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긴글.2012.01.23 AM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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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 //작성일 2012-01-23 월요일

그냥 씁쓸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풀자니 씁쓸하고해서 조금이라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격려라도 받을수 있을까 해서 적어보는겁니다. 1월 2일부로 현역 특례병 지원(산업기능요원? 맞나?)을 해서 현재 회사에 입사를 하였는데. 20일에 편입신청서를 작성까지 했습니다. 기간은 34개월... 일반 현역분들보다 1년넘게 더 길죠.. 물론 변명을 하자면 나는 다른사람보다 1년 기니까 난 떳떳해!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자신에게 조금은 떳떳하지 못한 면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남들 다가는 군대 너는 치사하게 빠져나오냐.] [그렇게까지 해서 군대가기 싫었냐?] 이런말을 들어도 솔직히 할말 없거든요. 저 91년생이구요. 어릴때 조금 힘들게 자라났습니다. (물론 다들 그렇겠지만.) 어머니 혼자 키우셨거든요.(위에 형 한명있습니다. / 지금은 좋은 새아빠 만나서 재혼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힘드신거 보이는데 피곤한 모습 감추시는 것들 보면서 살다보니 고등학교 재학내내 알바 병행하면서 어머니한테 손벌리기 싫어서 알바하면서 학비 제가내고 폰비 제가 내고 용돈 제가 벌어다쓰고 그랬고 그래도 돈은 조금씩 모았습니다. 그 이후로 졸업하고 직업학교가서 기술배우고 취직하고 해서 조금 게으르지만 욕먹을 것 먹으면서 인정받고 일은 하면서 살았습니다. 솔직히 군대에서 뭘해서 힘든게 걱정인게 아니라 일하면서 느낀거고 회식자리에서 차장님,부장님,과장님,대리님,항상 절 생각해주던 상사 형분들 조언들으면서 살다보니 "시간의 활용" 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무서운건지 조금은 알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무서워졌습니다. 핑계면 핑계구요. 22살에 늦게 군대가서 24살에 뭐할거냐 라고 자신에게 질문을 했을때. 정말 턱 막혀오더라구요. 뭐랄까, 막 깜깜한 느낌?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회피" 입니다. 그래서 부끄럽죠. 제 자신에게도. 저는 고등학교에서 기계전공해서 20살때 적성찾아 전자쪽으로 옮긴건데. 일이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자쪽으로 특례를 보자 해서 자격증시험준비를 했지만.. 부끄럽게도 전자쪽 자격증시험을 너무 게으르게, 만만하게, 방심하면서 준비하다보니 떨어졌습니다. 당연하죠. 만만하게 봤는데.. 그것도 시한도 엄청 길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20살에 "다시는 기계쪽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라고 다짐한 과거의 자랑스럽던 저의 모습을 이젠 당당하게 볼수가 없어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세는 것 같은데 센김에 계속 써보기는 하겠습니다. 이런 글 정말 오랜만에 써봐서요^^.. 지금도 생각은 계속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20살에 세운 계획에서 모난 점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22살에 전문대끝내고 기능사 자격증 3개 있으면서 특례도 저보다 6개월 먼저 시작한 동료를 보면 정말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얼마나 시야가 좁았는지, 얼마나 나태했는지, 얼마나 얼빠져있던건지 정말 체감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조금씩은 변하려고 합니다. 남들이 뭐라건 이번에 느낀 자신의 대한 미안함, 굴욕감, 자책감..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으니까요. 남들 다 가는 군대. 예. 34개월동안 사고 안 일으키고. 잘 버티고, 회사에서 지시한 일만 하면 안갑니다. 진짜 부끄럽습니다. 대신 그 부끄러움 평생 안고 가서 그만큼 더 성공해보려 합니다. 자신에게는 부끄러워도 부모님에게는 자랑스러워야 하니까요^^ 그래도 걱정은 되네요. 워낙 천성이 게으르다보니 ㅜㅜ 허세로 가득찬 긴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욕을 하셔도 좋고 그냥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좋습니다. 쓰고나니 후련하네요. 앞으로는 일기를 생각날때만이라도 써봐야겠어요. 써보니 좋네요.
댓글 : 5 개
부끄러운 일은 아니죠..그저 현역으로 군대갔다온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들 얘기가 되는거죠...
저도 현역 다녀왔지만 솔직히 좀 아까운 생각이 더 큽니다...
당장에는 주변에는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선택한일에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봅니다.
남에게 보여지기 위해 행동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0년이 넘도록 살면서 허성세월만 보내다 이제야 방향을 잡으려는 인간의 조언입니다....
남보다 조금 늦었다고 후회하며 차책하지 마시고, 지금에서라도 시작해서 열심히 하면 되는 겁니다...
저도 남보다 10년은 늦었지만 앞을보며 달리려 합니다....함께 화이팅 합시다!!! ^^b
惡산적두목惡 // 예 ㅎ 말은 이렇게 적었지만 신조는 반드시이긴다 // 긍정적인 마인드라 ㅎ
시간의 활용이라...
저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부사관 출신이셨고 어렸을때 부터 남자라면
군대는 가야지 라고 생각해서 입대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혈기왕성한 꼬꼬마의 치기 였다고 생각하곤 하네요
뭐 군대에서도 근무/작업 시간을 제외하고 틈틈이 공부/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데 노력은 해봤냐 라고 묻는다면 군생활 1년 gop 생활이 숨쉬기
조차 싫을 정도로 고통의 나날이었네요
지금이야 ㅋㅋㅋㅋ. 웃으면서 넘기지만 당시엔 스트레스와 불만이 쌓여서
폭발 직전이었으니....
아무튼 군생활은 정말 시간낭비였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군대 갔다오면 어차피 현역이든 방위든 산업체든 다 거기서 거긴겁니다. 그렇게 부끄러워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부터 그렇게 자기자신에게 시간 관리라던가 그런걸 강요하게 되면 나중에 정말 힘들어집니다;; 어차피 결혼하게 되면 자기 시간이라는게 더욱 없어지니까요.. 좀 더 총각일때 할 수 있는것도 즐기시고 자기가 하고싶은 일도 해보시고 여러가지를 경험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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