을 잘 하죠.
우리말만 잘 하면, 외국어 번역은 해당 외국어 사전만 있어도 잘 할 수 있다 라는 것이 제 스승님[?]의 가르침이에요. 그만큼 우리말 어휘가 상당히 중요한데, '번역 실력 = 외국어 실력'이라는 등식이 세워져버렸으니 이거 원 ... ㅠ
굳이 딜레마라고 쓴 이유는 소위 원문중시를 주장하시는 분들 때분이기도 합니다. 물론 제 생각에도 님 말씀처럼 한국어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서는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노골적으로 디스하는 꼴이 되니까요. ㅎㅎㅎ
  • Kuret
  • 2015/07/04 AM 01:08
일본어 번역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부분의 번역물이 어휘가 엉망입니다. 그나라 말을 많이 알고, 그나라 문화에 관심이 많고 그나라 책을 많이 읽었어도 정작 내나라 말, 내나라 문화, 내나라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출발어에 해당하는 나라의 말은 아는데, 도착어에 해당하는 어휘를 모르니 만들어내거나 직역을 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죠 -_-;;
  • Kuret
  • 2015/07/04 AM 01:13
번역하시는 분들이 국문학에 관심을 가지셔야...
그래서 일본에서온 우리 일본인 교수가 고려대던가 뭔가에서 국문학과 박사학을따서...

번역을 어마어마하게 잘하는구나...;;;;

일어를 전공해보니 자국민이 자국어를 전공하는것보다

타국민이 타국어를 전공하는것이 훨씬 제대로 배운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즉 어릴때부터 생활로 익혀진 것보다...

다커서 다른언어를 할수있는 똑똑한 머리로 타국어를 전공하며

다른 시각으로 공부를 하다보니 더 대단한듯....

그와비슷하게 저역시 일본가서 일본어를 할때...

00상은 뭔가 상당히 풍부한 표현을 하네?

라고 듣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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