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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K-ON! - 성장통(3)2015.07.05 PM 12:00
다음날, 8월의 둘째주 월요일 새벽 6시 반, 한 택배회사의 하차장. 츠무기가 이 곳에서 이 택배회사의 작업복을 입고 트럭짐칸에서 트럭운전수로 보이는 아저씨가 내리는 짐을 옮기는 중이었다. 맞은 편에 한 청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짧게 자른 머리에 건장하게 생긴 이 청년은 무기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오른쪽 가슴에 이토 겐지라고 써져있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 땀을 적게 흘리는 무기를 보며 약간 놀랍다는 표정으로 청년이 지나가면서 무기에게 말을 걸었다.
"안 힘드세요?"
"아, 예. 괜찮아요."
미소 지으면서 무기는 대답해주었다. 짐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고 다시 트럭을 향해 간다. 다시 그 청년과 마주치는 무기. 청년이 다시 무기에게 말을 건다.
"보통은 이런일 여자가 잘 안하는데 말이죠."
"제가 힘이 의외로 좋거든요."
트럭에서 짐을 받는 무기.
"이 짐이 마지막이다."
"네~."
운전기사의 마지막이라는 말에 미소지으며 화답해주는 무기였다. 트럭에 짐을 다 내린 운전기사는 트럭 짐칸에서 내려 트럭 짐칸 문을 닫았다.
"그럼 수고하라고."
"예.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운전석에 탑승하기전에 건낸 운전기사의 말에 수고했다고 인사하는 무기와 청년이었다. 트럭이 떠나자 청년이 무기에게 말을 걸면서 근처에 있는 의자 2개를 가리켜다.
"저기 앉아서 좀 쉴까요?"
"네. 그러죠."
청년이 가리킨 의자에 앉아 쉬는 청년과 무기,
"이토씨는 언제부터 일하신거에요?"
이번엔 무기가 말을 먼저 걸었다.
"네? 아 저요? 전 일한지 꽤 됐죠. 집도 근처고 대학도 근처라서 학비벌겸 일하고 있어요. 방학때는 이렇게 새벽시간으로 바꿔서 2탕 뛰기도 하고요.... 그러면 코토부키씨는 왜 이 일을 한거에요?"
"아, 네? 저요..."
켄지의 질문에 약간 당황하지만 이내 미소지으며 대답하는 츠무기.
"저도 학비벌려고요."
그때 무기와 켄지가 있는 하차장에 트럭이 한대 들어온다. 자기들에게 오는 트럭을 보고 벌떡 일어나는 켄지.
"차 왔으니 일어나죠."
"아, 예!"
그 말과 함께 기운차게 일어나는 무기였다.
오전 8시 한 아울렛의 지하주차장.
이곳의 션터문으로 된 창고같은 곳 앞에 평범한 체형의 중년의 남자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소리치며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리츠였다. 남자 앞에 도착한 리츠는 무릎을 짚고 숨을 헉헉거렸다. 중년의 남자가 리츠를 보며 편안하게 말했다.
"어서오세요. 타이나카양. 늦진 않았지만 다음부턴 조금 일찍와주세요."
"예, 주의하겠습니다. 사장님."
"그럼 오늘부터 한동안은 제가 일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이전에 알바는 외국 유학때문에 새알바 구하다 결국 구하지 못하고 가버렸죠. 참 착실한 친구였는데 말이죠... 뭐 타이나카양도 어제 면접에서도 그렇고 일 잘하게 생겼으니 괜찮겠죠? 잘 부탁해요."
"예, 잘 부탁합니다!"
"자, 그럼."
남자가 셔터문을 열자 책상이 우선 보이고 그 뒤로 접이식 매대와 옷걸이 거치대, 접이식 신발장, 그리고 이동식 탈의실등이 있었다. 책상 위에는 2개의 문서철이 보이는데 하나는 '매대 대여 대장'이라 써져있고 하나는 '매대 현황 대장'이라 써져있었다. 남자는 이 두 대장을 들고 리츠를 보았다.
"타이나카씨가 해야 할 일은 우선 이 2개입니다. 매대를 대여해서 이 매대 대여 대장에 기록하고 일이 끝날 쯤 대여된 매대와 창고에 남은 매대를 조사하여 이 현황 대장에 기록하는 겁니다. 잘 할 수 있겠죠?"
"예! 그 정도면 간단하죠."
"자신감 넘쳐서 좋군요. 그럼 우선 아침에 해야할 일을 할까요? 아침에는 다쓰고 내놓은 매대가 없는지 조사해야 합니다. 대여한 매대를 다 쓰고 가끔 그냥 비상계단 복도쪽에 놓는 경우가 있거든요. 자, 출발하죠."
"예!"
"아! 어디 나가기 전에 반드시 창고 문은 잠궈주세요. 알았죠?"
"예!"
남자는 셔터의 문을 닫고 길을 나섰고 리츠는 그의 뒤를 따라갔다.
오후 2시 한 대여 스튜디오 앞에 미오가 서있었다. 미오는 잠깐 망설이더니 대여스튜디오 안으로 들어왔다.
"어? 아키야마 미오님 이신가요?"
미오가 깜짝놀라 말걸어 온 상대를 보니 스튜디오 로비에 있는 테이블에 앉은 세 사람이 눈에 띄었다. 미오가 긴장해서 인지 쭈뼛쭈뼛해져서 말했다.
"아, 예. 저기, 어제 그 인터넷에 인원 모집하던..."
미오가 신원을 밝히자 가운데 앉아있던 사람이 벌떡 일어나 날듯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머리를 단정하게 자른 남자는 생김새에 키가 작아보이는거 때문에 많이 어려보였다.
"반가워요. 이승철이라고 합니다. 24살, 아니 일본 기준으로 23살이고요. 퍼커션을 맡았어요.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에요. 아 일본어로는 이승철이라고 부르기 힘든거 같은데 리 센치루라고 불러주세요. 작은 키 때문에 가끔 2센치 부족하다고 2센치라고 불리기도 해요. 잘부탁해요."
"아, 예. 아키야마 미오라고 합니다. 18살이에요. 잘 부탁합니다."
긴장한채로 센치루의 손을 잡고 악수하는 미오.
"그럼 다른 사람도 소개시켜줄게요."
"아, 아앗."
악수한 상테로 센치루에게 끌려가 남은 2사람이 있는 테이블 앞에 서게된 미오. 센치루는 악수하던 손을 풀고 왼쪽의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적갈색에 가까운 긴 생머리를 가진 여자는 눈매가 날카롭지만 미소를 짓는게 왠지 부드러운 인상이였다. 키는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왠만한 여자치고는 커보였고 몸매도 좋아보였다. 그녀 앞, 테이블 위에는 아코디언이 놓여져 있었다.
"이쪽은 히이라기 츠카사에요. 저랑 같은 학교 같은 학과를 다니고 생일이 안지나 아직 19살이에요. 제가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와서 학년도 같은 2학년이에요. 우리 밴드의 아코디언이죠."
"잘 부탁해요. 아키야마씨."
츠카사가 미오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오는 츠카사의 손을 붙잡았다.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이때 센치루가 오른쪽 사람을 가르키며 미오에게 소개해줬다. 오른쪽에 있는 단발머리에 통기타를 든 남자는 실눈이지만 생김새가 멋지고 뭔가 감성적으로 보였다. 키는 맨 왼쪽의 그녀와 비슷하거나 커 보였다.
"이쪽은 노하라 신노스케 씨에요. 저랑 같은 23살이고 우리팀 통기타를 맡았죠. 제가 기타를 잘 몰라서 하마터면 게시판에 있는 그대로 클래식 기타를 다루는 사람이 올 뻔했죠."
"이분 안오셨으면 어떻게 했겠어요. 센치루씨"
"그래게 말이야. 크크크."
끼어드는 츠카사의 말에 해맑게 대답하는 센치루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노스케는 살짝 미소짓더니 이내 미오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해요."
"네, 잘부탁합니다."
신노스케와도 악수한 미오.
"자 그럼 이제 스튜디오로 들어갈까요?"
센치루의 말에 앉아있던 두 사람이 일어났다. 센치루가 대여상에게 가서 대여를 신청하고 난 후 모두들 대여상의 안내에 따라 스튜디어에 들어갔다. 센치루는 스튜디오에 들어가려다 미오가 오길 기다리며 앉아있던 테이블로 다시 갔다. 그곳에서 그가 앉아있던 카혼과 카혼가방을 챙겨 다시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스튜디오 안에서 카혼을 적당한 자리에 놓고 앉은 센치루가 말했다.
"그럼 제가 하나 테스트를 할게요. 제가 노래하고 츠카사가 연주할건데 잘 들어보고 연주 할 수 있을거 같으면 연주해보세요."
"아마 아무도 못할걸요. 센치루씨"
센치루의 뒤에 있던 츠카사가 약간 비웃는 듯한 말투로 말하자 센치루가 목을 뒤로 젖혀 츠카사를 바라보았다.
"아닐걸? 내기한거나 잊지말라고."
다시 미오와 신노스케를 보는 센치루
"그럼 시작할게요. 하나, 둘, 셋"
셋과 동시에 센치루는 노래를 시작했고 츠카사는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CDreur sasG
CD를 샀지
그는 한국어로 노래를 했다. 미오는 다른나라 말로 더구나 처음듣는 노래에 당황했다.
jihacheor-yeog bijob-eun saramdeur sog
지하철역 비좁은 사람들속
imaga beosgyeojin ajeossi
이마가 벗겨진 아저씨
이때 신노스케는 뭔가 알았는지 기타를 들고 치기 시작했다.
jichinmom-eur biseudeumhi gi-ur-igo
지친몸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i ma-eum-eun eodiro
이 마음은 어디로
신노스케는 단순히 코드를 맞춰서 치고있는데 이 노래에 아주 잘 맞았다. 그 모습에 더욱 당황하는 미오였다.
A dadeur geureohge saneungeo-G
A. 다들 그렇게 사는거G
A hansumswimyeo G-nachige masin sur-e
A. 한숨쉬며 G나치게 마신 술에
미오는 자세히 듣기 시작했다. 이번 가사를 들어보니 뭔가 영어로 강조된 느낌이었다.
B-ttur-eojyeo B-targir-eur B-teurbiteur B-teurdaedo
B뚤어져 B탈길을 B틀비틀 B틀대도
E-eopon sog E merrodineun E-eojyeossji
E어폰속 E 멜로디는 E어졌지
미오는 이때 뭔가 알았는지 어깨에 걸고 있던 악기를 들었다.
B-reomeog-eur B-baram-i B-a-yanggeorimyeo B-us-eodo
B러먹을 B바람이 B아냥거리며 B웃어도
E modeungeor E-ijge haejuneun E norae
E 모든걸 E(잊)게 해주는 E 노래
미오도 악기를 치기 시작했다. 미오의 연주도 조금 늦지만 이 노래에 맞아들었다.
G-nanarro dor-agagi wihae
G난날로 돌아가기 위해
geuneun CD-reur sas-G
그는 CD를 샀G
노래와 연주가 끝났다. 센치루가 먼저 말을 꺼냈다.
"봐 내 말 맞지?"
"칫 중간에 코드를 강조하는게 어딨어요."
츠카사가 약간 뾰루퉁해져 괜히 다른쪽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이때 좀 놀랍다는듯 미오가 말했다.
"대단해요. 가사 속에 코드가 있다니..."
"재밌죠? 'Joh-aseo haneun Band', 일본어로는 '좋아서 하는 밴드'의 'CD-reur sass-G', 'CD를 샀지'란 노래에요. 근데 신노스케씨는 이 노래 알고 있었나봐요?"
미오에게 대답해주다가 신노스케를 보며 말하는 센치루, 그 말에 신노스케는 답해주었다
"음악을 배우고 있기도 하고 저도 그 밴드를 좀 알아서요."
"잘 됐네요. 이 밴드 노래로 대회 나가려고 했는데... 아 츠카사! 소원 들어줘야지."
츠카사를 바라보는 센치루, 여전히 뾰루퉁한 츠카사
"뭔데요. 말해봐요."
"나 안아줘."
잠깐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츠카사가 말을 꺼낸다.
"정말 안아주기만 하면 돼죠?"
"응, 그거면 돼."
츠카사는 아코디언을 내려놓고 센치루를 뒤에서 앉아줬다.
"헤헤. 역시 츠카사 품은 포근해."
센치루와 츠카사, 왠지 훈훈해 보였다.
비슷한 시간, 유이는 침대에 앉아 기타를 치고있었다. 치는 모습도 멍하고 기타소리도 어설프고 의욕이 없었다. 그때,
'툭'
"어..."
피크가 부러졌다. 유이는 기타를 잠시 침대위에 올려놓고 이곳 저곳을 뒤지며 피크를 찾았다. 피크를 찾은 유이는 다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의욕없이...
저녁 6시 한 호프집에서 무기는 일반적인 차림에 스타호프라고 써져있는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 옆에는 이 곳의 사장처럼 보이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가 있었고 그 둘 앞에는 무기와 같은 앞치마를 입은 알바생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몇명 있었다. 호프 사장이 말을 꺼냈다.
"앞으로 우리랑 함께 일 할, 코토부키 츠무기라고 한다. 잘 가르쳐주고 친하게 진해라."
"코토부키 츠무기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무기가 인사를 한다.
시간이 좀 지나서 리츠가 일하고 있는 아울렛의 매장내. 리츠의 사장님이 누군가와 예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 옆에 리츠가 다소곳이 서 있었다. 사장님 과 예기하고 있는 누군가가 말을 꺼낸다.
"그럼 내일 꼭 드릴게요. 요새 영 장사가 안되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찾아오도록 할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서로 인사하고 사장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리츠도 사장을 따라간다. 사장이 한숨을 쉬며 말을 꺼낸다.
"휴~. 내 돈 받는것도 일이라니까. 리츠가 보기엔 어때?"
"네? 아, 네. 어려워 보입니다."
"될 수 있으면 이런건 미루지말도록 해. 너무 미루면 저쪽에서도 부담이 심해지고 우리도 우리돈 못 받아서 힘들어지거든."
"예! 알겠습니다."
사장과 리츠는 다음 돈을 받을 곳을 향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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