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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FATE 팬픽]Liberator Tier1 - Fate 1.언제나처럼(3)2015.07.12 PM 01:57
“하아. 저 앤, 진짜 완전 마녀야.”
시리에에 대한 평가로 누군가와 비슷한 생각을 한 린이었다. 서로 성격이 안 맞아서 인 것도 있겠지만 린은 시리에가 자신을 적대하면서 아닌 척 하는 것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린에게 있어서 시리에는 성격이나 외모적인 면에선 거의 반면이나 다름 없었다. 상냥한 성격에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키도 크고 몸매도 좋다. 거기에 순하게 생긴 얼굴까지 갖춰져 있으니 남자라면 누구나 반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린도 만만치는 않다. 그녀도 일본 여성으로선 작은 키도 아니거니와 일본인 치고는 그녀도 몸매는 잘 빠졌다. 왠지 주변인들이 그걸 반박하듯 그녀보다 더 잘빠져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주변인 얘기에 대해선 각설하고 거기에 더해 귀여운 외모인데 반해 그녀의 살짝 매서운 눈매에 어울리는 고상하고 차가운 성격과 그 이미지가 의외로 매력적인 건지 그녀도 시리에에 뒤지지 않는 인기를 갖고 있었다. 거기에 성적우수, 운동능력도 우수하고 품행도 방정하니 학교 내의 아이돌 자리를 꿰찰 만 했다. 물론 방금 나열한 3가지는 시리에도 가지고 있는지라 시리에 또한 이 학교의 아이돌이라는 것이 문제점이라면 문제점 이겠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린과 시리에를 두고 붉은 장미와 회색 백합이라고 하는데 회색 백합이라 하는 이유는 시리에가 회색 코트를 입고 오는 데서 비롯되었다. 그 이전엔 장미와 백합이었으리라. 또 머리스타일도 그렇다. 누가 그랬던가 포니 테일과 트윈 테일은 라이벌 관계라고… 정확히 린의 머리는 옆머리 정도만 양갈래로 묶은, 투 사이드 업이라던가, 뭐 그런 머리 스타일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시리에는 서양인치고 키도 작고 여름에 보았을 때 운동을 많이 하는지 팔다리에 살짝 이지만 근육이 붙어있어서 팔다리 라인은 오히려 이쪽이 더 나은 거 같고 몸매도 서양인 치고는 C나 D정도로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닌 거 같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의 생각을 방해하는 불청객 하나가 나타났다.
“안녕. 토오사카? 꽤 일찍 나왔더라.”
남자치고 고은 목소리로 린을 불러 세운 소년은 귀공자 같은 생김새를 가진 남자였다. 반 곱슬의 검은 머리카락이 푸른 기가 돋아 왠지 염색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너무 검어서 푸릇하게 보이는 것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눈도 비슷한 빛을 띄지만 이건 별개라 치고, 이목구비가 뚜렷한지라 정말 생긴 것이 연예인 뺨치게 생겼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쪽은 교내의 2명의 남자 아이돌 중 하나라고 한다.
“안녕. 마토군, 너야말로 아침부터 뭔 일이니.”
방금 당한 일도 있지만 그녀가 이런 멋지게 생긴 소년을 두고 보이는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 만은 않았다. 마토라 불리는 소년은 팔짱을 끼고 약간 허세를 부리듯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며
“궁도부 주장으로서 당연한 거 아니겠어? 아침 일찍 안 나오면 본보기가 못 된다고.”
라고 뭔가 자랑스럽다는 듯 대답한다. 이에 린이 따지듯 말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말이지, 첫째, 넌 주장이 아니라 부주장 이라는 거고, 둘째, 네가 오기 이전에 이미 1학년 한 명이 먼저 왔다는 점이야.”
“오! 내가 부주장 이라는 것도 알고, 역시 나한테 관심 있었던 거야? 오늘 아침에 우리 집 앞에 서있던 것도 그렇고 말이야.”
소년의 환한 미소가 그녀에겐 거슬렸는지, 아니 그 이전에 그의 말 자체가 거슬렸는지 눈살을 살짝 찌푸리다가 다시 표정을 펴내고 대답한다.
“마토 신지군, 전에도 말 했다시피 난 너에게 관심 있어서 내 집 문 앞에 서성거리는 거 아냐.”
“알고 있어. 죽은 동생 때문이잖아. 안 그래?”
마토 신지라 불리는 소년은 장난이었다는 듯 웃고 있었지만, 가늘게 뜬 눈만큼은 그러질 못 하고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그런 그에게 린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소리치듯 말하였다.
“그렇게 잘난 녀석이 동생은 버려두고 혼자 살아남았어?”
“이봐! 나도 10년 전 화제의 피해자고 가족을 잃은 건 이쪽도 마찬가지야! 입양 온 네 동생 때문인 건 잘 알겠지만 너무한 거 아냐!”
매우 화난 표정을 짓는 그의 대답을 들은 린은 실수 했다는 듯 시선을 피한다.
“미안, 실수했어. 오늘따라 나 답지 않네.”
미안하다고 대답은 했지만 그 목소리는 차가웠다. 이 둘의 사정을 얘기하자면 이렇다. 11년 전 린의 동생은 토오사카 가문과 마토 가문의 사정으로 인해 마토 가문에 입양하게 되었다. 가문이라 할 만큼 입양에 무슨 사정이 있겠지만 그건 논외라 치고, 그로부터 대략 1년 후인 약 10년 전 마토 가문의 집에 큰 화제가 발생하였고, 이에 가주인 신지의 아버지와, 그의 할아버지, 그리고 린의 동생이자 입양 온 신지의 동생이 불에 타 죽었고, 신지만 우여곡절 끝에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그 불에 탄 신지의 집이 어떻게 복원 되었는가 하니, 할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상당해서 신지 한 명쯤은 2~30년 먹고 살 만큼의 재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더 대단한 것은 그 이후로 신지가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재산 관리에 재능이 있는 건지 재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쨌든 신지는 린의 사과에 좀 풀어진 얼굴로 신지가 말을 꺼낸다.
“같은 소년소녀 가장끼리 잘 지내고. 앞으로 인연이 없을 사이도 아니고 말이야.”
신지의 말 대로 린도 부모를 잃었는데, 아버지는 어떤 사고로 인해 돌아가셨고, 그 충격으로 인해 어머니는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이후 도시에서 그녀가 살고 있는 곳 반대편에 위치한 교회의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목사가 재산을 관리해 주고 있는데 린의 성격이 그래도 철저한 편인지라 재산 관리에 대해서 항상 확인해 가고 있었다.
“그래. 노력해보지.”
라고 말하며 린은 신지를 스치듯 지나가 학교 본관으로 향했다. 신지는 그 태도가 약간 아니 고운지 살짝 표정이 안 좋아 졌다가 이내 표정을 피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왠지 좀 음흉해 보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텅 빈 교내에 들어 온 린은 왠지 아침 때 보다 피곤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아침부터 악운이 3번이나 연달아 터지니 당연할 것이다. 그 때 한 여성이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라? 토오사카?”
“아, 안녕하세요. 후지무라 선생님.”
린에게 인사를 받은 타이가는 벅찬 감동을 받은 듯한 기쁜 표정으로 린에게 달려들어 껴 안는다.
“역시 우리 학교의 진정한 우등생! 이 선생님은 정말 감동이란다. 이런 우등생이 아직 남아 있어서 기쁘단다.”
라면서 오늘 아침에 시로네 집에서 있었던 일, 방금 전까지 학생들의 성적정리를 하고 다시 들어가서 해야 한다는 얘기, 학생들이 자신을 계속 타이거라고 놀린다는 얘기를 하며 불만을 토로 하였다.
“정말인지 오늘 악운이 벌써 2번째라고. 오늘 운이 얼마나 안 좋을지 모르겠단 말이야.”
타이가의 이 말에 미소를 유지하고 있는 린은 자기는 벌써 4번째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타이가와 해어지고 난 후 계단을 올라가던 그녀는 2층에서 또 다른 인물과 마주친다.
“이런, 왠지 학교의 기운이 안 좋아 지더니만, 원인은 너였던 건가.”
린과 마주친, 왠지 린과 사이가 안 좋아 보이는 소년은 잘 정돈된 머리카락과 반만 뜬 거 같은 눈인데도 불구하고 눈매가 날카로워 냉철해 보이는 검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은 시비 걸지 말아줄래, 류도군? 오늘 왠지 운수가 나쁘거든.”
“그런가? 확실히 평소에 여우 같은 여자가 평소와는 다르게 인상이 안 좋군.”
류도라는 소년은 린에게 냉정하게 말을 내뱉었고, 이에 린은 살짝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이봐, 시비 걸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
“잇세이, 여긴 다 끝났는데?”
류도라는 소년 뒤에서 다른 소년의 목소리를 들은 린은 기분을 최대한 진정시켜 표정을 풀었다. 류도는 린에게는 신경 끄고 뒤에 나타난 소년을 돌아보았다.
“매번 고맙군. 에미야군. 그리고 미안하지만 아직 할 게 남았다네.”
“신경 쓰지마.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그래서 다음은?”
류도를 잇세이라 부르는 소년은 다름아닌 에미야 시로였다. 류도 잇세이에게 부탁 받은 일이 있었는지 허리에 공구벨트를 매고 목장갑을 낀 손에 스패너를 들고 있었다.
“시청각실에 천수를 다해가는 녀석이 있는데 네가 보면 어떨지 모르겠군.”
“그래 상태를 보고 괜찮으면 수리해야지. 가자고.”
잇세이의 말에 흔쾌히 대답하고 앞장서는 잇세이를 따라 나서던 시로는 린을 보고 멈춰서더니 무뚝뚝하게 말하였다.
“일찍 일어났네. 토오사카.”
“어, 그렇게 됐어. 에미야군.”
린도 시로의 인사를 무미건조하게 받아준다. 시로가 내려가고 나서 린은 3층의 자기 교실에 들어가더니 자기 자리에 찾아가 앉아 지친다는 듯 드러누워 버렸다.
“하, 진짜. 오늘 무슨 날 인거냐고. 이걸로 벌써 5번째야.”
그러고는 그대로 잠시 생각에 잠긴다.
“뭐, 아침엔 이랬으니 오후엔 잘 풀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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