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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서] [고찰] 요즘 애들은 밖에서 놀 줄 모른다2014.04.29 AM 01:58
이런 글 올려도 되나...
아까 어떤 분 마이피에서 어른분들이 게임을 무조건 나쁘게 보는 것에 대해 쓰신 글을 보고
저도 조금 삘받아서 생각을 좀 적어봅니다.
제가 다른 여러 나라들의 아이들을 많이 봐온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을 봤을 때, 그리고 여러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에서 우연히 비쳐지는 아이들의 모습들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다른 나라의 아이들에 비해 게임에 대해 조금 더 쉽게, 그리고 깊이 빠지는 경향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것이 우리 아이들이나 "게임이 문제인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에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인 "오로지 책상에 앉아서 국영수과사 공부"만 시키려 하고, 그것을 강요하는 부모들이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이하 요약(굵은 글씨만 보셔도 요약 가능합니다)
요즘 아이들도, 체육 하는 거 보면 단지 몸쓰기 귀찮아해서 그렇지 막상 시켜보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모들이나 정치권 인사들이 게임중독이라 이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좋은 방법은 컴퓨터 게임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놀이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 경험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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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아이들이 다른 놀이들에 비해 컴퓨터게임을 더 많이 좋아하고 더 많이 하는 이유를 전 이렇게 봅니다.
오로지 책상에 앉는 것만을 강요받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나마 책상에 앉아서 접할 수 있는 놀이문화인 컴퓨터게임이나 휴대폰게임을 접하게 되고, 그래서 다른 놀이들보다 더 자주 노출되고, 그래서 결국 더 깊이 빠지게 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옛날, 그러니까 지금 부모세대들은
물론 그들의 부모세대들에게 공부를 강요받아 시골 촌구석이 아닌 도시로 나가라거나 도시로 나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탓도 없진 않겠지만, 옛날의 고무줄놀이, 사방치기, 달리기경주 같은 그런 놀이문화 다 어디갔습니까.
현세대의 많은 부모들이 "컴퓨터가 동네 놀이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얘기하지요. 인터넷 기사로도 뜨고요,
저는 이것을 "부모들이 동네 놀이문화를 없애고 컴퓨터 게임문화로 바꾸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야외에서 친구들과 하는 놀이들을 아이들이 없앤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없앴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수많은 놀이문화 중에서 컴퓨터게임밖에 못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밖에서 하던 놀이의 이름 몇개 대다보면 "그게 뭐죠?"라고 묻는 것은,
애초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다는, 해본 적도 없다는 얘기잖아요.
컴퓨터 게임이 더 재미있어서 이런 놀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애초에 부모들이 이런 놀이가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거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았다는 말이잖아요.
모르는 놀이를 설명도 안듣고 얼마나 재밌게 할 수 있겠습니까.
요즘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 수십 수백세대의 가구가 살고 있는 신축 아파트 단지에 조성된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얼마나 되나요?
20년 전은 제가 아기라서 잘 기억이 안납니다만, 15년 전 고작 총 80세대 남짓한 2동짜리 아파트에 살 때만 해도 오후엔 학교 한 급실은 족히 되고도 남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싸우는 소리, 우는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디스 담배가 1000원쯤 하던 시절이죠.
하지만 5년 전의 총 240세대 21층짜리 아파트 2동(단지 전체는 1440세대쯤 됐던 걸로..) 사이에 조성된, 위생문제, 안전문제, 미관 및 유지관리문제로 모래가 사라진 놀이터엔 주말에도 많아야 5명, 보통은 2명정도였습니다..
초등학교에 설치된 정글짐을 타볼 시간도 여유도 주지 않고 학원을 보내잖아요.
책상에 앞에 앉아라, 의자에서 엉덩이 떼지 마라, 그렇게 강요한 것은 부모들인데, 그것들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찾았더니 "하지 말아라"...
부모세대들은 밖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실컷 즐겼으면서, 그런 놀이들을 현세대에게 계승시키려 하지도 않고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다고 "요즘 애들은 밖에서 친구들하고 놀 줄도 모른다"고 말하는 거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수많은 놀이문화(물론 컴퓨터 게임도 포함하여)를 접하게 해야 여러 놀이를 즐기고 좋아할 수 있는데, 컴퓨터게임밖에 못하게 해놓고 컴퓨터게임만 한다고 그걸 금지시키자고 하는 건
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루리웹 긴글쓰기 체크칸이 무늬만 있는 건가봐요 적용이 안됩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댓글 : 12 개
- 흠냐뤼
- 2014/04/29 AM 02:05
애들이 놀만한 곳이 없죠..놀이터야 초딩 고학년이면 졸업하고
중고딩은 공부하느라 놀 시간도 없고
중고딩은 공부하느라 놀 시간도 없고
- 심판자z
- 2014/04/29 AM 02:06
밖에 놀곳이 없어요...
- 여우할아버지
- 2014/04/29 AM 02:21
흠냐뤼, 심판자z //
네...정말 밖에 놀 곳이 없죠...
놀 곳을 다 없애버렸죠...우리들보다 어른인 세대들이 애들은 책상 앞에 앉아 엉덩이 떼지 말고 공부해야된다고...
네...정말 밖에 놀 곳이 없죠...
놀 곳을 다 없애버렸죠...우리들보다 어른인 세대들이 애들은 책상 앞에 앉아 엉덩이 떼지 말고 공부해야된다고...
- 청올
- 2014/04/29 AM 02:06
뭔가 간과하신게있는데
그런 모든 놀이들은 같이 놀 "상대"가 있어야합니다
같이놀상대와 같은 시간대, 그 시간대의 놀 장소, 같이 공유할수있는 놀이를 해야합니다.
이게 생각외로힘들다는건 20대이상만되도알수있죠
각자의 사정 각자의 취향 각자의 기분이 다르니
사람모으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한두명만 넘어가도 골치아프죠
옛날에야 그게 쉬웠습니다. 학생들에게 중압감도 없었고 당시엔 그것밖에없으니까요.
지금은 학생들조차 자신들의 시간이 각자다르고, 서로만나기도 쉽지않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켜면 같은 시간,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찾지않아도많죠
장소, 시간대에 영향을 받지도 않고요.
모든 놀이문화는 상호작용이 기본입니다
현재는 이 상호작용이 힘들어진 사회고요
시대가 변해가는데도 과거를 생각하며
"옛날엔 그랬는데 너넨 왜 못하냐? 니네가 잘못이지"
라는건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그런 모든 놀이들은 같이 놀 "상대"가 있어야합니다
같이놀상대와 같은 시간대, 그 시간대의 놀 장소, 같이 공유할수있는 놀이를 해야합니다.
이게 생각외로힘들다는건 20대이상만되도알수있죠
각자의 사정 각자의 취향 각자의 기분이 다르니
사람모으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한두명만 넘어가도 골치아프죠
옛날에야 그게 쉬웠습니다. 학생들에게 중압감도 없었고 당시엔 그것밖에없으니까요.
지금은 학생들조차 자신들의 시간이 각자다르고, 서로만나기도 쉽지않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켜면 같은 시간,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찾지않아도많죠
장소, 시간대에 영향을 받지도 않고요.
모든 놀이문화는 상호작용이 기본입니다
현재는 이 상호작용이 힘들어진 사회고요
시대가 변해가는데도 과거를 생각하며
"옛날엔 그랬는데 너넨 왜 못하냐? 니네가 잘못이지"
라는건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 여우할아버지
- 2014/04/29 AM 02:11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요즘 학생들이 자신의 시간이 각자 크게 다르고, 놀 시간이 없는 이유가
계속 학원에만 보내고, 야자를 강제로 시키고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일본 애들도 우리나라 애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게임을 하고 파즈도라 같은 핸드폰게임을 하는 같은 시대를 사는 요즘애들인데,
그들끼리 만나서 몰려다니고 놀 시간이 충분하거든요..
학원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강제적인 야자를 없앤다고 상상해보세요.
옛날처럼요.
그러면 다른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들이 생겨날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전 요즘 학생들이 자신의 시간이 각자 크게 다르고, 놀 시간이 없는 이유가
계속 학원에만 보내고, 야자를 강제로 시키고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일본 애들도 우리나라 애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게임을 하고 파즈도라 같은 핸드폰게임을 하는 같은 시대를 사는 요즘애들인데,
그들끼리 만나서 몰려다니고 놀 시간이 충분하거든요..
학원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강제적인 야자를 없앤다고 상상해보세요.
옛날처럼요.
그러면 다른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들이 생겨날 거라 생각해요.
- 청올
- 2014/04/29 AM 02:14
제가 글을 대충읽어서 뉘앙스가 반박하고자 하는것처럼 써놨네요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여우할아버지
- 2014/04/29 AM 02:19
아닙니다 ㅠㅠ 반박하는 것처럼 안읽었어요 ㅎㅎ
님과 마찬가지로
시대가 변해가는데도 과거를 생각하며
"옛날엔 그랬는데 너넨 왜 못하냐? 니네가 잘못이지"
이게 상당히 위험한, 잘못된 생각이라는 건 저도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시대가 이런 식으로 컴퓨터 게임만 할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도 부모들은 아직도 옛날 생각만을 하면서 왜 밖에 나가서 놀지를 못하냐고 얘기하는 건 잘못됐다는 이야기에요 ㅎㅎ
정작 그런 시대를 만들어놓은 게 부모들 자신이면서...
님과 마찬가지로
시대가 변해가는데도 과거를 생각하며
"옛날엔 그랬는데 너넨 왜 못하냐? 니네가 잘못이지"
이게 상당히 위험한, 잘못된 생각이라는 건 저도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시대가 이런 식으로 컴퓨터 게임만 할 수 있도록 바뀌었는데도 부모들은 아직도 옛날 생각만을 하면서 왜 밖에 나가서 놀지를 못하냐고 얘기하는 건 잘못됐다는 이야기에요 ㅎㅎ
정작 그런 시대를 만들어놓은 게 부모들 자신이면서...
- 얄라꽝꿍대왕
- 2014/04/29 AM 02:13
게임이 문제였으면 말도 안 하죠.
게임하는걸 지적해야되는게 아니라 하는 '시간대' 부터 지적해야됩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대부분 빠르면 오후10시 이후, 늦으면 새벽에 잠깐 할 정도로 학습에 시간을 쫓기는데... 그 시간에 잠깐의 유흥거리로 할만한게 뭐가 있나요...
게임 만화 애니 등등...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밖에는 없죠...
접근성이 좋은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환경여건이 제일 문제라고 봅니다 'ㅅ'
라는 의견 ' 3'
게임하는걸 지적해야되는게 아니라 하는 '시간대' 부터 지적해야됩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대부분 빠르면 오후10시 이후, 늦으면 새벽에 잠깐 할 정도로 학습에 시간을 쫓기는데... 그 시간에 잠깐의 유흥거리로 할만한게 뭐가 있나요...
게임 만화 애니 등등...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밖에는 없죠...
접근성이 좋은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환경여건이 제일 문제라고 봅니다 'ㅅ'
라는 의견 ' 3'
- 여우할아버지
- 2014/04/29 AM 02:16
진짜 시간대 이건 어이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야자가 10시에 끝나는데 10시부터는 게임하지 말고 밖에도 쏘다니지 말고 집에 들어가라고 ㅋㅋㅋ
왜 "너희는 그냥 공부만 해"라고 말을 못해 ㅋㅋㅋㅋㅋㅋ
말만 안했지 진짜 딱 이거죠.
야자가 10시에 끝나는데 10시부터는 게임하지 말고 밖에도 쏘다니지 말고 집에 들어가라고 ㅋㅋㅋ
왜 "너희는 그냥 공부만 해"라고 말을 못해 ㅋㅋㅋㅋㅋㅋ
말만 안했지 진짜 딱 이거죠.
- 남제비
- 2014/04/29 AM 02:23
공감합니다. 요즘 애들은 어릴때부터 학원에 시달리니 밖에서 놀 시간이 없죠. 저때만해도 학원 부담은 없었네요.
- 여우할아버지
- 2014/04/29 AM 02:25
두서없는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ㅠㅠ
- 스칼렛카슨
- 2014/04/29 AM 03:54
생각만 해오던 것들을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글입니다
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것을 앞두고 아이의 교육과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 줄까 하는 고민과 이에 대한 어려움이 깊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과거의 안좋은 사회적인 풍습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곧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것을 앞두고 아이의 교육과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 줄까 하는 고민과 이에 대한 어려움이 깊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과거의 안좋은 사회적인 풍습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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