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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서] 사춘기 소년이 된 기분2016.04.07 AM 02:02
여자친구랑 헤어진 지는 1년 하고도 반이 다가오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본 지는 2년이 되어간다.
오늘...이 아니라 어제...인가..
아는 누님(애니메이터, 현재 솔로 1년째)이 컴퓨터를 만들고 싶다고 하셔서
20만원 컴퓨터 사건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조립하게 되었다.
견적은 어느 정도 짜놓았지만
아무래도 사용자가 여자이다보니 디자인이 중요할 것 같아서
케이스 디자인을 보기 위해 이 누님에게 일을 일찍 끝내게 하여 아키하바라에 불러냈다.
평소에 굉장히 애교가 많아서
아무 생각도 안한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애교가 패시브로 붙은 그런 누님인데
다행스러운 것은, 평소에 굉장히 운동을 많이 하셔서 몸매와 탄력은 굉장하지만
내 취향은 매우 독특해서(아주 중요함)
이 누님은 내 타입은 아니었다.(아주 중요함)
아무튼
아키하바라를 고대로 베껴놓은 모 게임을 플래티넘을 따놓은 것과
아키하바라 죽돌이를 했던 전적이 있기에 지도는 머릿속에 빼곡히 있었고
그 덕분에 케이스를 고르는 것도 금방 해결했다.
그러나 내가 이 누님을 아키하바라로 부른 목적은 따로 있었다.
바로 컴퓨터를 가르치는 것.
이 누님은 일본에 살고, 나는 앞으로 최소 몇년간은 한국에 살게 되므로
내가 직접 수리할 수 없다는 것도 있지만, 내가 직접 수리를 할 수 있어도,
컴맹 앞에서 컴퓨터 수리를 하는 것은 정말 매우매우매우매우 피곤한 일이기에
20만원 컴퓨터 같은 사건이 나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
그렇게 한가한 커피집에 들러 공책에 적게 해가며
컴퓨터 부품 설명, 하드웨어적인 고장의 증상과 고장원인 부품의 분별법,
기본적인 대처법을 설명해주고
드라이버와 드라이브의 차이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아키하바라 지천에 널린 컴퓨터 가게에 들러서
공책에 설명해놓은 그림과 진짜 컴퓨터를 비교해가며 복습을 시켜주었다.
덕분에 누님은 컴퓨터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를 하게 되었고
다행히 누님도 배움의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꼈다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아키하바라를 조금 돌아다니며
패스트푸드점에서 배도 채우고 여러가지 추억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렇게 아키하바라를 둘이서 방황하다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이겠지만
나에게 팔짱을 껴주었다...그것도 몇번이나..
전혀 그런 의도로 부른 것도 아니었고,
이 누님도 평소에 애교가 엄청 많은 사람이라 별 생각없이 그냥 한 행동이었겠지만
내가 이성을 만난 지 꽤 되다보니 어떻게 된 건지,
솔직히 살짝 두근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이, 마치 사춘기 소년이 된 것 같아 좀 부끄러웠다.
댓글 : 7 개
- 사냥꿈
- 2016/04/07 AM 02:53
저는 오랜만에 보는 민트 얼굴에 두근
- 여우할아버지
- 2016/04/07 AM 03:02
제 취향은 민트같은 키가 작은 여성....이라 ㅠㅠ
- 멀고어 1번지
- 2016/04/07 AM 02:59
누님이 좋은 분이네요. 자기한테 도움이 된다지만 딱히 부탁하지도 않은 걸
갑자기 우르르 쏟아내면서 가르쳐 주면 솔직히 귀찮을 수도 있고
머리에도 잘 안 들어올 텐데
갑자기 우르르 쏟아내면서 가르쳐 주면 솔직히 귀찮을 수도 있고
머리에도 잘 안 들어올 텐데
- 여우할아버지
- 2016/04/07 AM 03:01
ㅅ....실은 부탁받았어요 ㅎㅎㅎ;;;
다만 한번에 거의 다 쏟아냈었지요...
다만 한번에 거의 다 쏟아냈었지요...
- 멀고어 1번지
- 2016/04/07 AM 03:02
으아닛...
- 샤넬로즈
- 2016/04/07 AM 03:03
고전 플라토닉러브?
- 여우할아버지
- 2016/04/07 AM 03:05
ㄱ..그냥 잠깐 두근거렸던 것 뿐일...거에요..
스킨십이라는 걸 해본지 상당히 오래되다보니
그래서 좀..그런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닐까 ㅎㅎㅎㅎㅎ;;
스킨십이라는 걸 해본지 상당히 오래되다보니
그래서 좀..그런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닐까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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